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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의 세계 - 세계 석학 7인에게 코로나 이후 인류의 미래를 묻다
안희경 지음, 제러미 리프킨 외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7월
평점 :
CoVID-19는 현대 문명에 대한 준엄한 도전이라고들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뉴노멀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도 하고 이제는 언택트가 대세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실제 우리의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갈 지에 대해 인사이트를 명확하게 주는 지침은 없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석학들이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앞으로 어떻게 세상이 변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직접 듣고 우리가 생각해볼 기회를 갖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부터의 세계 (안희경 著, 메디치미디어)”는 안희경 작가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제레미 리프킨, 원톄쥔, 장하준, 마사 누스바움, 케이트 피킷, 닉 보스트롬, 반다나 시바 등 세계적인 석학과 나눈 이야기를 묶은 책입니다.
집중과 분산 : 화석연료 없는 문명이 가능한가?
제레미 리프킨 (Jeremy Rifkin, 1945~)은 오독 혹은 용어의 남용이 분명한 “엔트로피”라는 책으로 유명한 경제학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 기술의 변화가 환경, 경제, 노동, 사회 등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고찰하고 이에 대해 널리 알리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행동주의 학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제레미 리프킨은 ‘화석문명은 가장 비싼 에너지 체제로 이러한 인프라를 통해 현세 뿐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이러한 ‘화석연료에 기초한 문명이 코로나19 위기를 가져왔다’고 주장합니다. 화석연료에 기초한 문명이 기후변화를 급격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물순환이 교란되어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감염병이 창궐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하나의 망으로 연결되어 있고 함께 막아내지 않으면 다 같이 무너지는 사회에 살고 있으므로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해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자는 것이 주장의 핵심인데요 이를 위해 IoT, 글로컬라이제이션 등을 통해 탄력성과 활동성을 확보하자고 합니다. 또한 과도한 민영화는 이러한 기후변화를 앞당길 뿐이니 공공 인프라는 반드시 공공재로서 통제하여야 하며 막대한 연기금 등을 활용한 그린 뉴딜을 통해 우리 문명이 지금까지 애써 외면해온 취약점을 보완할 기회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중심과 주변 : 위기 이후 어떤 세계화가 도래할 것인가
원톄쥔 (溫鐵軍, 1951~)은 중국의 사회변화를 이끄는 지식인 중 하나로 중국 내 농촌 문제를 국가 핵심 의제로 끌어올린 실천적 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동아시아 여러 국가가 CoVID-19 위기에 재빨리 대응하고 극복한 이유에 대해 권위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서구에서 바라보는 시각에 반대하며 오히려 서구적 가치나 헤게모니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서구적 가치에 의한 현재의 헤게모니 구조는 세계화로 묶여진 경제 시스템을 탄생시켜 시장 논리에 의해 국가나 공동체의 운명을 좌우하려 하다 보니 특히 서구권에서 CoVID-19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생태 문명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 하며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화는 이미 고장났고 곧 무너질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지역적 통합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CoVID-19는 현대화에 대한 강력한 비평으로 자연과 분리되기를 바란 인류의 문명에게 각성하라고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인류는 반드시 자연에 뿌리 내리고 살아야 지속 가능한 문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성장과 분배 : 왜 우리는 마이너스 성장을 두려워하는가
장하준(1963~)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세계적인 권위자 중의 한 분입니다. 특히 그는 “사다리 걷어차기’, “나쁜 사마리아인들”, “국가의 역할” 등의 저작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장하준은 신자유주의의 약점이 CoVID-19에 의해 드러났고 더 이상 효율성과 양적 성장만을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과거의 위기는 금융 혹은 유가 등의 충격이었지만 이번 CoVID-19에 의한 위기는 생산까지 힘들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신자유주의에 의한 단기 효율성 중심의 세계적 공급망 체계의 약점이었다는 주장입니다. 지금의 경제 시스템에는 백업이나 격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모든 망이 순조롭게 흘러가야 유지되는 구조이므로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장하준은 ‘세계화는 끝났다’라는 일부의 주장은 과장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 부담을 약자에게 지우는 신자유주의의 모순과 약점을 더 이상 방치하여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규모 실업 등 진짜 위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는 사회적 비용 및 심리적 타격에 대비하기 위해 바로 복지, 교육, 의료, 부동산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마이너스 성장 역시 다르게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마이너스 성장 자체의 문제보다는 어떻게 마이너스 성장이 나왔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합니다. 성장 일변도의 신자유주의를 이제는 폐기하고 성장의 질을 따져 분배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분리와 연결 :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왜 실패할 수 밖에 없는가
반다나 시바 (Vandana Shiva, 1952~)는 인도의 환경 운동가이자 학자로 반세계화 운동의 핵심 인사 중 하나입니다. 특히 그녀는 환경, 농업, 생물 다양성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CoVID-19로 인한 인도의 봉쇄 상황을 사례로 절대 빈곤층, 즉 사람의 이야기를 합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이 경제가 우리를 버리고 있다고도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현재의 경제를 탐욕의 경제라 칭하며 세계화 경제의 탐욕으로 인해 CoVID-19 위기 동안 수천만명, 수억명이 굶어 죽을 수도 있는데 그 사이에 제프 베조스는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반드시 모두를 위한 경제와 지구를 위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노멀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앞서 소개한 석학들의 이야기 이외에도 다음의 위기를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이야기한 닉 보스트롬 (Nick Bostrom, 1973~), 질병과 죽음 앞에 우리는 진정 평등한지를 이야기한 케이트 피킷 (Kate Pickett, 1965~),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마사 누스바움 (Martha Nussbaum, 1947~) 등의 이야기는 많은 인사이트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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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