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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평점 :
우주에서 산소는 상당히 흔한 원소입니다. 하지만 이 산소는 특유의 반응성으로 인해 대부분 물이나 산화철과 같은 산화물의 형태로 존재할 뿐 산소 자체로 존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구의 대기에는 산소 분자가 매우 많아 무려 21%에 달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식물의 광합성 때문입니다. 태초의 바다에 살던 시아노박테리아로부터 시작한 광합성은 이후 식물의 엽록소를 통해 지구의 대기에 산소를 공급하고 있죠. 바로 이 산소 덕분에 진화는 폭발적인 과정을 거쳐 지금의 다양한 생명종을 만들어냈습니다.
지금도 외계 행성의 대기를 분석할 때 산소의 유무가 생명체를 추적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합니다. 산소 없이 살아가는 생명체는 있을 수 있지만 산화물이 아닌 대기 중 산소가 있다는 것은 광합성을 하는 생명체가 있다는 의미이니까요.
이렇듯 식물은 생명체가 존재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인류는 식물을 직접 식량으로 삼거나, 식물을 먹이로 하는 가축을 이용하여 식량으로 이용합니다. 식물이 없었다면 인류라는 생명종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고, 인류가 식물을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면 인류의 문명은 나타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인류, 문명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어온 식물은 그 자체로 혹은 그것을 이용하는 인간에 의해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을 것입니다.
그 이야기들을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著, 서수지 譯, 사람과나무사이, 원제 : 世界史を大きく動かした植物)”에서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저자인 이나가키 히데히로 (稲垣 栄洋, 1968~)는 일본 식물학자로 식물의 매력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데 저에게는 전작 “싸우는 식물 (김선숙 譯, 더숲)”을 통해 식물이 생존하기 위해 어떤 투쟁을 하는지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는 세계사적 관점에서 의미있는 식물 13가지를 고르고 그 식물과 인류 문명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대공황의 위기를 극복하게 해준 식물, 콩”
콩, 그 중 대두의 원산지는 바로 한반도입니다만 (책에서 원산지는 중국으로 되어 있는데 두만강 유역이 원산지라는 것인 일반적인 학설입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재배되고 거래되기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경제 작물 중 하나입니다.
미국이 대두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인데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의 주요 아이템 중 하나가 되어버린 식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록 수입에 의존하지만 1995년까지는 중국 역시 대두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로 무려 5천년이나 되는 중국의 문명을 떠받친 주요 작물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대두와 같은 콩과 식물은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하여 공기의 질소를 고정시켜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데 인류가 질소고정법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콩을 재배하는 것이 토양에 질소를 공급하는 유이한 방법이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분뇨로 만든 거름을 흙과 섞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렇듯 동아시아의 주요 작물이던 대두는 대공황이 닥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대두유입니다. 기존에 식용유는 옥수수로 만들어졌지만 대공황 때문에 비싼 옥수수유보다는 보다 싼 대두유를 소비자들이 찾게 되었고 옥수수의 가격 조정을 위해 옥수수 재배에 규제를 가한 사이 그 틈을 대두가 메꾸게 되었던 것이죠.
“욕망의 알뿌리, 튤립”
몇 년 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열풍이 전 세계적를 강타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언론에서 가상화폐를 ‘21세기 튤립’이라 칭한 바 있습니다. 무슨 연관 관계일까요?
바로 튤립이 인류 역사상 최초의 거품 경제를 만들어낸 투기 상품이었기 때문입니다. 17세기 네덜란드는 동인도 회사를 비롯한 식문지 경영과 해상 무역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사치품 중 하나인 튤립의 인기가 올라가게 되는데 점차 부와 지위를 상징하게 되면서 점점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튤립을 투기 대상으로 보면서 엄청나게 가격이 오르게 되는데 심지어 튤립 한 뿌리가 집 한 채의 가격과 맞먹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파생상품까지 나와 실제 키우는 튤립의 양보다 거래되는 튤립의 양이 훨씬 더 많은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하니 정말 인간의 욕망이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하지만 튤립은 결국 관상용일 뿐인 식물로 그 가격은 거품이었으므로 당연한 수순으로 튤립의 가격은 그 끝에 이르러 폭락하게 되고 (하락폭이 4개월만에 99%에 이르렀다고 하니 튤립 광풍도 엄청났지만 하락폭도 엄청났습니다.) 수많은 파산자를 양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재미있는 식물 이야기를 세계사와 엮어 들려주고 있으니 흥미를 느낀 분들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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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