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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 - 나노로봇공학자, 우리와 우리 몸속의 우주를 연결하다
김민준.정이숙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9월
평점 :
어렸을 적 로봇하면 로봇 태권V나 마징가 Z 같은 거대한 이족 보행 로봇 정도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 대식세포(macrophage)를 활용한 나노 로봇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로봇에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가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죠. ( http://www.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1424 ) 이 뉴스에서 언급한 나노로봇은 대식세포를 자성을 이용하여 목표로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활용하여 항암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후 후속 기사를 찾을 수 없어 관심을 접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 (김민준, 정이숙 共著, 동아시아)”를 읽어 보았습니다.
먼저 저자인 김민준 교수( https://www.smu.edu/Lyle/Academics/Departments/ME/People/Faculty/KimMinJun )에 대한 소개를 해야 할 것 같네요. 현재 미국 텍사스 소재 서던메소디스트 대학교 기계공학과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김민준 교수는 마이크로 엔지니어링 중에서도 특히 미소생체로봇(Microbiorobotics)을 연구 분야로 하는 과학자입니다. 인터뷰 기사에 보면 그는 기계공학, 생물학 및 의공학을 융합한 연구로 정통 기계공학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 http://www.hanuribiz.com/news/articleView.html?idxno=35580 )
그가 개발한 마이크로로봇은 2016년에 넷엑스플로상 (Netexplo Award - 프랑스 의회,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유네스코 공동주최, 선정된 혁신기술 수여하는 상)을 수상하였는데 이때 ‘우리가 SF소설의 소재로나 알고 있었던 것을 현실의 과학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라는 심사평이 인상깊습니다.
책의 프롤로그를 지나 1장에서 나노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느닷없이 김민준 교수의 난독증 고백을 읽어야 했습니다. 최첨단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과학자가 난독증이라니 이건 무슨 소리인가? 김민준 교수는 융합적 사고와 연구를 하고자 하고, 실제로 하고 있는 본인의 이야기를 1장에서 들려주기 위해 어찌 보면 본인의 핸디캡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김민준 교수는 나노 로봇에 대해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하여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머리카락 굵기 10만 분의 1 크기의 작은 기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말에 왜 1장부터 개인사로 시작하여 융합적 사고 혹은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지가 숨어 있습니다. 김민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나노로봇공학은 기계공학, 의공학, 전기공학, 컴퓨터공학, 재료공학, 수학, 화학, 물리학, 미생물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의 공동연구로 결과를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로봇에 관한 인문학이자 기술학’이기 때문에 특정 한 분야의 성과로만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독자에게 나노 로봇를 알리고 이해시키려는 것도 있겠지만 김민준 교수가 스스로 본인의 학문적인 행로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비망록이자 동료 연구자에 대한 헌사로써 집필하였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나노 로봇 개발의 역사나 현재 연구되고 있는 여러 나노 로봇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관련 기사들을 검색해봤는데 출간 이전에 김민준 교수의 연구에 대한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매경 기획기사와 넷엑스플로상 수상 당시 로봇신문 기사 정도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 출간 이후 관련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 출간을 계기로 나노 로봇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깊어지고 관심이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덧붙이는 말 : 이 책의 제목은 과거 헐리우드 영화인 ‘이너스페이스(1987년, 조 단테 감독)’에서 따온 것 같았는데 책의 서문에서 김민준 교수가 해당 영화를 언급하는 것을 보니 짐작이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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