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여왕
가와조에 아이 지음, 김정환 옮김 / 청미래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역대 최고의 동화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루이스 캐럴 (Lewis Carroll, 1832~1898)은 사실 찰스 도지슨 (Charles Lutwidge Dodgson)이라는 이름을 가진 수학자의 필명입니다. 그가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1865)’, ‘거울나라의 앨리스 ( Through the Looking-Glass and What Alice Found There, 1872)’ 는 그의 수학자적인 면모를 제대로 발휘한 작품으로, 작품 구석 구석에 수학적 메타포와 퍼즐을 활용하였기에 이 책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냥 이야기로만 즐겨도 되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일반인들이 많은지라 작품을 수학, 논리학으로 해석한 주석이 달린 주해서도 발간된 적이 있습니다.)


이윤하 (Yoon Ha Lee)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 중인 한국계 미국인으로 수학을 전공한 SF 작가입니다. 그의 데뷔작은 제국의 기계 3부작인데 그 중 첫 편인 “나인폭스갬빗 (이윤하 著, 조호근 譯, 허블, 원제 : Ninefox Gambit)”은 로커스상을 수상하였고 제국의 기계 3부작 모두 휴고상 최종 후보에까지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제국의 기계 3부작이 독특한 점은 저자가 수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이라는 점을 활용하여 역법(曆法, Calendrical System)을 활용한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수학에서 모티브를 따온 SF나 판타지 작품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수의 여왕(가와조에 아이 著, 김정환 譯, 청미래, 원제 : 数の女王)”을 읽었습니다.

제목에서 직관적으로 드러나 듯이 이 작품 역시 “수학”을 세계관의 기본으로 삼고 있는 작품입니다.

 


먼저 저자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자인 가와조에 아이 (川添愛, 1973~)는 이론언어학을 전공한 언어학자로 자연어 처리를 연구분야로 하고 있는 학자입니다. 소설보다는 AI와 관련한 대중과학서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컴퓨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가와조에 아이 저, 이영희 역, 로드북, 원제 : コンピュータ、どうやってつくったんですか? はじめて学ぶコンピュータの歴史としくみ)”, “게으른 족제비와 말을 알아듣는 로봇 (가와조에 아이 著, 하나마츠 아유미 畵, 윤재 譯, 차익종 監, 니케북스, 원제 : 働きたくないイタチと言葉がわかるロボット 人工知能から考える「人と言葉」)” 등이 번역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분이 판타지 소설을 썼습니다. 바로 정수론 입문서를 이야기로 꾸며냈다고 볼 수 있는데, 바로 ‘수의 여왕’이 그 책입니다. 근데 이런 류의 소설은 설명하고자 하는 이론을 단순히 이야기에 우겨넣는 경우가 많은 데 반해 이 소설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데 반드시 수학 이론이 필요하게 잘 자아내고  또 그 사이에서 해당 이론이나 문제를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가장 결정적으로 이야기로서의 재미도 상당합니다. 마치 마법처럼 펼쳐지는 수학의 세상, 그 재미를 느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말 : 맨 마지막 해설은 이야기의 끝을 본 다음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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