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남자 (그윈플렌 커버 에디션 A) - 이석훈 & 규현 표지디자인 웃는 남자 (그윈플렌 커버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프랑스는 대세기(大世記, le Grand Siècle)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유럽 문화에 있어 중심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프랑스는 알렉상드르 뒤마 (Alexandre Dumas),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 (Alexandre Dumas fils), 오노레 드 발자크 (Honoré de Balzac), 스탕달 (Stendhal), 아르투르 랭보 (Arthur Rimbaud), 쥘 베른 (Jules Verne), 모파상 (Guy de Maupassant), 에밀 졸라 (Émile Zola), 알퐁스 도데 (Alphonse Daudet), 앙드레 지드 (André Gide),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등 대문호로 일컬어져도 무방한 작가들을 다수 배출하는 등 문학적 저력이 대단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이런 압도적인 대문호 리스트 중에서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를 한 사람만 꼽는다면 누구를 택해야 할까요? 기준과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국은 셰익스피어, 독일은 괴테, 이탈리아는 단테, 러시아는 톨스토이, 그렇다면 프랑스는?’이라는 질문에 대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유명한 앙드레 지드는 ‘맙소사! 위고지!’ (https://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02011170299)라는 답변을 한 것처럼 프랑스 작가 중 최고의 작가로 손에 꼽히는 작가가 바로 빅토르 위고(Victor Marie-Hugo, 1802~1885)입니다. 


 빅토르 위고의 장편 소설 중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노트르담 드 파리 (Notre-Dame de Paris, 1831), 레 미제라블 (Les Misérables , 1862), 웃는 남자 (L'Homme qui rit, 1869), 93년 (Quatrevingt-treize, 1874) 등이 있으며 최근까지도 영화, 뮤지컬, 드라마, 연극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4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그 중 빅토르 위고가 "나는 ´웃는 남자´보다 더 나은 작품은 아직 쓰지 못했다"라고 하며 최고의 걸작이라 스스로 칭했던 작품은 “노트르담 드 파리”도 아니고 “레 미제라블”도 아닌 바로 “웃는 남자”입니다. 다른 작품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만 이 작품 역시 영화와 뮤지컬로 유명합니다. 또한 배트맨의 숙적 조커의 모티브가 되었다고도 알려져 있기도 하고 최근 EMK뮤지컬컴퍼니에서 창작 뮤지컬로 무대에 올린 작품이기도 합니다. 더 스토리에서 출간된 “웃는 남자 (빅토르 위고 著, 백연주 譯, 더스토리)”는 뮤지컬 ‘웃는 남자’와 연계한 표지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으며 1000페이지가 넘는 작품을 한 권으로 엮어 냈습니다. 


나폴레옹 3세의 쿠데타로 왕정으로 회귀한 프랑스에서 추방된 망명객 빅토르 위고가 공화주의자로서 작심하고 “웃는 남자”를 통해 귀족정과 왕정, 그에 억압받고 있는 하층 계급의 잔인하고 비참한 현실을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콤프라치코스’라는 집단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봐도 충격적입니다. 이들은 아이들을 사서 ‘괴물’로 제조하여 팔아 넘기는 일을 하고 있는 집단입니다. (빅토르 위고는 그들을 범죄적 제조업자라 칭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얼굴을 바꾸어 놓거나, 발육을 비정상적으로 하게 하거나, 관절을 탈구시켜 마치 뼈가 제거된 것처럼 만들거나 하는 등 그들이 ‘괴물’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범죄 행위는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그들이 만들어낸 괴물을 술탄도, 교황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제임스 2세와 같은 왕은 거추장스럽거나 반항적인 가문을 제거하는데 그들을 활용함으로써 ‘통치 수단’의 하나로 활용할 정도였으니까요.


오래 전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버전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읽게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경장편이라는 이름의 짧은 소설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작가가 섬세하면서도 치밀하게 쌓아 올리는 세계관을 따라가면서 몰입하는 즐거움은 시간을 들여 대작을 읽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웃는 남자”는 신자유주의의 결과로 극심해진 양극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도 큽니다. COVID-19로 인해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 짧은 독서도 좋지만 이러한 대작의 즐거움도 함께 느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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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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