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방어 -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의 놀라운 비밀
맷 릭텔 지음, 홍경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과거 단재 신채호 선생이 “조선상고사”에서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이를 면역 체계에 적용하면 놀랍게도 정확한 표현이 됩니다. 모든 생명체는 자기 (自己)로서 살아가고 있으며 생명체를 둘러싼 모든 환경은 비자기 (非自己)로 작용하는데, 면역 체계란 자기와 비자기 간의 상호작용에 있어 비자기에 대한 자기의 살아남기 위한 투쟁으로 생명의 중요한 활동입니다.  


COVID-19 팬데믹 상황이 계속되면서 전염병과 면역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관심의 정도를 반영하듯 최근 관련 서적이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그중 면역학은 매우 어려운 분야 중 하나이지만 본격적으로 면역학을 다룬 대중 서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습니다. “생명 (송기원 著, 로도스)”, “바디 (빌 브라이슨 著, 이한음 譯, 까치)”, “슈퍼버그 (맷 매카시 著, 김미정 譯, 흐름출판)”와 같은 책에서는 일부 챕터를 할애하여 면역 체계를 다룰 뿐이고 면역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 대중 서적은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著, 김명남 譯, 열린책들)”, “뷰티풀 큐어 (대니얼 데이비스 著, 오수원 譯, 21세기북스)”, “나만의 유전자 (대니얼 데이비스 著, 양병찬 譯, 생각의힘)” 정도가 면역 체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우아한 방어 (맷 릭텔 著, 홍경탁 譯, 북라이프, 원제 : An Elegant Defense - The Extraordinary New Science of the Immune System ; A Tale in Four Lives)”는 좀 독특한 책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관련 서적 역시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과학적 사실을 이야기에 얹어 보다 대중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우아한 방어”는 제이슨 그린스타인, 밥 호프, 린다 보먼, 메러디스 브랜스컴 등 네 명의 주인공이 겪고 있는 질병 (암, 에이즈, 류머티스, 루푸스 등)과 치루는 투쟁의 서사를 통해 면역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현재 연구되고 있는 최신 동향까지의 과학적 사실들을 연결하여 우리에게 들려 줌으로써 우리가 면역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비자기의 끊임없는 공격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우아한 방어’를 수행하던 면역체계가 어느 순간 더 이상 ‘자기’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를 공격하게 되면 그것 자체가 질병이 됨을 깨닫게 해줍니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 하나는 질환을 치료하고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면역 체계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정치적으로 사회의 집단 건강 혹은 집단 면역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최근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각 국가별로 판이한 대응에 비추어 보면서 매우 공감이 되는 메시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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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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