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 일, 육아, 교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이승욱 외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 전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파울 페르하에허 著, 장혜경 譯, 반비, 원제 : Identiteit - und ich)”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심리적 병증의 양상이 과거와는 다르게 전개되는데 이는 직장, 학교 등에서 1980년 이후 급격하게 나타나는 신자유주의적 경향에 의한 지나친 경쟁, 성과, 효율주의에 의한 심리적 결핍이 원인이라 저자는 진단하며 인간성 회복에 필요한 시스템의 구축과 공동체와의 균형적 연대를 해결책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인상 깊은 진단과 마음에 와 닿는 대책으로 작가의 이름이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파울 페르하에허 著, 이승욱, 이효원, 송예슬 共譯, 반비, 원제 : Autoriteit)”라는 신간으로 다시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점점 전문가의 권위가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나무위키, 위키피디아, 네이버 등에서 검색한 지식으로 무장한 네티즌, 특정 이익집단에 부역하는 가짜뉴스, ‘안티백신운동’이나 ‘안아키’와 같은 반지성주의자들.. 

 전문가가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로서의 지식을 쌓아 올린 시간은 짧게는 십 수 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에 달할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검색한 지식으로 무장한 네티즌은 고작해야 1-20분에 걸쳐 얻은 지식으로 ‘전문가만큼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집니다. 그러면서 정보 평등으로 전문가의 헛된 권위를 깨부수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권력은 권위가 없어도 권력은 무력, 정치적 권력, 부 등에 의해 홀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권력과 권위가 상호 배타적이지는 않습니다. 또한 권위는 권력의 양태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가끔 권력의 층위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현실적으로 권위의 정의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인간 사회에서 물리적 힘이나 돈은 권력을 부여하지만 권위까지 자동적으로 부여하지 않으며 더 많은 권력의 행사는 오히려 권위의 부족 혹은 부재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다만 권위는 자발적 복종을 의미하기 때문에 폭력과는 무관하며 저자에 의하면 권위 (authority)를 ‘도덕 그 자체로, 사회가 구성원들의 관계를 규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규범과 가치에서 탄생하는 강력한 힘’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권위는 사회 구성원 간의 관계를 규정하므로 사회의 성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데 신자유주의적 규범과 가치가 강력하게 발휘되는 현재의 사회에서는 권위보다는 오히려 권력이 사회적 관계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사회적 관계가 변화함에 따라 기존에 인정받던 권위는 점차 사라져 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습에 의한 자발적 복종 역시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새로운 권위를 찾아야 하는데 저자는 수평적 네트워크에 근거한 집단적 권위에 주목합니다. 이때 집단적 권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립의 순간이 발생하는데 승자와 패자로 나누는 전통적 구도로 대립의 해소가 발생되지 않고 집단적 일관성에 의해 대립의 해소가 비로소 일어나고 집단적 권위가 점차 쌓여가는 것이라 저자는 설명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권위(authority)가 정말 부정적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권위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권력을 권위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어른’으로 상징되는 권위가 무너진 자리를 대신하여 차지하는 것은 ‘꼰대’, ‘진상’, ‘갑질’로 대변되는 소아병적이며 수직적인 권력 의식입니다. 우리는 다시 새로운 권위를 세워야 할 시점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저자의 제자가 학위 수여식에 그에게 해주었다는 아래의 말에 주제의식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은 언제나 우리들 사이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분이세요. 교수님에게 있는 권력을 남용하지 않으시니까요.’


#우리는왜어른이되지못하는가, #파울페르하에허, #이승욱, #이효원, #송예슬, #반비, #일육아교육이갈수록어려워지는이유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