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N. K. 제미신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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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 제미신 (N. K. Jemisin, 1972~). 그녀는 SF / 판타지 문학계에 등장한 또 한 명의 천재 작가입니다. (세계관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과 현실에서의 분투를 배제한 몰가치성 때문에 천재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지만 제 어휘의 빈곤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쓰게 됩니다. 양해를 바랍니다.) 

N.K. 제미신의 세번째 장편 시리즈인 부서진 대지 삼부작(The Broken Earth trilogy)이 휴고상을 3년 연속 연달아 수상했다는 사실을 굳이 모르더라도 (N.K. 제미신 이전에 오손 스콧 카드 1986~1987,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1991~1992 등 2년 연속 수상 기록은 있었습니다만 3년 연속은 첫 기록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엄청나게 재미있습니다. 


그렇기에 N.K. 제미신 (N. K. Jemisin, 1972~)의 부서진 대지 삼부작 의 첫 권인 “다섯 번째 계절 (박슬라 譯, 황금가지, 원제 : The Fifth Season)”을 읽어 본 사람들은 그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이 매우 고통스럽다는 것에 공감할 것입니다. 후속작인 “오벨리스크의 문 (박슬라 譯, 황금가지, 원제 : The Obelisk Gate)”이 출간되자 마자 갈증을 해소하듯이 허겁지겁 들이켜 버리고 이제 곧 마지막 작품인 “석조 하늘 (원제 : The Stone Sky)”을 기다림에 여전히 목마른 상태입니다. “석조 하늘”이 출간되면 이제 N.K. 제미신의 환상적인 세계가 곧 끝난다는 사실에 대한 안타까움이라는 또다른 감정이 찾아 올 것 같습니다.. (이영도 작가의 눈물을 마시는 새 마지막 권을 읽을 때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이 출간한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이나경 譯, 황금가지, 원제 : How Long 'til Black Future Month?)”는 “오벨리스크의 문”과 “석조 하늘” 사이에 갈증을 해소해 줄 소중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그녀가 ‘작가로서, 운동가로서 성장한 과정을 기록한 연대기’라고 스스로 이야기했듯이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그녀가 어떻게 그녀를 바꿔왔는가를 알 수 있게 해주면서도 이야기로서도 훌륭한 22개의 작품이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꾹꾹 눌려 담아져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 책머리를 반드시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번 작품집의 제목은 그녀의 에세이(http://nkjemisin.com/2013/09/how-long-til-black-future-month/)에서 제목을 따왔습니다. 단편집을 다 읽고 작품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SF나 판타지 주류에 내면화된 인종 차별 (그녀가 아프리카계 여성이므로 당연하게 인종 차별을 언급하지만 저는 모든 종류의 차별에 해당하는 이야기로 읽어도 무방하다 생각합니다.)에 대한 고백이자 작품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대한 고백으로 이번 작품집의 제목을 왜 굳이 실리지도 않은 에세이의 그것으로 했는지 명확하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Ps. 책 뒷날개에 아주 반가운 소식이 있네요. N.K. 제미신의 새로운 시리즈도 황금가지에서 출간할 예정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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