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부학 책 《그레이 아나토미》의 비밀
빌 헤이스 지음, 양병찬 옮김 / 알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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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은 인체를 실제로 해부해야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죽은 사람의 신체에 칼을 대는 일에 대한 관습, 종교, 윤리적 거부감으로 쉽게 발전하기 쉽지 않은 학문이었을 거라는 것을 추측하기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종교적 영향으로 유럽에서의 의학은 점차 쇠퇴하게 되는 시대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2세기 경의 의사인 클라우디오스 갈레노스 (129~199?)의 해부학 저서가 16세기까지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숭상받았다고 합니다. 갈레노스는 인체의 해부를 거의 하지 못하고 돼지나 개와 같은 동물을 해부하여 얻은 해부학 지식이었음에도 말이지요.

 

 

 16세기 벨기에의 의사인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 (1514~1564)가 1543년 인체의 구조 (De humani corpois fabrica libri septem)라는 책을 출간함으로써 1300년간 이어진 갈레노스의 해부학을 대체할 새로운 해부학의 기초를 세우게 됩니다. 

 

 


이후 인체의 해부학의 발전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게 되고 이를 집대성한 ‘그레이 인체 해부학’이 1858년 출간되게 됩니다.


“그레이 인체 해부학(Gray's Anatomy)”은 헨리 그레이(Henry Gray, 1827~1861)와 헨리 반다이크 카터(Henry Vandyke Carter, 1831~1897)이 공저한 인체 해부학 교과서입니다. 1858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2015년 41판이 발행되어 현재까지 출간되고 있으며 해부학에 큰 영향을 준 고전이면서 해부학에 문외한인 저도 이름을 들어 봤을 정도로 이름 높은 책입니다. (어쩌면 미드의 영향이기도 한 것 같고…)

빌 헤이스(Bill Hayes, 1961~)는 9.95달러의 할인가의 유혹에 빠져 “그레이 아나토미”를 사게 되는데 표지를 장식한 한 남자의 옆 얼굴이 ‘어울리지 않게 아름답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책을 쓴 사람이 누구일지 의문을 갖게 되고 여러 방법으로 ‘헨리 그레이’에 대해 찾아보지만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에 호기심을 느껴 이 해부학자의 삶을 추적하는 한편 본인도 헨리 그레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해부학을 수련하게 됩니다.


“해부학자(빌 헤이스 저, 양병찬 역, 알마)”는 저자 본인이 책을 저술하기 위해 해부학을 수련하는 과정, 현대에까지 영향을 주는 위대한 해부학자의 삶을 추적하고 헨리 반다이크 카터의 일기와 편지를 통해 복원하는 과정, 그리고 헨리 그레이와 헨리 반다이크 카터의 삶을 넘나들며 교차하여 보여주는 전기 작품입니다. 그러기에 이 책을 읽다 보면 에세이, 전기, 의학사, 해부학 등 서로 다른 종류의 책을 읽는 듯한 특이한 느낌을 줍니다. 이 책은 “그레이 아나토미”라는 위대한 의학서가 탄생하는 이야기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저자의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위대한 해부학자의 삶을 복원해 나가는 과정이 특히 경이로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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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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