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
신규진 지음 / 생각의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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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이 좋은 대중과학서를 읽다 보면 단순한 과학적 사실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과학적 사실이 도출될 때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과학이 의심이나 회의의 학문이라는 특성 때문에 기인한 것입니다.

 즉, 절대 진리의 과학적 사실이란 없고 현재의 패러다임에서 합리적으로 수용할 만한, 혹은 합리적이라 믿을 만큼의 충분한 증거가 쌓인 과학적 사실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과정을 설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좀더 멀리 보기 위해 필요한 ‘거인의 어깨’에 오르는 과정인 것이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과학 지식 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문해하며 맥락을 이해하는 ‘과학 리터러시’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게 바로 과학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좋은 대중과학서는 시중에 많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특정 분야를 깊게 파고들어 설명하는 과학책도 있고 ‘렉처 사이언스’ 시리즈와 같이 특정 주제를 바탕으로 여러 과학 분야의 전문가가 해당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과학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분야의 주요 원리나 이론을 한 권에 모아서 설명해주는 좋은 대중과학서는 의외로 드뭅니다. 




이번에 출간된 “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 (신규진 著, 생각의길)”은 ‘원리와 법칙, 공식과 이론을 꿰뚫은 결정적 과학 28가지’라는 부제 하에 현대 과학 이론의 주요 분야 (전자기학, 광학, 운동역학, 상대성이론, 핵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질학, 의학, 우주론 등)을 총 28가지 아티클로 정리한 책입니다. 저자는 현직 고교 과학 교사이면서 저술 활동도 열심히 하는 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올해의 과학 교사’를 수상한 바도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의 각 아티클은 현대 과학의 주요 이론과 원리에 영향을 준 ‘최고’ 과학자를 중심으로 과학 발전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그 중 몇 개의 아티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소개드릴 분은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입니다. 패러데이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13살부터 서점에서 서점 점원으로 일하게 되었는데 이 때 서점에서 제본하는 책의 내용을 섭렵하면서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우다 당대 최고의 과학자 중 하나인 험프리 데이비 (Sir Humphry Davy, 1778~1829)의 조수로 채용되어 연구소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패러데이는 두각을 나타내게 되는데 패러데이의 연구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어 별다른 학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에 가까운 추천을 받아 왕립학회 회원이 됩니다. 

이때 패러데이는 모터나 발전기의 원리를 최초로 발견하여 ‘전자기력에 의한 회전’이라는 논문을 통해 발표하였고, 이후 전자기 유도 실험을 성공시킵니다. 이를 계기로 실제로 작동하는 인류 최초의 발전기까지 만들어냅니다.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실험은 이후 맥스웰 방정식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현대 과학에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이 가장 존경했던 선배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는 어떤 작위도, 어떤 지위도 사양하고 연구와 실험에만 몰두하다 1867년 세상을 뜨게 됩니다. 


고대 철학자 중에 한명인 에라토스테네스 (Ερατοσθένης, BC 276~BC 194)은 소수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은 ‘에라토스테네스의 체(Sieve of Eratosthenes)’를 개발했는데 그의 이름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막대기 하나로 지구의 크기를 측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위도가 다른 두 지점 (시에네, 알렉산드리아)에서 하짓날 정오에 막대기의 그림자 각도를 이용하여 지구의 크기를 측정했는데 지금보다 약 10% 정도 큰 값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했습니다. 이 때 가정으로 삼았던 것은 바로 지구가 구형이라는 것과 빛의 직진성이었습니다. 비이성적인 반지성주의가 득세하면서 지구평면설 같은 유사과학이 최근 그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3000년 전에 살았던 고대 그리스인이나 동아시아인들도 월식이나 달의 위상 변화 등에서 유추하여 지구는 구형이라는 생각을 일반적으로 했음을 볼 때 현대 과학에 의한 증거가 차고 넘치는 시점에서 지구 평면설을 믿고 있다는 것은 참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외에도 흥미로운 아티클들이 책에 가득하니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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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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