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멸사회 ㅣ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0
심너울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ㅇ 리뷰

현실에서의 익숙한 부조리를 극단화하여 보여줌으로써 그 상황을 낯설게 하여 현실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게 하는 것은 SF의 많은 미덕 중의 하나이다. 이번에 읽은 심너울 작가의 “소멸사회”(그래비티북스)는 그 미덕을 잘 나타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IMF 이후 사회는 양 극단으로 극명하게 벌어진 사회 계층의 양극화, 이로 인해 기회마저 얻지 못하여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n포 세대, 저출산으로 인해 사회의 활력이 저하되고 있으며, 클릭수 경쟁에만 매몰된 언론에다 최근의 AI의 발달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는 등의 매우 방대한 현실의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AI의 발달로 인해 자본주의를 지탱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입한 제한적인 기본소득,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보트 피플, 삶에 미련을 가지지 못한 자들을 위한 조력 자살 지원 프로그램 등이 보편화된 약 30년 후의 매우 개연성 있으면서도 암울한 세계관을 가진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러한 세계관 내에서 사회의 구성원이 모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노랑”, 사회에 일어나는 일을 취재하여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어하는 “하수영”, 미래에 대한 꿈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인해 접어버린 “심민수” 등 세 젊은이가 만들어내는 이 이야기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마치 지금의 현실을 보고 있는 듯한 기시감을 준다. 또한 마치 지금의 대한민국과 같이 그들은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바꾸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며 작품은 끝을 맺고 있다. (마지막 그들의 도전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었을까? 작가는 약간의 희망 섞인 상황을 던져 주었지만 명확한 답을 주고 있지 않다.)

중반 이후 이야기의 밀도가 급격히 떨어져 중편 정도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현실의 젊은이와 기회, 그리고 공정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독서가 되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심너울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 장르소설
# 소멸사회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ps. 그렇지만 다른 그래비티북스의 SF는 직접 구매한 책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