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 플라스틱 먹는 애벌레부터 별을 사랑한 쇠똥구리 까지 우리가 몰랐던 곤충의 모든 것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지음, 조은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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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서 가장 먼저 목축을 시작한 동물은 OO이다. “


“지구에서 가장 먼저 농경을 시작한 동물은 OO이다. “


“지구에서 가장 먼저 건축 활동을 시작한 동물은 OO이다. “


“지구에서 가장 먼저 하늘을 날아다닌 동물은 OO이다. “


“지구에서 가장 많은 종분류를 가지고 있는 동물은 OO이다. “


정답은 무엇일까요?


OO에 해당하는 동물은 바로 곤충입니다. 진딧물을 사육하고 농사까지 짓는 개미들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매우 신기해 합니다. 새나 박쥐는 하늘을 날기 위해 앞다리를 희생했지만 곤충은 6개의 다리를 온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죠. 더구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 종의 3/4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곤충입니다. 곤충은 지구의 생태계에 등장한 이래 가장 성공한 생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이 생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내용이 사실 별로 없습니다. 아니, 곤충이라 하면 한낱 미물로 여기고 배척하는 경우가 더 많죠. 물론 바퀴벌레, 모기, 파리 등 인간에게 큰 해를 끼치는 해충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곤충 역시 생태계를 구성하는,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구성원 중의 하나입니다. 곤충이 멸종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혹자는 벌이 멸종하면 몇 년 이내에 인간 역시 같이 멸종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예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앞서도 이야기해듯이 농경, 목축, 건축까지 해내는 고도로 사회화된 생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역사는 인간의 그것보다 훨씬 오래되었지요. 이렇게 본다면 지구는 인류의 행성이 아니라 오히려 곤충의 행성이라는 말이 더 부합할 정도입니다.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著, 웅진지식하우스)의 원제가 바로 “곤충 행성 (Insektenes Planet)”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느낀 점은 “쉽고 재미있다”입니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모든 대중 과학서 중에서 가장 읽기 쉬운 책 중 하나라 해도 무방합니다. 저자는 곤충이라는 생물이 언제 출현했고, 어떻게 번성해왔으며 얼마나 다종하고 다양한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또한 머리, 가슴, 배를 가진 곤충의 해부학적인 특징,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특이한 번식 행태(마트료시카 인형과 같다고 묘사한 진딧물의 번식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완전변태와 불완전변태로 구분되는 곤충의 한살이, 먹느냐 먹히느냐의 숨막히도록 긴장되는 먹이사슬,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식물과의 공진화, 곤충이 생태계에서 가지고 있는 역할 등을 저자의 곤충에 대한 애정 어린 시각과 쉬운 언어로 설명해 놓아 매우 읽기 쉽습니다. 




그리고 책 뒷부분 5개 장에서는 식량으로서의 가능성과 산업에서의 쓰임새, 생체 모방 등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곤충이 없다면 농업도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농업에서의 열매를 맺기 위해 필요한 수정은 곤충의 역할이 절대적이죠.)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고 워낙 쉽게 쓰여 있기 때문에 2시간 정도로 독파할 수 있을 뿐더러 곤충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수 있어 매우 훌륭한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Ps. 이 책과 함께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갈로아 著, 한빛비즈)”와 같이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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