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7 - 흥선대원군과 병인양요 본격 한중일 세계사 7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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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살펴보고자 한다면 그 나라의 역사만을 들여다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19세기 조선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서양이 근대라는 무기를 가지고 몰려들어오는 당시의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벌어진 세계사적인 사건과 더불어 그 맥락과 의미를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동아시아 3국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봐야 그나마 각 국가의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파악하거나, 적어도 19세기 조선 역사에 대한 이해의 끈을 비로소 겨우 붙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는 사실의 파편이나 나열로써 존재하지 않고 거대한 흐름 속에서의 연속하는 의미나 맥락의 집합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반도와 같이 좁은 영역에서조차 1년 정도의 비교적 길지 않은 시간에 벌어진 사건들을 좇는 것도 버거운 것이 현실인데 근 100여년에 걸친 동양사 내지 세계사를 훑어봐야 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더구나 19세기에서 20세기 초 동아시아는 백련교도의 난, 홍경래의 난, 1차 아편 전쟁, 태평천국 운동, 페리 원정 이후 일본 개항, 2차 아편 전쟁, 병인양요, 메이지 유신, 청일전쟁, 신미양요, 운요호 사건,  임오군란, 갑신정변, 거문도 사건, 동학운동, 갑오개혁, 을미사변, 대한제국 성립, 의화단 운동, 러일 전쟁, 을사조약, 간도협약, 신해혁명 등과 같이 역사적 이벤트가 많기도 했지만 숨막힐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갔던 시기이도 하기 때문에 그 난이도는 더욱더 올라가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역사적 이벤트 하나 하나를 자세히 살펴보려면 관련 서적 여러 권을 읽어야 그나마 좀 따라갈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할 정도이니까요. 거기다 19~20세기 초의 주요 역사적 사건의 개요, 의미 및 맥락을 짚는 것만 해도 엄청난 분량의 역사서가 나와야 해서 보통의 역사 개론서는 대부분 각각의 사건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그 사건들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구한말이 포함된 19~20세기 초에 대해 알고 싶어 이것저것 여러 책들을 알아보지만 맞춤한 대중 역사서를 구하기는 참 어렵더군요. 하지만 2018년부터 ‘본격 한중일 세계사’ 시리즈가 출간 중이니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수고를 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해당 시리즈는 역사교육을 전공한 만화가 ‘굽시니스트’가 저자인데 궁금해하던 바로 그 시대에 벌어진 각종 역사적 사건의 개요, 의미 및 맥락까지 짚어줍니다. 저자인 ‘굽시니스트’는 디씨인사이드에서 활동을 시작하여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브 컬쳐 요소를 결합한 역사 / 시사 만화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작가입니다. 또한 시사in에서 시사만화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List.html?sc_section_code=S1N14)를 맡고 있는데 시사 이슈에 서브 컬쳐를 활용하여 엄청난 드립력을 보여줍니다. 그 동안 ‘본격 2차 세계 대전 만화’,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현대사’, ‘본격 시사인 만화’, ‘박4모” 등 단행본을 출간한 바 있는데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중일의 근대사에 대한 역사 만화를 출간하기 시작하였고 이번에 본격 한중일 세계사 7권 (굽시니스트 著, 위즈덤하우스)”이 출간되었습니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 시리즈는 그동안 영국의 산업 혁명, 일본의 쇄국 정책, 1차 아편 전쟁을, 2권에서 아편 전쟁 이후 태평천국의 흥망성쇠, 흑선 내항 이후 일본의 개항, 청나라를 둘러싼 서양 열강들의 각축전, 2차 아편 전쟁, 존왕양이 운동이 점차 거세지면서 혼란해지는 일본의 상황과 조선의 혼란상 등, 앞서 이야기한 19세기의 주요 이벤트를 모두 다룸과 동시에 중간 중간 저자의 글을 통해 추가적인 역사 지식도 얻을 수 있게 구성하였습니다. 작가는 작품에 각종 서브 컬쳐적 요소, 대중문화, 시사 이슈 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의 단순한 패러디가 아니라 역사적인 의미에 맞는 서브 컬쳐 요소를 패러디하는 방식이라 해당 요소를 이해하지 못하면 역사적 의미나 맥락마저 놓쳐버릴 수가 있어서 이에 정통하지 않을 경우 다소 진입장벽이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소 완화되는 경향성을 보이곤 하는데 그래도 툭툭 튀어나오곤 합니다.


이번에 출간된 “흥선대원군과 병인양요” 역시 단순하게 흥선대원군이나 병인양요에 대한 서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병인양요가 일어나기 전 중국, 베트남, 일본 뿐 아니라 유럽 등지의 상황에 대한 묘사를 통해 세계사적 흐름과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어찌 보면 서양과의 전투에서 조선이 거둔 거의 유일한 승리라 할 수 있는) 병인양요 역시 조선에 대한 찬양이나 비하 없이 객관적이고 건조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Ps. 산업 혁명 이후 전 세계 경제가 극도로 팽창하는 세계사적 흐름에서 농업 위주의 경제 체제에서 개혁이란?



Ps. 아동용 학습만화 아닙니다. 서브컬쳐에 대한 이해도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높은 수위의 묘사도 꽤나 나오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Ps. 7권은 6권 출간 이후 7개월 정도 기다렸는데 그 동안의 출간 주기 (2-4개월)에 비해서는 상당히 그 텀이 좀 길었습니다. 드디어 메이지 유신을 다룰 것 같은 8권은 조금만 덜 기다렸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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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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