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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꽃의 삶 ㅣ 피오나 스태퍼드 식물 시리즈
피오나 스태퍼드 지음, 강경이 옮김 / 클 / 2020년 9월
평점 :
“덧없는 꽃의 삶 (피오나 스태퍼드 著, 강경이 譯, 클, 원제 : The Brief Life of Flowers)”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식물 연작 에세이 두번째 책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12/pimg_7571021292669605.jpg)
꽃은 우리 삶에 있어 대부분 정물 (靜物)로 존재합니다. 꽃이나 식물도 상징이 있고 의미가 있겠지만 대개는 그 상징이나 의미는 생각하지 못한 채 외양만 보거나 혹은 익숙함에 무시하곤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문학, 신화, 예술과 얽힌 15종의 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책에 나온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어떻게든 살아내는 잡초 중의 잡초, 엉겅퀴 (Thist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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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이 풀을 잡초 취급을 하는데 책에 따르면 잡초 중에서도 가장 끈질기고 악랄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고 합니다. 또한 이 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먹은 뒤 땅은 가시나무와 엉겅퀴를 내도록 저주 받았다’고 구역성경에 기록될 만큼 뿌리 깊다고 하네요.
이렇듯 부정적이며 악랄한 잡초 취급을 받지만 무려 스코틀랜드에서는 국화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에 의하면 스코틀랜드에서의 엉겅퀴 사랑은 대단한 것이어서 엉겅퀴를 마주치지 않고 멀리 갈 수 없는 곳이 바로 스코틀랜드라고 합니다. 또한 스코틀랜드의 로열마일에서는 ‘온통 보라색 꽃이 그려진 티타월과 티셔츠, 머그잔, 엽서로 북적인다’고 합니다.
스코틀랜드의 국민 시인이라 인정 받는 로버트 번스 (Robert Burns, 1759~1796)은 그의 시에서 보리밭에 엉겅퀴가 퍼져가지만 ‘스코틀랜드의 소중한 상징을 살리기 위해 낫을 치웠다고 자랑스럽게’ 노래했다고 할 정도로 스코틀랜드인들은 이 엉겅퀴를 사랑했다고 합니다.
또한 스코틀랜드에서는 동전의 문양, 기사단 이름, 귀족 가문의 문장 등에 엉겅퀴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바이킹이 스코틀랜드를 약탈하려고 침략했을 때 엉겅퀴를 밟고 너무 놀란 나머지 비명을 지를 바람에 주민들이 깨어나 이들을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올 만큼 스코틀랜드인들은 ‘자기 땅을 빼앗으려 하는 것들에 대해 끈질기게 저항’하며 집요하게 자기 땅을 지켜내는 엉겅퀴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는군요.
이 책의 제목은 아마도 전작 “길고 긴 나무의 삶 (피오나 스태퍼드 著, 강경이 譯, 클, 원제 : The Long, Long Life of Trees)”에 대응하여 지은 것으로 보이는데 때로는 항상 거기 있기 때문에 스쳐 지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곤 하지만 아주 잠깐의 시간 동안 우리에게 모습을 보여주는 꽃들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짧은 삶을 살아가는 꽃에 대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책을 통해 한번 들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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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