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퇴원후 정말 오랜만에 다섯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니
아이들 모두 신이 났다.
"근데, 엄마 무슨 수술하신거에요?"
"엄마 담낭 제거하신거잖아~"
큰아이가 내 대답을 가로채며 설명한다.
"우리 소화액이 담낭에 보관이 되어있는거야. 엄마는 그걸 제거해서
잘 못드시는거고.. 지금처럼 죽드셔야해.."
"담낭이 뭔데?"
"쓸개잖아~ 이젠 엄마는 쓸개가 없는거지~근데 쓸개는 없어도 된데. 간이 그 역활을 해서.."
우와~ 별걸 다 안다. 이녀석..
옆지기는 이런 지식을 알고 있는 큰아이가 신기하고 자랑스럽기만 한가보다.
계속 물어보고
"엄마, 그래서 전 커서 의사가 될래요. 그래서 엄마,아빠 아프시지않게 해드릴게요."
밥먹는 내내 지식을 뽐낸 큰아이에게 어떻게 이렇게 잘아냐고 물으니
역시나 "책"이였다.
5학년이 되는 린이는
이제 내 책까지 마구마구 읽기 시작했다.
두께상관없이 글자크기상관없이.. 마구마구 읽는다.
오늘은 내게 놀란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엄마는 무척 빨리 읽는 거같아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앙? 너도 책을 읽다보면 그리 될거다~
표지가 무척 재미나다.
나보다 큰아이가 더 흥미로워한다.
오마낫. 저자가 "원호섭"이다.
다 읽고 나서야 저자가 한국인라 놀랬다.
그러고는 바로 왜? 한국인은 과학을 이렇게 재미나게 쓰면 안돼! 라고 나 스스로를 나무랬다.
부끄러웠다.
예전에는 과학이라면 조금 어려운 학문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하지만 매달 과학동아를 몇년째 보고 있는 린이를 보면
빅뱅이론이 무엇인지, 관성의 법칙이나 목성 주변의 위성이름 정도는 줄줄 나온다.
지구내부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지구에서 제일 높은 산은 마우나케아산이라는
들어도 못본 이름을 외우고 있는거 보면 책의 힘은 대단하다란 생각을 절로 하게된다.
좋은 책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은 부모의 역할이겠지?
그래서 카시오페아의 <과학, 그거 어디에 써먹나요?>는 함께 읽었다.
같이 있었는데 단어습득력이 나보다 빠르다.
엄마가... 수술하느라 수면마취해서 그래.. 마취가 안깨서 그런걸꺼야...

<과학, 그거 어디에 써먹는 거에요?>에서
참 재미나게 읽은 "신문에 실리지 않은 취재노트"부분이에요.
"미안하다, 아들아. 네가 대학에 떨어진 것은 엄마 때문이다. 자식 머리는
엄마 닮는다더라."
찾아보니 이 말은 외신 기자의 오버때문에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1996년 7월 의학학술지 <랜시>에 호주
헌터유전학연구소연구진의 논문이 발표됐다.
연구진은 지적 장애가 있는 10가족의 가계도를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지능과 관련된 유전자가 X염색체에 존재할 가능성이 크며 지능지수의
차이는
남자쪽 변이가 크다고 밝혔다.
즉, 지능 유전자는 모계로 유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10가족의 가계도를 조사했을 뿐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는
대부분 해석이나 분선인 경우가 많은 논문이었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자극적으로 포장됐다.
또 다른 뇌에 대한 속설은 좌뇌형, 우뇌형 인간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학원 강사들은 "죄뇌. 우뇌로 구분해 학생들을 가르치면
효과적"이라며
학부모를 유인한다. 절대 속아서는 안된다.
재미있어~재미있어~


오호~ 자연분만 아이가 면연력이 높구나..
과학이라는 어려운 느낌의 책이 아니라
상식을 접하고, 잘못된 상식들을 바로 잡아주는 책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재미있는 주제이다.
아무래도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이야기들이기 그런가보다.
<과학, 그거 어디에 써먹나요?>는 다섯 PART로 나누어져있다.
PART1. 일상을 지배하는 지금 이순간의 과학
PART2. 우리는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PART3. 과학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진다.
PART4.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들
PART5. 세상이 바뀌면 과학도 변한다.
참고문헌까지 379페이지에 이르는 제법 두꺼운 책이다.
들고있기 무거운 단점을 제외하고는
단숨에 읽을 수 있고, 재미지고 유익한 책이다.
책은 말한다.
"당신의 생각보다 더 많은 과학이 당신의 삶 속에 존재한다."라고.
그래서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우리의 삶속에 어떤 과학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