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_혈명_민강_좋은땅 작가님의 친필 사인본은 특별했습니다. 독자를 위해 펜을 꺼내들고 직접 사인을 하면서 제 이름을 적으시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거기다 날짜까지 쓰며 마무리를 지으면 뭔가 인간미가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혈명'이라는 제목에서 뭔가 삼국지의 '도원결의'처럼 사명감이 있고 남성적인 강인함이 와닿았습니다. 검은색 배경의 표지 또한 묵직함이 있었어요. 저는 역사 소설만 보면 유명 영화를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세종과 태종의 갈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관계적 참극을 그린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좀 달랐어요. 저는 시나리오를 공부하고 있는데 본능적으로 1막과 첫번째 사건을 찾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습니다. 언제 사건이 터지나 그것만 기다렸었거든요. 스릴러나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아니면 멜로나 로맨스일까, 라는 걸 파악하려고 했습니다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정통 역사 소설이었죠. 초반 부분을 보며 권모술수를 통한 피터지는 장면보다는 태종과 세종의 시대에서 비롯되는 심리 갈등이 주요 쟁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시대엔 왕의 절대 권력이 지배적이었더라고요. 왕의 한마디에 신하들은 긴장을 하고 수그리며 무엇을 얘기하려는 것인가 추측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이미 신하의 잘못을 알고있으면서 떠보는 경우도 있고 그러면서 들춰 낸 뒤에 죄를 묻거나 모른척 다음을 위해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 각의 장을 볼 때 단편집같기도 하면서 연작소설 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소설의 특이점은 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에서 나아가 신하들의 시점에서 세부적인 갈등을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배경설명이나 장황한 서술없이 인물들간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어내셨어요. 그리고 역사적 사실들 또한 예상한 것보다 훨씬 사실적이어서 놀랬네요. 시대적 단어들과 대사들이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웠어요. 공부를 참 많이 하셨고 집필에 심혈을 기울이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소설이 자료 조사를 잘 하지 않으면 글 전체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더라고요. 괜히 생각 이상으로 예리하고 작품 분석에 대한 태도가 냉정해졌습니다. 물론 저는 유명 작가도 아니고 독자로서 작가님의 작품을 읽었지만 훌륭했습니다. 다만 다큐멘터리적 관점에서 더 나아가 상업적 재미를 더했으면 훨씬 긴장되고 흥미로웠을 것 같습니다. 소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