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지도를 바꾼 돈의 세계사 - 화폐가 세상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서수지 옮김 / 탐나는책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문명이 시작된 이래 수 천년의 세월이 흘러왔습니다. 그러한 흐름을 세계사라고 하는데 이러한 세계사를 한 가지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강과 같이 도도히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수천 수만 갈래의 흐름이 모여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사의 많은 부분은 국가 혹은 이념에 의해 설명하고 있지만 작은 물고기 하나가 그 흐름을 바꾸기도 하고 과학 혹은 기술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세계사는 유럽을 중심으로 서술되다 보니 14세기 아프리카에 부국 말리 제국의 이야기나 BC 30세기 경의 남미 노르테치코 문명 같은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미시사를 중심으로 세계사의 큰 흐름 속의 작은 갈래를 살펴보거나 유럽 중심의 세계관을 벗어난 세계사 기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람이 문명을 이룬 이래 경제는 언제나 당면 과제였습니다. 그렇기에 항상 경제는 정치와 짝을 이루고 이념과 떼어 놓고 볼 수 없는 개념이지요. 가치의 척도가 되고 이를 저장하면서 생산과 소비를 연결시켜주는 화폐라는 개념은 도입된 이래로 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부의 지도를 바꾼 돈의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츠 著, 서수지 譯, 탐나는책)”는 이러한 ‘화폐’를 중심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인 미야자키 마사카츠 (宮崎 正勝, 1942~)는 역사를 전공하고 고등학교 역사 교사 및 대학 교수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역사의 대중화를 위해 저술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 분이 저술한 책들이 30권 가까이 번역 소개되어 있습니다. 


책에서는 ‘화폐’를 중심으로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중 재미있게 읽은 부분 두 가지 아티클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중국 왕조 중 경제적으로 가장 번성했던 나라는 바로 ‘송(宋, 960~1127)’입니다. 밤이 오지 않는 도시라는 뜻의 불야성 (不夜城)이라는 말은 바로 송나라의 수도 개봉을 의미하였다고 하는데 24시간 내내 상점이 운영되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생산력이 급증하고 소비가 뒷받침하면서 송대의 경제는 엄청난 호황이었고 이로 인해 상업과 공업의 발달이 엄청났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화폐가 발달하게 되는데 문제는 당시 화폐의 재료가 되는 구리의 생산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동전이 부족한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철로 만든 화폐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가치도 낮고 무거워 고액 거래에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인들은 자체적으로 ‘교자(交子)’라는 어음을 발행하여 교역의 매개로 삼았고 이를 통해 실물화폐 부족 현상을 해결하였는데 송 정부는 이의 편리함과 유용함을 깨닫고 상인조합으로부터 발행권을 빼앗아 황제가 가치를 보증하는 지폐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송을 정복한 원(元) 나라 역시 ‘교초(交鈔)’라고 하는 지폐를 발행하고 유통하였는데 마르코 폴로(Marco Polo, 1254~1324)는 ‘동방견문록’에 이를 놀라움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실 거의 가치가 없는 종이가 거래의 매개가 되고 가치를 저장하고 나타내기 위해서는 실물 경제가 뒷받침해 줘야 함은 물론 이를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부가 보증해야 하는데 당시 유럽인은 이 것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단순히 놀래기만 하고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연금술 보듯이 했을 것입니다.



현대 경제는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고 있으며 과거 금본위제도 하에서의 금처럼 달러화는 (현대의 금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강력한 위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달러화 이외에도 유로화,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도 기축 통화로 간주하나 달러만큼 강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굉장히 미미했습니다. 심지어 중앙 정부에서 달러화를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 정부에서 은행에 발행권을 위탁하여 운영하는 체제를 20세기 초까지 운영하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달러화는 기축 통화는 커녕 국제 통화로서의 가치도 약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07년 금융 공황이 발생하자 중앙은행을 설립하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1913년 연방준비은행이 설립되었으나 연방주의와 주권주의의 대립으로 인해 1935년에 들어와서야 연방준비제도 (FRB)로 개편되고 비로소 달러가 국제통화로서의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에는 다양한 화폐의 역사, 금본위 체제와 그 붕괴, 기축통화로써의 달러화의 힘, 파생 상품을 포함한 현대의 경제 시스템 등 재미있고도 유익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으니 소개한 아티클 이외 다른 이야기는 직접 확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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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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