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
김호기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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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김호기 著, 메디치미디어)”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호기 교수가 엮은 한국의 지성사 열전 (列傳)입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범위는 좌와 우를 넘나들며 독립운동가, 문학, 정치, 종교, 철학, 역사, 사회, 문화, 경제, 여성 및 환경 운동, 과학 등을 총망라하여 대표적인 60명의 지식인들의 저작을 중심으로 그들이 살아온 궤적과 정신을 담아 냈습니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 포함된 지식인들에게 중요한 것을 ‘시대정신’이라 정의하면서 현대사에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은 ‘민족해방’, ‘산업화’, ‘민주화’로 꼽았습니다. 이 세가지 시대정신이 현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지식인들의 '삶을 끌고 밀어’왔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문명의 미래, 주경철”


페르낭 브로델(Fernand Braudel, 1902~1985)의 ‘물질 문명과 자본주의’ 시리즈 (전 6권)를 번역하고 ‘문명과 바다 (주경철 著, 산처럼)’, ‘유럽인 이야기 (주경철 著, 휴머니스트, 전 3권)’를 집필하고 ‘근대 유럽의 형성 (주경철, 이영림, 최갑수 共著, 까치)’을 공저한 주경철 교수의 이름을 이 책에서 만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저자는 주경철 교수의 대표 저작으로 “대항해시대 (주경철 著, 서울대학교출판부)”에 주목했는데 저도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라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저자는 주경철 교수의 학문적 목표를 유럽중심주의를 극복하기 위함으로 보고 15~18세기 세계사를 우리나라 학자가 독자적으로 조망한 것은 그만큼 우리 학문이 발전한 증거라며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동물, 최재천”


최재천 교수는 그 자신이 세계적인 동물학자인 동시에 끊임없이 시민과의 소통을 이어온 지식인입니다. 책에는 소개 안되었지만 호주제 폐지를 이끌어내는 데 공을 세웠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사회 발전에 관심을 가진 과학자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최재천 교수에 주목한 이유를 학문적 깊이와 대중성을 겸비한 지식인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최재천 교수를 자연과학과 인문, 사회과학과의 소통을 강조한 통섭적 지식인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환경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생태학적 자기 계몽과 범학문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재천 교수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1945년 일본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지금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2019년 IMF 추정 GDP 기준)으로 70년이 안되는 기간 동안 초고도 성장을 이루어 냈습니다. 또한 군사적으로도 세계 10위 권 이내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어 (이 부분은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GFP의 2020년 Military Strength Ranking에 의하면 세계 6위권입니다. 물론 이는 공신력 있는 수치가 아니고 대략적인 참고용임을 감안해야 합니다. 군사력이라는 것 자체가 국가의 안보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보안사항이 많아 공신력 있는 지표가 있을 수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스스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BTS가 빌보드 HOT 100과 200에서 1위를 기록하였으며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이외에도 많은 한국산 드라마나 영화, 음악을 전 세계인이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우리가 밑바닥에서 전 세계의 정상권에 이르는 동안 사회, 정치, 경제, 문화, 학문 등의 분야에서 얼마나 크나큰 격동의 세월을 겪었을 지는 이 시대를 살아보지 않았더라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격동이 없었다면 오히려 성장할 수 없었고 지금의 우리의 모습이 없었을 지도 모르지요. 


집단의 기억이 매체를 통해 기록될 때에야 비로소 역사가 된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은 대표 지성인 60인에 대한 아카이빙을 통해 우리가 겪은 격동의 지성사를 정리하였다는 의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그들의 삶을 짧게 나마 따라가면서 얻은 바도 상당하구요. 하지만 언뜻 생각해도 저자에게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제목에 ‘모험’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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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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