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빛 하늘 아래
마크 설리번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의철학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인류사에는 많은 불행한 사건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 제2차 세계 대전은 7천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인류사 최악의 전쟁으로 남아 있습니다. 더구나 파시스트들에 의한 국가 주도 집단 학살(홀로코스트, 731부대 등)로 인해 드물게도 선악 구도를 분명하게 나눌 수 있는 전쟁이기도 합니다. 간명하게 선악을 나눌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제2차 세계 대전은 소설,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 많이 다뤄졌습니다. 하지만 추축국 중 이탈리아는 나찌 독일이나 일제에 비해 생각보다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당시 이탈리아군은 놀림을 받을 정도로 약체이기도 하였지만 무솔리니의 실각 이후 연합국과 가장 먼저 휴전하고 오히려 연합국에 가입하였기에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가장 치열하였던 연합군과 나찌 독일 간의 전투에서는 한발 비켜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 2차 세계 대전 중의 이탈리아는 “잊힌 전선(Forgotten Front)”라 불리웁니다. 하지만 나찌 치하에서 14만명의 이탈리아인이 죽었으며, 이탈리아 전선에서 6만명의 군인이 전사하였습니다. 전쟁의 참화와 나찌의 만행으로 인해 수십만명의 인명이 사라져버린 역사적 사실을 잊혀진 역사라 생각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마크 설리반은 잊힌 전선의 조용한 영웅을 10여년의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진홍빛 하늘 아래”라는 작품으로 살려냈습니다. 주세페 “피노” 렐리라는 소년을 통해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일어난 전쟁의 풍경과 함께 자신과 가족이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 살아남기 위한 용기, 보편적 인간애에 대한 헌신, 죽은 자에 대한 죄책감, 일상에 대한 갈망,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대작이지만 시간순으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쌓아 올리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서사 구조로 되어 있어 쉽게 읽히면서도 몰입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또한 전쟁과 폭격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민간인들의 고통이나 알프스를 통한 유대인의 탈출 장면에 대한 시각적인 묘사는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생합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Ps.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주연으로 내정된 톰 홀랜드가 피노 역에 참 잘 맞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키는 빼구요) 책을 읽는 내내 톰 홀랜드의 모습이 피노에 겹쳐 보였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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