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매시슨 - 2만 피트 상공의 악몽 외 3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6
리처드 매시슨 지음, 최필원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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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메드슨 (Richard Matheson, 1926~2013)은 SF, 판타지 등 장르적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한 작가이고 위대한 작가로 명망이 높지만 주력 장르가 호러 쪽이다 보니 한국에서는 그다지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닙니다. (한국에서의 호러는 정말 마이너 중의 마이너라…) 호러 장르에서 우리나라 독자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작가는 아마도 코즈믹 호러로 유명한 H.P. 러브크래프트(Howard Phillips Lovecraft,1890~1937)나 스티븐 킹(Stephen Edwin King, 1947~)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중 스티븐 킹은 리처드 메드슨에 대해서 ‘작가로서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가’라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또한 리처드 매드슨은 그랜드 마스터 타이틀을 판타지, 호러 두 분야에 걸쳐 보유하고 있는 몇 안되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일반적으로 장르문학의 그랜드 마스터라고 하면 SF와 판타지 작가에게 수여하는 Damon Knight Memorial Grand Master Award, 호러 장르 작가에게 수여하는 World Horror Convention Grand Master Award, 판타지 작가에게 수여하는 World Fantasy Award for Life Achievement를 많이 꼽습니다. 리처드 매드슨은 이 중 1984년에 World Fantasy Award for Life Achievement, 1993년에 World Horror Convention Grand Master Award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리처드 메드슨의 대표작 중 우리나라에 번역된 작품으로는 “나는 전설이다(리처드 매드슨 著, 조영학 譯, 황금가지, 원제 :  I am Legend)”가 있는데 이 작품은 윌 스미스 주연의 동명의 영화로 많이들 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스티븐 킹이 “고도에서 (스티븐 킹 著, 진서희 譯, 황금가지, 원제 : Elevation)”라는 작품에서 리처드 메드슨의 대표작 중 하나인 “줄어드는 남자(리처드 매드슨 著, 조영학 譯, 황금가지, 원제 : The Incredible Shrinking Man)”를 오마쥬하여 경의를 표한 바도 있습니다. 또한 “천국보다 아름다운(리처드 매드슨 著, 나중길 譯, 노블마인, 원제 : What Dreams May Come)”, “시간 여행자의 사랑(리처드 매드슨 著, 김민혜 譯, 노블마인, 원제 :  Somewhere in time)”, “더 박스(리처드 매드슨 著, 나중길 譯, 노블마인, 원제 : Button, Button)” 등의 작품이 번역되어 소개된 바가 있습니다. (장르 작가 중 영상화가 많이 된 작품을 보유한 작가하면 보통 필립 K. 딕을 이야기하는데 리처드 매드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그의 넓은 작품 세계와 영향력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소개된 작품의 숫자는 다소 빈약해 보입니다. 하지만 아마도 많은 분들이 리처드 메드슨의 작품을 ‘환상특급(The Twilight Zone)’이라는 미드를 통해 접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리처드 메드슨의 많은 단편이 각색되어 ‘환상특급’ 등 TV 쇼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지요.


이번에 이러한 리처드 메드슨의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의 36번째 책으로 단편 33편을 엮은 “리처드 매시슨 (리처드 매드슨 著, 최필원 譯, 현대문학, 원제 : The Best of Richard Matheson)”이 출간되었습니다. 단편선의 경우 작품을 고른 엮은 이도 중요한데, 이 작품의 엮은 이는 리처드 매드슨의 팬이자 최근 세계 환상 문학상을 수상한 빅터 라발 (Victor LaValle, 1972~)이니 일단 작품 선정은 믿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빅터 라발은 작년 "엿보는 자들의 밤 (빅터 라발 著, 배지은 譯, 현대문학, 원제 : The Changeling)"이나 "블랙 톰의 발라드  (빅터 라발 저, 이동현 역, 황금가지, 원제 : The Ballad of Black Tom)"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지만,  사실 세계 환상 문학상, 영국 환상 문학상, 로커스상 등 수상 경력이 아주 화려한 작가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리처드 메시슨’에 소개되는 단편 중 상당수는 기존에 번역 출간된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은 처음 소개되는 작품입니다. 리처드 메드슨의 작품을 읽다 보면 느낄 수 있는 주된 감정은 아마도 익숙함 속에서 낯섦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애매모호한 일상 속의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커피를 마시면서 무언가를 찾기 위해 테이블을 더듬거리는데 손 등 위로 기어가는 느낌이 들 때, 혹은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양치하고 있는데 누군가 뒤를 지나치는 느낌이 들 때처럼 소름 끼칠 정도의 명확한 공포가 아니라 익숙한 동네의 큰 길로만 다니다가, 어느 순간 알지 못하는 이유로 뒷길로 들어섰는데 가야 할 길을 순간 놓쳤을 때의 무엇 때문인지 모르게 드는 명확하지 않은 두려움 정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 책에 호러 장르만 모아 놓은 것은 아닙니다. 마녀가 현대식 군대를 때려부수는 판타지물, SF 등 다양한 장르를 모아서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보기 드문 선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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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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