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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힘 ㅣ Philos 시리즈 4
조셉 캠벨 & 빌 모이어스 지음, 이윤기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신화(神話)는 신에 대한 이야기로 ‘신격(神格)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전승적인 설화. 우주 및 세계의 창조, 신이나 영웅의 사적, 민족의 기원 따위의, 고대인의 사유나 표상이 반영된 신성한 이야기’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이 땅에 살았던 인류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연 현상, 혹은 그들이 위대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신격화하면서 만들어낸 이야기들을 우리는 신화라 부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단군신화, 그리스 ·로마신화, 북유럽신화 등이 바로 그런 이야기들이지요. 신화는 신앙의 대상이 되는 종교로, 그 자체로도 즐길 수 있기도 하고 ‘스타워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같은 새로운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는 이야기로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분명 만들어진 지 수천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도 신화는 여전히 왕성한 생명력을 가지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어떤 학자들은 신화를 보편적 상징체계로서 인류의 보편적이며 공통된 심층의식으로 가지고 있는 집단 무의식에서 발현된 원형 상징의 산물이라고도 합니다. 신화에 내포되어 있는 이야기는 인류가 희구하는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고 그 속성은 현대에 와서도 인류가 여전히 가지고 있으므로 신화가 가지는 이야기의 힘을 잃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조지프 캠벨 (1904~1987)은 비교신화와 비교종교에 있어 일가를 이루었으며 아직도 그 영향력이 강한 학자로, 특히 비교 신화와 관련한 저서를 많이 출간하였고 우리나라에도 많은 책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는 어렸을 적 아메리카 원주민의 민담에 심취하였는데 아서 왕의 전설에 등장하는 주제와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세계 전역의 신화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작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물이 “신의 가면1 : 원시신화 (이진구 譯, 까치글방)”, “신의 가면2 : 동양신화 (이진구 譯, 까치글방)”, “신의 가면3 : 서양신화 (정영목 譯, 까치글방)”, “신의 가면4 : 창작신화 (정영목 譯, 까치글방)”으로 이루어진 신의 가면 4부작으로 시간적으로는 선사 시대로부터 현대까지, 공간적으로는 아프리카, 시베리아, 호주까지를 포함한 동서양의 신화를 망라한 조지프 캠벨의 필생의 역작입니다. 다만 신화, 종교, 예술사, 심리학 등 조지프 캠벨의 학문적 성과가 총 동원되어 만들어진 저작이다 보니 입문에 다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빌 모이어스(1934~)가 방송을 통해 조지프 캠벨과 나눴던 대담을 초고로 하여 조지프 캠벨의 학문적 성과를 보다 쉽게 들려주는 책이 바로 “신화의 힘 (조지프 캠벨, 빌 모이어스 共著, 이윤기 譯, 21세기북스)”입니다. 조지프 캠벨의 저작 중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이 책은 우리나라에는 1992년 처음 번역 출간되었고 이후 2002년 개정판이 나왔고 이후 2017, 2020년 리커버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대담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빌 모이어스가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해 조지프 캠벨이 답변하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지프 캠벨은 이 책을 통해 그가 비교신화에 몰입한 이유를 ‘세계의 신화가 지닌 주제에서 공통되는 요소를 찾아내’는 것으로 ‘인간 정신의 욕구를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살아 있음의 경험’을 찾아내고 싶은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즉, 신화라는 것은 선험자가 끼리끼리 모여 앉아 ‘사냥한 동물과 조상의 영혼이 가는 곳으로 여겨지는 초자연적인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그 옆에 앉아 엿듣는 것과 같다고 하고 이렇게 해서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싶은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신화의 힘’은 조지프 캠벨의 학문적 성과가 함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학문적 동기도 짐작해볼 수 있어 이후의 그의 저작을 읽기 위한 비교신화학의 입문서로서 매우 훌륭한 책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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