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디탄
사철생 지음, 박지민 옮김 / 율리시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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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나와 디탄_사철생_율리시즈


삶과 죽음. 그 사이를 걷는 사람. 그것이 인생일까.
나와 디탄을 읽으며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작가 사철생이 15년 동안 사색하며 오고갔던 디탄 공원의 정경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특별한 위로를 받거나 슬픈 상황을 보며 깊게 공감했다거나 절망적인 그의 인생을 보며 마음이 애잔했지만 그럼 에도 뭔가 잔잔했다. 디탄 공원에 내가 있는 기분이었다. 그곳에서 명상을 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죽음이란 건 누구나 알지만 인간의 운명이다. 그런데 작가 사철생은 죽음 앞에서 단단해 보였다. 젊음을 꽃피울 나이에 반신불수가 된 그의 인생. 그리고 일찍 찾아온 어머니의 죽음. 심각한 병마가 세번이나 찾아왔다. 그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 볼 순 없지만 웬지 모를 담담함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 책엔 그가 장애를 이겨내고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하던 원동력이 글쓰기였다고 한다. 한 친구는 그를 기다리는 무의식의 훌륭한 글들이 세상에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런 삶의 이유는 내게 깊은 공감을 주었다. 안그래도 좋지 않은 평가로 거의 절필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위로받았다. 
어머니의 죽음을 눈 앞에서 보고 있는 자식의 마음은 어떨까. 청년 사철생은 밖에 나가자던 어머니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준다. 장애때문에 극단적이고 방어적이었던 태도를 고치고. 
하지만 어머니는 자식 모르게 뒤에서 병으로 고통 받고 있었다. 그렇게 생의 마지막 순간을 자식이랑 보내며 대화를 나누다, 차마 하던 말을 끊내지 못하고 잠시 나갔다가 온다던 어머니는 돌아오지 못했다. 밖에 나가서 피토를 하고 쓰러져 실려갔다. 
그러곤 사철생과 여동생에게 마지막 말을 끝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나는 문득 엄마 생각이 났다. 지금도 많이 아프신데.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순간이었다. 

산문집이었지만 각각의 상황들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특히 사철생이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겪은 일화인데, 40대 남녀가 결혼을 앞둔 시기에 남자가 병에 걸렸다. 병상에 누워 있는 남자. 여자는 먼거리를 오가며 병간호를 하고. 남자는 헤어지자고 강하게 얘기하지만 진실은 그게 아니었다. 여자도 그 마음을 알면서도 어쩌질 못하는 마음. 특히 서로가 없을 때 혼잣말 하는 모습을 사철생이 보며 서로에게 전달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던 모습은 애절했다. 결국은 헤어지게 되었다지만.

책의 후반으로 가면 사철생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은 디탄에서의 감정들을 다시 회상하며 마무리 된다. 평범하면서도 감성이 묻어난 문장. 거기에 깨달음이 있는 삶의 모습들. 잔잔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좋았고 어쩌면 그것이 이 책의 가치를 있게하는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했다. 억지스러운 꾸밈도 없이 사람의 마음을 애잔하게 하는 감동은 그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했고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다. 세상은 그럼 에도 살만한 가치가 있기에. 칼 루이으를 동경하고 숭배한다던 사철생은 정말 칼 루이스가 되었다. 그가 전하는 삶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의 심금을 울릴 것이며 보석처럼 빛날 것이다.


p11
사람이 태어난 일은 논쟁으로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이 준 그냥 한 가지가 사실일 뿐이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이 생명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줄 때, 이미 그에 따른 결과도 준비해두었다. 때문에 죽음은 급하게 바란다고 이루어질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반드시 오게 되는 기념일이다.

p62
벽을 보고 누워 있는 내 옆에 왕주임이 앉았다. 한동안 가만히 있더니 말을 했다. 
"책을 읽으렴. 너 독너 좋아하잖니? 사람은 하루라도 헌되이 살면 안 돼. 앞으로 일을 하게 되면 바빠서 시간이 없을 거란다. 그때는 지금 이 순간을 헌되이 보낸 걸 후회할지도 몰라."
그때 그 말이 죽고 싶은 마음을 없애주지는 못했지만, 나는 평생 이 말을 새겼다.

p83
사람은 때로 혼자 조용히 생각할 때가 필요하고, 때로는 슬픔도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대상이 된다.

p130
우리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자기 관점으로 다른 이의 사랑을 간섭하는 행위는 모두 다 역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나와디탄#사철생#율리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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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명
민강 지음 / 좋은땅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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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혈명_민강_좋은땅

작가님의 친필 사인본은 특별했습니다. 독자를 위해 펜을 꺼내들고 직접 사인을 하면서 제 이름을 적으시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거기다 날짜까지 쓰며 마무리를 지으면 뭔가 인간미가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혈명'이라는 제목에서 뭔가 삼국지의 '도원결의'처럼 사명감이 있고 남성적인 강인함이 와닿았습니다. 검은색 배경의 표지 또한 묵직함이 있었어요. 

저는 역사 소설만 보면 유명 영화를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세종과 태종의 갈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관계적 참극을 그린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좀 달랐어요. 저는 시나리오를 공부하고 있는데 본능적으로 1막과 첫번째 사건을 찾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습니다. 언제 사건이 터지나 그것만 기다렸었거든요. 스릴러나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아니면 멜로나 로맨스일까, 라는 걸 파악하려고 했습니다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정통 역사 소설이었죠. 초반 부분을 보며 권모술수를 통한 피터지는 장면보다는 태종과 세종의 시대에서 비롯되는 심리 갈등이 주요 쟁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시대엔 왕의 절대 권력이 지배적이었더라고요. 왕의 한마디에 신하들은 긴장을 하고 수그리며 무엇을 얘기하려는 것인가 추측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이미 신하의 잘못을 알고있으면서 떠보는 경우도 있고 그러면서 들춰 낸 뒤에 죄를 묻거나 모른척 다음을 위해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 각의 장을 볼 때 단편집같기도 하면서 연작소설 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소설의 특이점은 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에서 나아가 신하들의 시점에서 세부적인 갈등을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배경설명이나 장황한 서술없이 인물들간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어내셨어요. 그리고 역사적 사실들 또한 예상한 것보다 훨씬 사실적이어서 놀랬네요. 시대적 단어들과 대사들이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웠어요. 공부를 참 많이 하셨고 집필에 심혈을 기울이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소설이 자료 조사를 잘 하지 않으면 글 전체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더라고요. 괜히 생각 이상으로 예리하고 작품 분석에 대한 태도가 냉정해졌습니다. 물론 저는 유명 작가도 아니고 독자로서 작가님의 작품을 읽었지만 훌륭했습니다. 다만 다큐멘터리적 관점에서 더 나아가 상업적 재미를 더했으면 훨씬 긴장되고 흥미로웠을 것 같습니다. 소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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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계단 스토리콜렉터 93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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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계단‘ 은 적극 추천해주고 싶네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소설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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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계단 스토리콜렉터 93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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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구부러진 계단_딘 쿤츠_북로드

오랫만에 제대로 된 스릴러를 읽네요. 역시 스티븐 킹이랑 비견 될 만한 대가네요. 초반부터 휘몰아치는 서스펜스적 구성이 끝내줍니다. 탄탄한 전개, 개연성있는 구성. 매력적인 인물들. 그냥 감탄하게 되네요. 
그간 다른 스릴러 소설을 읽으며 실망을 많이 했지만, 이건 마치 "상업 스릴러 소설은 이렇게 쓰는거야, 얘들아!" 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문장에서부터 섬세함이 있습니다. 오감을 자극하는 표현과 실제적인 디테일이 있는 배경 장소의 설명. 자동차의 브랜드까지 알 수 있는 상세함은 사실적으로 다가왔으며 딘 쿤츠라는 작가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머릿 속에 영상화가 잘 되더라고요. 사실 이부분을 잘 쓰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서술이 과하다보면 전개의 속도가 느려져서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초반 두가지 시점이 교차하는데 상황설명을 잘 하면서도 극적 긴장감을 주어서 몰입이 되었습니다. 어두운 밤과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천둥까지 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감각적인 절단신공은 다음을 읽고 싶게하는 마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글 초반에서부터 느껴지는 장르적 특징이 분명하게 있습니다. 이 소설은 스릴러 입니다. 사실 그간 다른 작가의 스릴러 소설을 읽었지만 이게 SF인지, 스릴러인지, 공포인지, 법정소설인지, 의학 소설인지 애매모호한 설정에 매력적이지 못한 인물들과 플롯에서 지루함에 결국 읽다가 포기하게 되어버리는 상황까지 가게 했습니다. 일단 주인공은 잘 생기고 멋지거나 여자라면 예쁘고 배경이 매혹적이어야 하죠. 평범하다면 배경이 상당히 끌려야 하는데 그게 더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딘쿤츠 작가는 시작에서부터 몰입하게 하는 긴장감과 마치 스릴러의 선물세트를 선물하 듯 개성적이면서도 매력적인 글을 써내고 있있습니다. 그리고 탄탄합니다. 장으로 나누어서 전개를 끊지 않으면서도 각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잘 썼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작가가 이 소설을 쓰기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절대 즉흥적으로 쓸 수 없는 부분입니다. 스릴러 소설은 이것이다, 그리고 스티븐 킹이랑 비견 될 정말 위대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딘쿤츠 작가의 초기작은 스릴러에서 써서는 안될 소재를 쓴 작품도 있었지만 늘 작가가 좋은 작품을 쓴다는 보장성도 없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구부러진 계단' 은 적극 추천해주고 싶네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소설을 읽었습니다.

p39
현대 싼타페 나온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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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꽃말
김윤지 지음 / 이노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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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각자의 꽃말_김윤지_이노북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건 사람사는 인생은 다 비슷 비슷한 고민과 깨달음이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키가 크든, 작든. 어떻든.
그 어떤 내면적, 외면적 모습이라고 해도 각자의 철학이 있다고 생각했다.  각자의 꽃말. 우리는 각자의 꽃말 을 갖고 사는게 맞다. 그것을 달기도 하고, 걸어 두거나 품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인 것인가, 싶다. 어떤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쓰고, 읽고, 느끼며 그 속에서 또 다른 나와 너를 찾고. 그렇게 흘러가는 인생을 유영하는 듯하다. 그렇게 서로들 나이가 들며 늙는다.

이 책은 다양한 자유로움을 가진 책이다. 참 예쁘게 생겼다. 저자의 마음이 묻어난 듯 사랑스럽다. 
표지 사진을 본다.

각자의 꽃말.
김윤지.

푸르거나 약간은 보랏빛이 도는 바닷가를 뒤로 하고 핑크색 장미꽃 두송이를 누군가 들었다. 나는 그게 사랑이라고 느꼈다. 어느 한 쪽이 더 예쁘거나 크지 않고 같은 모습은, 똑 닮은 그 모습은 연인인 남녀일 수도 있고 친구 일 수 있고, 가족이거나 그냥 아무 사람이라고 봐도 이상할 게 없는 것 같다. 괜시리 별 것 아닌 것에 철학을 심었다. 

책과 함께 온 굿즈. 스티커다. 노을 진 바다의 모습과 해가 지는 한강의 도시 풍경이었다. 

눈에 띄는 문장.
빛들이 일렁이는 강물에 부서지는 모습마저도 이렇게나 아름다우니 사랑하지 않을수가.

나는 저자가 쓴 책의 첫부분, 사랑이라는 주제의 글들이 참 좋았다. 차츰 들어가는 나이에 사랑 타령이 유치하겠지만, 사랑은 원래 이기적이고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능이고, 아름다운 것이다. 물론 부정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 마음이나 김윤지 작가의 마음이나 느끼는 고민들과 생각하는 삶이 비슷했다. 그게 정답이든 아니든, 나는 그녀가 담아 낸 글을 존중한다. 바르게 읽기도 하고 쓰윽 훑기도 하고, 
두번, 세번씩도 읽는다. 
꽤나 많이 실려있는 사진들이 너무 좋다. 요즘 밖에 나갈 일도 없고, 멀리 나가지도 않아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책 속의 사진들을 보며 잠깐 감성에 빠져든다. 특별함이 없는 평범한 사진들이지만 각자의 꽃말을 가진 사진들 같다. 그냥 멍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다양한 생각을 떠올린다. 좋다. 그래서.
프롤로그.
파트1. 사랑은 공기.
파트2. 각자의 꽃말.
파트3. 시간이라는 바다에서 헤엄치는 법.
파트4. 저마다의 삶.
번외.
꽃말 우편함.
당신만의 꽃을 피우길.
당신께.
에필로그.


p35


시가 뭐 별거 있나요.

당신이 말하는 모든 것들이
낱말과 문장이 되고,
당신과 나의 숨결이 우리의 운율이 되고,

우리가 맞닿을 때
서로의 서사가 담긴 시가 되는 것을 말이에요.


내 답시

그러게요. 그러고보니 내가 쓴 시가 생각나더 군요. 막 쓴시. 막 굴려 만든 시. 하지만 진실 된 시. 그저 보여주지 않고 혼자만 곱씹던 시. 그럼에도 언젠가 누가 읽어주길 바라는 시. 맞아요. 시는 별거 없는 것 같아요. 마음이 담겨있으면 되는 거죠.


각자의 꽃말을 읽으며 혼자 재미있게 잘 놀았던 것 같다. 꼭 진지할 필요없이 자유롭게. 그래서 마음이 참 편했다.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졌고 즐겁다. 이처럼 책 한 권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언제고 다시 읽고 눈으로 볼 책. 그렇게 하루를 보내며 마무리를 짓는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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