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밝은미래>
제법 두툼한 책과 책 소개의 글을 보고 어떤 책일지 무척 궁금했어요.
이렇게 두툼한 책이어도 중간중간 그림이 있을 법한데 그림도 없고,
스포일러를 할 수 없어 책 소개에 제약이 있다는 소개 글.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이리 조심스러운 걸까..
좀 더 찾아보니 주인공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고 있다는데
PTSD가 왜 생겼는지에 대한 것이 책 속 반전이라 소개할 수가 없었다고 해요.
<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를 다 읽고 나서
어떻게 책을 소개해야 할지, 저 또한 주인공의 PTSD의 원인을 밝히지 말아야 하나
살짝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다 보니 만약 제 옆에 '사이먼 오키프'가 있다면 안아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런 나의 호의는 아이에게 불편한 관심에 불과하겠구나 깨달았습니다.
아이가 아주 어릴 적, 머리숱이 유난히도 없던 둘째를 데리고 나가면
너도나도.. 왜 그리 관심이 많으신지...
앤 왜 이렇게 머리숱이 없어요.. 어머! 아이 머리가 왜 이래요..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싫었고 그런 관심이 불편하고 가끔 화가 나서
아예 나갈 때마다 모자를 씌었답니다.
지금은 세 아들 중 머리숱이 제일 많아 괜히 걱정했다 싶지만
그때의 관심들은 저나 아이에게 여전히 불편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셋째를 낳고 아들 셋을 데리고 다니니 이번에는 엄마 힘들겠다는 소리를 하루에도 몇 번씩...
학교도 입학하기도 전, 아주 어렸던 큰아이가 하루는 제게 와서 울먹이며
"엄마, 저희 때문에 많이 힘드세요?"라고 묻더라고요.
제발!! 우리는 하나도 힘들지 않으니 그런 말씀 좀 마세요!라고 소리치고 싶었어요.
그래서인지 세 아들이 굉장히 얌전하게 잘 자라준 것도 있는 듯해요.
큰아이가 항상 밖에 나가서 엄마 힘들단 소리 듣게 하지 말자라고 동생들을 가르쳤었거든요.
<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는 제가 겪었던 주변의 관심보다
몇 배 아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고통스러운 관심에 힘들어하는 '사이먼 오키프'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랍니다.
하지만 힘든 관계 속에서도 사이먼의 가족들과 가까운 친구들이
사이먼을 배래하고 이해하는 방법들이 무척 따뜻하고 소중하게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