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좋아하는 남편과 큰아이때문에
어디를 놀러가도 항상 그 지역 박물관을 꼭 다녀오곤합니다.
그러다가 아예 역사테마를 주제로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요.
그런데 박물관을 갈 때마다 항상 궁금했던게
어떻게 "예전 모습 그대로"있을까 궁금했어요.
그 궁금증을 예림당의 <보존과학의 비밀>을 읽으면서 해결했답니다.

우리가 보는 우리 문화재들은 모두 이상할만큼 말끔하고 정갈한 모습이에요.
그게 당연한건 줄로만 알고 있었다니. 조금도 의심을 갖지않고 보고 지나쳤다는게 부끄러워요.
조선시대 초상화도 보존이 잘되었다고만 생각했답니다.

<보존과학의 비밀>에서는
1장. 그림 속 숨은 비밀을 찾아라.
2장. 깨진 조각에 새 생명을 주다.
3장. 과연 이 모든게 황금일까?
4장. 깎고 다듬는 것도 중요하지만
5장. 벌레와 습기의 공격을 피해라
오랜세월 땅 속에 묻혀 있던 문화재들. 오랜세월 바람에 깎인 성곽이나 궁궐들,
<보존과학>은 바로 이렇게 아프거나 상처가 난 문화재들을 연구하고, 치료하고,
대대적인 수술까지 하여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을 말합니다.
더 나아가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예방하여 지키는 것까지도요.
3년전에 경주에 다녀온 적이 있었어요.
석굴암을 보러 갔었는데,
일제 강점기때 일본이 잘 알지 못하고 건드려서
천년이상 버텨 냈던 유물이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입고 만 것을 보고 왔었어요.
일본이 시멘트로 새지붕을 덮어서 그런 실수가 생긴거였다고 해요.
일본이 일부러 망가뜨리려고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니
유물을 제대로 복원했으면 좋았을거라는 아쉬움은 많이 남았어요.

현재 보존과학 분야에 가장 앞서가는 나라는 이탈리아라고 합니다.
중세의 유적중 <피사의 사탑>이 조금씩 기울기 시작하면서
대대적인 보존처리를 시작해 11년에 걸쳐 꼼꼼하고 정밀하게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약 300년 동안 지금의 기울기 각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해요.
<보존과학>의 중요성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였습니다.

'최치원초상화'의 원본에는 없는 그림들이 x선 촬영본에는 나타났어요.
그림보고 정말 무척 놀랬었답니다.
어떻게 원본에는 안보이는 그림이 x선으로 보일까? 왜 덧그려진 것일까?
현대의 보존과학의 기술이 없었다면 초상화 속에 숨은 비밀을 밝혀내지 못했을거에요.

발굴당시에도 형태가 알아볼 수 있는 '말 탄 사람 토기'에요.
2,3번 사진은 나무젓가락과 성냥개비를 이용해 임시 복원한 모습이에요.
사진을 한참동안 보게 되더라고요.
발굴된 조각들을 바탕으로 접착제와 성냥,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응급 수술을 했고
그 상태로 수십 년을 보내게 되다가 사용했던 접착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흘러내리기 시작했데요.
그래서 발견 당시처럼 토기를 완전히 해체한 후 처음부터 다시 복원했다고 합니다.

유물을 복원하는 여러가지 방법들과 보존과학자들의 노력에 감탄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책이에요.
그동안 박물관에서 보았던 유물들이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복원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5학년인 큰아이는 재미나게 읽었는데 어린 여덟살 막내는 아직 읽지 못했어요.
다음에 박물관 가면 저랑 큰아이가 어떻게 복원이 되었는지 가족들에게 상세히 알려줘야겠어요.
보존과학자..라는 새로운 직업도 알게 되었어요.
큰애는 <보존과학의 비밀>을 읽더니 보존과학자가 되고싶다는 군요.
책 중간중간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우리 아이도 아는 만큼 보내요.
보존과학자라는걸 아는 순간! 보존과학자가 된다고 하는걸 보니말이에요.
초등3학년이상. 유물이나 역사를 좋아하는 친구들.
그리고 어른들도,
생소하지만 꼭 알아야하는 <보존과학>분야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예림당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