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블록
키스 스튜어트 지음, 권가비 옮김 / 달의시간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은 정말 사랑스러운 존재들입니다. 특히 자기 아이는 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생활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부딪히는 일이 잦아지게 됩니다. 사람에게는 자신 만의 세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을 꼽자면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서로의 세상을 지켜주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가족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서로의 세상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 역시 자신만의 세상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부모들은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랑, 아이의 미래 등등의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소년의 블록 (키스 스튜어트 著, 권가비 譯, 달의시간)”에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폭력적이고 변덕스러운 샘이라는 아이가 등장합니다. 주인공인 알렉스는 샘을 사랑하지만 샘의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가 가진 트라우마로 인해 견뎌내지 못하면서 일을 핑계로 샘과의 소통을 외면하고 피해버리게 됩니다. 사실 여성에게 육아의 책임이 더 지워진 사회 혹은 문화환경 상 아빠들은 많은 핑계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회사일 때문에 바쁘다, 인맥을 쌓아야 한다 등등. 자꾸 그러다보니 아이와의 유대와 신뢰를 쌓지 못하고 관계가 소원해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악순환이 되풀이되어 서로 간의 거리가 더 멀어지게 되고 회복이 불가능한 시점에 이르게 됩니다. 바로 알렉스가 그랬습니다. 

아이는 아빠와 소통하고 싶어하지만 두렵기도 하고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아빠는 아이를 사랑하지만 아이의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외면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논리와 원칙이 있어 아이가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인 마인크래프트에서 드디어 아빠는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는 아빠를 신뢰를 찾아갑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게임 소설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아이와 아빠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일 뿐 이 책에서는 부모와 아이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랑, 이해, 신뢰에 대한 보편 타당한 이야기를 말이지요. 문장이 시니컬하지만 매우 유쾌해서 읽는 맛이 좋고 이야기를 차근 차근 쌓아올려 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막판에 복받치듯 터지는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제 아이와 서로 이해하고 있는가, 아이가 나를 신뢰하고 있는가를 읽는 내내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책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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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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