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종말 - 과학으로 보는 지구 대재앙
밥 버먼 지음, 엄성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밥 버먼(Bob Berman)의 “거의 모든 것의 종말 (밥 버먼 著, 엄성수 譯, 예문아카이브, 원제 : Earth-Shattering - Violent Supernovas, Galactic Explosions, Biological Mayhem, Nuclear Meltdowns, and Other Hazards to Life in Our Universe)”을 읽었습니다.


밥 버먼은 과학 대중화에 앞장 서고 있으며 대중과학서도 상당 수 집필한 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전작 “바이오센트리즘 (로버트 란자, 밥 버먼 共著, 박세연 譯, 예문아카이브, 원제 : Biocentrism - How Life and Consciousness Are the Keys to Understanding the True Nature of the Universe)”, “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 (밥 버먼 저, 김종명 역, 예문아카이브, 원제 : Zoom - How Everything Moves)”이 번역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거의 모든 것의 종말”은 빅뱅, 초신성, 은하 충돌, 산소 대학살, 대멸종, 전염병과 같은 사소하게(?)는 지구의 종말적 재앙부터 크게는 우주적 종말을 불러일으키는 대재앙 (catastrophe)이라는 과학적 주제에 대해 특유의 유쾌한 글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대재앙에 대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대재앙과 얽힌 과학적 지식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입니다.


책에 소개된 여러 대재앙 중 가장 규모가 크며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대재앙에 대해 한가지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다른 다중 우주나 차원으로 대피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 한 말이지요.)


우주는 현재 가속 팽창 중입니다. 무려 광속보다 더 빠르게 말이지요. (어떤 물질도 광속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는 없지만 공간은 상대성 원리의 영향을 받지 않으니 물리 법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하면 좀 이상합니다. 

우주에는 엄청난 물질들이 있고 물질에는 질량이 있으므로 질량에 의한 중력이 당연히 작용해서 우주 공간이 줄어들지 않더라도 최소한 팽창 속도가 줄어들어야 할텐데요. 

과학자들은 이의 원인을 진공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즉 공간 자체에 공간을 팽창시키는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공간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공간을 팽창시키는 에너지는 더욱더 강력해집니다.

공간 자체가 에너지를 가진다는 개념의 진공 에너지는 네덜란드의 물리학자인 핸드릭 카시미르(Hendrik Brugt Gerhard Casimir, 1909~2000)에 의해 실험으로 존재가 증명되었습니다. 바로 카시미르 효과 (Casimir effect) 혹은 카시미르-폴더르 힘 (Casimir-Polder force)라 불리우는 것이지요.


그러면 이러한 진공 에너지에 의한 우주의 팽창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요?


과학자들의 의견은 여러가지로 갈리는 것 같습니다. 그중 대재앙에 해당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대수축 (Big Crunch)으로 언젠가 진공 에너지가 그 정점에 다다르면 우주는 팽창을 멈추고 수축하기 시작해서 결국 특이점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대파열 (Big Rip)입니다. 이것은 진공 에너지는 정점이 없으므로 지속적으로 공간은 팽창하다 결국 시공간이 찢어져 버려 우주가 산산조각이 난다는 이론입니다. 

정반대의 의견이지만 두 의견 모두 공통점은 우주적 대재앙에 우리가 손쓸 방법은 전혀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안심해도 좋습니다. 최소한 100~200억년 이내에는 일어나지 않을 재앙이니까요. 

 


덧붙이는 말 : 번역이 이상한 부분이 꽤나 많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M82 은하가 1200광년 떨어져 있다는 것은 오타이니 그렇다 치죠. 사실 뒷 페이지에 바로 1200만 광년 떨어져 있다는 내용도 나오기도 하고 우리 은하의 지름이 대략 11만 광년 정도니 외부 은하가 1200광년 떨어져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또 전자들이 모여 양성자가 된다느니, 태양 표면에 증기가 가득하다느니 하는 내용도 대충 걸러서 읽으면 됩니다. (아예 말이 안되니까 이런 부분은 금방 걸러지죠.)

그런데 문장 자체가 말이 안되는 번역이 상당수 눈에 띕니다. 이런 경우는 번역가가 제대로 원문을 이해 못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니 독자도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한참을 읽게 됩니다. 결국 뒷 단락과 연결해서 대충 이해하고 넘어간 곳이 꽤 여러 곳입니다. 

번역자가 과학 전문 번역가가 아니라면 감수를 받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단지 우주론 관련 파트에서 번역문이 이상한 부분이 있어 굳이 후기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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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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