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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의 발견 - 바삭 고소 촉촉 우리가 사랑하는 튀김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임두원 지음 / 부키 / 2020년 7월
평점 :
튀김은 맛있습니다. (물론 튀김이 취향이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 말에 동의할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구두도 튀기면 맛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왜 그럴까요? 책의 추천사를 쓴 박찬일 셰프에 의하면 튀김이 맛있는 원리에 대해서는 요리학교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이 튀김이거나 튀김의 원리를 활용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정혜경 교수에 의하면 유럽이나 일본에서도 튀김에 숨겨져 있는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724/pimg_7571021292616953.jpg)
“튀김의 발견 (임두원 著, 부키)”는 튀김의 과학적 원리에 대한 교양 과학 서적입니다. 튀김과 과학이라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나요?
저자인 임두원 박사는 국립 과천과학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분으로 돈카츠 전문점을 운영하는 처가 덕분에 튀김 등 다양한 요리와 그에 얽힌 과학적 원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과학자이자 튀김 애호가로서 맛있는 튀김도 좋아하지만 튀김의 원리와 비밀을 이해하여 튀김이 왜 맛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 비밀을 파헤치면서 저자는 그 안에 물리적 연화 작용, 물과 기름의 교환 반응, 자연 대류, 압력에 따른 끓는점 변화, 글루텐 단백질, 다공질 구조, 호화 반응, 마이야르 반응 등 정말 많은 과학 원리가 숨어있는 지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깨달은 튀김의 과학적 원리를 주재료로 하고 튀김이라는 요리에 숨어 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야기를 양념 삼아 우리에게 맛있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튀김의 놀라운 세계, 그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 몇 개를 소개할까 합니다.
무덥고 습한 여름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시는 캔맥주 하나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쳥량감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그런데 맥주 안주로는 어떤 것이 좋을까요? 사실 맥주는 땅콩, 오징어, 피자, 소시지, 치킨 등등 대부분의 안주감과 잘 어울립니다. 튀김도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 안주 중 하나죠. 그런데 맥주가 튀김을 더 바삭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저자가 넌지시 알려줍니다. 맥주에는 알코올과 탄산이 있는데 이것은 증기압이 물보다 훨씬 높아 기화가 쉽기 때문에 맥주를 튀김 반죽에 섞을 경우 튀기는 과정에서 기포 배출이 쉬워져 맥주를 섞지 않을 경우에 비교하여 튀김옷에 다공질 구조가 훨씬 많이 생겨 바삭한 튀김의 식감을 살려준다고 합니다. (당장 해봐야겠어요!)
우리가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의 ‘맛’은 바로 영양학적 유용성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예로부터 그 맛을 통해 부족한 영양분의 함유 여부를 판단하도록 진화하였으니까요. 또한 부드러운 음식을 좋아하는 것 역시 소화 및 흡수의 효율이 그렇지 않은 음식에 비해 높기 때문에 자연스레 선호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튀김의 경우 고온으로 튀기면서 자연스레 연화가 되고, 튀기는 재료 자체가 식용유로 지방 성분으로 영양분이 풍부하므로 우리의 뇌가 ‘맛있다’라고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화식의 경우 소화 흡수 효율을 높여 장의 크기를 점차 줄이고 뇌를 키워 현재의 인류로 진화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하니 우리의 뇌는 튀김을 좋아할 수 밖에 없겠네요.
앞서 소개한 이야기 외에도 저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튀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많이 있으니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