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 일은 될 대로 되라지! LL 시리즈
미야우치 유스케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일반적으로 SF라 하면 많은 분들이 스페이스 오페라를 언뜻 떠올릴 텐데, 사실 SF소설의 범위는 시간여행, 포스트 아포칼립스, 사이버 펑크, 스팀 펑크 등 정말 넓습니다. 그 중 고개를 갸웃거릴만한 하위 장르로는 대체역사 (Alternate history)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결정적인 역사적 사건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진행되었다면 과연 세계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에 대해 다루는 장르입니다. 유명한 작품으로는 “높은 성의 사내(필립 K. 딕 著, 남명성 譯, 폴라북스)“, “비잔티움의 첩자(해리 퍼플도브 著, 김상훈 譯, 행복한책읽기)“, “시녀 이야기(마거릿 애트우드 著, 김선형 譯, 황금가지)“, “증언들(마거릿 애트우드 著, 김선형 譯, 황금가지)“, “쌀과 소금의 시대(킴 스탠리 로빈슨 著, 박종윤 譯, 열림원)“, “롱 워크(스티븐 킹 著, 송경아 譯, 황금가지)“, “유대인 경찰연합(마이클 셰이본 著, 김효설 譯, 중앙북스)“, “파반(키스 로버츠 著, 김미정 譯, 사람과책)“, “당신들의 조국(로버트 해리스 著, 김홍래 譯, RHK)“, “비명을 찾아서(복거일 著, 문학과지성사)“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르를 SF의 하위 장르로 포함하는 이유는 바로 현재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지 않고 과학 기술이나 체제, 사상, 역사를 보다 발전시키거나 아니면 방향성을 틀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룬 사변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나중 일은 될 대로 되라지! (미야우치 유스케 著, 김아영 譯, 황금가지)”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무려 제 49회 성운상 수상작인데 중앙아시아의 아랄해에 건국된 가상의 국가 아랄스탄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를 다룬 대체역사 장르입니다. 실제 아랄해는 소련이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아랄해에 유입되는 강에 거대한 댐을 쌓고 난 다음 아랄해는 지금까지 그 크기가 꾸준히 줄어들어 사막화가 되어버리고 현재 호수 면적은 과거의 5~10% 수준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림 출처 : 위키피디아

생태계는 거의 소멸되어버려 ‘20세기 최대의 환경 파괴’이라 불리우는 척박한 환경에서 ‘최초의 7인’이 ‘아랄스탄’을 건국합니다. 하지만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주변국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 위태롭게 국권을 지켜 나가던 중 대통령이 암살되고 반체제 테러 단체인 AIM (아랄스탄 이슬람 운동)의 공격에 의회를 비롯한 국가 지도부는 모두 도망가버린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엘리트 양성소로 변모한 하렘의 여인들이 국가를 이끌어가야 하는 책무를 떠맡게 되는데, 정권 인수 작업을 하거나 정신차릴 겨를도 없이 AIM의 기습을 처리해야 하고 그 와중에 우즈베키스탄은 아랄스탄의 유전을 점령하는데…

작중 중동이나 중앙아시아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로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특히 아랄스탄에 대한 설정은 이 작품이 대체 역사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실제 있는 나라에 대한 그것처럼 매우 상세하고 그럴 듯하여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초중반부의 엄청난 설정과 긴박한 이야기에 비해 중반 이후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긴 하지만 이 작품이 전체 시리즈의 프롤로그로 본다면 큰 문제는 아닙니다. 특히 이러한 설정을 단 한 작품으로 끝낸다면 엄청난 낭비이므로 반드시 시리즈로 출간되어야 할 작품으로 후속작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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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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