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 - 내려놓음의 마음 공부 고요하고 단단하게
권민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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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조용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_법정스님_리텍콘텐츠

세상은 늘 소란스럽다. 그러나 훌륭한 책은 깊은 숲속의 옹달샘처럼 고요함을 전한다. 법정 스님의 말씀은 조용히 스며들어 내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 준다.

표지는 숲의 숨결을 닮아 단순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차분한 색감은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소란을 덜어내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힘을 지닌다. 넉넉한 여백은 독자가 스스로 사유할 공간을 마련해 주며, 묵직한 활자의 배치와 절제된 디자인은 책 속에 담긴 훌륭한 내용을 기대하게 한다.

법정 스님은 1932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1954년 효봉 선사를 은사로 출가한 뒤 송광사 불일암에서 수행하며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대표적 수행승이자 수필가이다. 1976년 무소유를 출간해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1994년에는 시민운동 ‘맑고 향기롭게’를 주창하며 생명과 환경, 청빈의 가치를 강조했다. 2010년 길상사에서 입적하기까지 그의 삶과 말씀은 시대의 양심으로 남아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리텍콘텐츠에서 출간된 이 책은 요즘 젊은 세대도 공감하며 읽을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분량이 간결해 필요한 내용을 골라 읽을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이런 방식의 책이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삶을 살기에 경험하는 감정도 다양하다. 그중 하나의 고민을 안고 이 책을 펼친다면, 마치 포근한 기운이 나를 감싸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법정 스님의 대표 저서, 강연, 법문, 법회 발언을 종합해 엮은 어록집이라 할 수 있다. ‘내려놓음의 마음공부’란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정리하며 내면을 단단히 세우는 법을 배우게 한다. 나 역시 예민함이라는 고민을 이 책을 통해 정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당장 무언가가 달라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면의 무의식은 배움과 깨달음을 통해 언젠가 의식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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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제국 쇠망사 - 우리는 왜 멸종할 수밖에 없는가
헨리 지 지음, 조은영 옮김 / 까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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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인간 제국 쇠망사_헨리 지_까치

요즘 전 세계가 시끄럽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기름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전쟁 중이라는 것이다.

정말 이 책의 제목처럼 인간 제국이 쇠망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더 극적으로 말하자면, 이란이나 다른 나라가 핵폭탄이라도 사용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런 시국에 출간된 헨리 지 작가의 《인간 제국 쇠망사》는 나에게 깊은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그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시니어 에디터이며, 《지구 생명의 (아주) 짧은 역사》로 2022년 영국 왕립학회 과학도서상을 받았다. 그 외에도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고, 텔레비전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책을 손에 들면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느낌이 다가온다. 표지는 깊은 색조로 채워져 있어 마치 황혼에 잠긴 제국의 마지막 순간을 연상케 한다. 제목은 굵고 단단한 서체로 새겨져 있는데, 그 자체가 하나의 선언처럼 느껴진다.

정말 인류는 멸종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 책은 강력하게 주장한다. 인류는 다른 모든 종처럼 결국 멸종할 수밖에 없으며,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미국으로 인해 전 세계가 긴장 상황에 놓여 있지만, 나는 방 안에서 편하게 컴퓨터를 하며 이 글을 쓰고 있지 않은가.

저자가 주장하는 근거는 이렇다. 인류 집단 규모가 줄어들면 질병과 재난에 취약해지고, 진화 과정에서 가까운 종들을 모두 잃은 인류는 점점 고립된다는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다. 특히 그는 로마 제국의 쇠망을 현재 인류와 연결하는 비유를 전개한다. 다소 아쉬운 점은 과학적 데이터보다는 스토리텔링과 경고 메시지에 무게를 두었다는 것이다. 결국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야기의 흥미는 충분히 살아 있고, 지금도 인류는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멸망의 기운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말도 안 되는 주장 같으면서도 읽다 보면 빠져드는 이 책을 다양한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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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스토리보드북
박찬욱 지음, 이윤호 그림 / 을유문화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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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어쩔 수가 없다 스토리보드 북_을유문화사

속된 말로 정말 대단한 책이 나왔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 수가 없다>의 스토리보드 북이 공식적으로 출간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한국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최종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예비후보에 선정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본다.

박찬욱 감독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영화계에 입문했다. 1992년 첫 장편 <달은… 해가 꾸는 꿈>으로 데뷔했지만, 대중적 성공은 <공동경비구역 JSA>(2000)에서 찾아왔다. 이후 ‘복수 3부작’,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축했다.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감독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거장으로 자리매김했고, 2026년에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었다.

이 영화의 스토리보드를 그린 이윤호 작가는 호남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콘티브라더스’에서 스토리보드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여러 상업 장편 영화의 스토리보드 작업을 맡으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박찬욱 감독의 2025년 영화 <어쩔 수가 없다>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공식 자료집이다.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각본을 영상으로 옮기는 과정을 영화보다 더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기록이다. 처음에는 대본과 그림이 동시에 있어 흐름이 끊길까 걱정했지만, 실제로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대사를 읽고 그림을 빠르게 확인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이해하면 훨씬 매끄럽게 읽을 수 있다.

스토리보드의 매력은 단순히 대본의 내용을 넘어 카메라 앵글과 연출 의도까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시나리오 작가나 영화 연출을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이 책 <어쩔 수가 없다 스토리보드 북>을 영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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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역사 - 마음과 행동의 작동 방식을 탐구하다
니키 헤이즈 지음, 최호영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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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심리학의 역사_니키 헤이즈_소소의 책

심리학은 일상생활에서뿐만 아니라 학교나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다루는 학문이다. 하지만 이 학문의 역사가 어떻게 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심리학에 입문하는 독자에게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무려 하드커버 양장본에 387페이지나 되는 분량은 두툼하고도 묵직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리고 표지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인간 마음의 여정을 상징하는 문처럼 느껴진다. 차분한 색조와 절제된 디자인,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하다.

저자 니키 헤이즈는 영국의 심리학자이자, 작가, 리즈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심리학 교사들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1997년에는 영국 심리 학회에서 수영하는 상을 받았다. 2년간 영구 심리학 회장을 지냈으며 스물다섯 권이 넘는 책을 썼다. 현재에도 심리학 잡지와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일단 책이 잘 읽힌다. 물론 내용 전체가 쉽다곤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심리학의 근원이 어떻게 되는지 역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심리학은 허황된 상징이나 말로만 떠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을 분석하면서 과학적으로 파고드는 체계적인 학문이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각적 이해에도 도움을 주는 삽화나 사진이 수록되었다면 더욱 다양한 재미를 느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우려와는 다르게 문장과 단어가 쉽고 유려해서 잘 읽혔다.

심리학은 이론과 실험의 집합체였다. 사회적이며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입문자로 하여금 의미 있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끈다. 심리학의 기원과 주요 학파와 이론, 그리고 실험 사례까지 든다.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스키너의 강화 실험, 밀그램의 권위 실험’ 등을 통해 심리학적 발견을 이루는 점은 대단했다.

이런 것들을 봐도 심리학은 사회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발전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 조직 관리나 인공지능, 일상생활에서 심리학이라는 것이 어떻게 또 활용되는지 이 책을 진지하게 읽어본다면 도움이 되기에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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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대도둑과 세기의 탈주극
솔레다드 로메로 지음, 훌리오 안토니오 블라스코 그림,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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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전설의 대도둑과 세기의 탈주극_솔레다드 로메로 마리뇨 외 1명_ AK 트라비아 북스

“역사 속 도둑들은 단순한 범죄자일까, 아니면 시대의 초상을 비추는 인물일까?”

역사책은 늘 딱딱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범죄와 탈주극을 현실감 있게 만화로 보여주며 나에게 여러 가지 깨달음을 주었다.

책을 손에 들면 먼저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짙은 색조 위에 선명하게 그려진 삽화는 마치 고전미가 넘치는 매력이 있다. 마치 도둑과 탈주극의 긴장감을 전하는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는 단순한 만화책이 아니라 예술 그 자체였다.

이 책의 글을 쓴 작가 솔레다드 로메로 마리뇨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ㅗ났다. 광고 디자이너, 크리에이터로 10년 이상을 일했고 지금은 스스로 출판사를 세워서 다양한 책을 간행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도 만들고 있다.

그림을 그린 훌리오 안토니오 블라스코는 15년 전부터 일러스트레이터,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과 성인들을 위한 일러스트를 그리며, 재단, 미술관, 와이너리 등의 그래픽 디자인, 전시회 디자인, 오디오 비주얼, 광고 등을 담당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하드커버 양장본으로 더 고급스럽게 나왔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도 수준이 있었고 무엇보다 세기의 탈주극을 극화로 그려서 흥미를 돋우었다. 그중에는 2012년에 발생했던 한국인의 탈주 극도 있어서 K-POP의 저력을 순간적으로 느꼈다. 물론 순전히 개인적인 판단에서 였지만 그만큼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사실 뉴스에서조차 들어보지 못했던 사건이었다. 또 다른 면에서 보자면 한국에 이 책이 발간되면서 한국 독자를 위한 특별한 선물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목차부터가 독특했다. 각 사건마다 마치 ‘섬네일’ 보여 주듯 작은 그림이 있고 큼직한 제목과 함께 내용 요약을 한다. 첫 사건은 대낮에 벌어진 루브르 미술관에서 모나리자가 사라진 사건이다.

이 책은 단순히 범죄와 탈주극을 그린 게 아니라 시대의 불평등에 대해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유에 대한 갈망을 드러낸다. 어쩌면 인간 본성이기도 하며 독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더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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