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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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커피 괴담_온다 리쿠_열림원

괴담은 무더운 여름에 읽어야 제맛이라지만 겨울에도 읽어도 매력적이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더운 건 더운 걸로 해결한다는 사자성어인 ‘이열치열’ 말이다. 나는 겨울에 ‘이한 치한’으로 괴담을 읽는다.

온다 리쿠 작가는 1964년 미야기현 출생으로, 1981년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한 일본 작가다. <밤의 피크닉>, <꿀벌과 천둥>l 등으로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나오키상과 일본 서점 대상을 모두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미스터리 판타지, SF 호러를 넘나들며 세대와 공간, 시간을 초월하는 독창적 서사를 보여준다. 현재까지 70여권 이상의 저서를 발표하여 일본과 한국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커피 괴담은 오래된 카페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모여 일상 속 서늘한 괴담을 나누는 연작 소설이다. 사실 제목 때문에 커피가 주요 소재 일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커피 자체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커피는 단지 배경이 되는 오래된 카페의 분위기를 상징하는 장치였다. 그래서 이 소설의 핵심은 그곳에서 사람들이 나누는 괴담과 그로부터 느껴지는 서늘한 여운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재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 소설은 맞지 않을 수 있다. 처음부터 하나의 사건을 목표로 추적하는 요소가 나오지 않는다. 단지 괴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모임이 있는데 이 설정은 한국 정서랑은 잘 맞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은 예로부터 이런 모임이 문화가 되었다. 한국은 그보다는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문화가 더 익숙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다 리쿠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매력을 가질만한 요소를 갖춘 괴담 소설이다.

반대로 보자면 큰 자극 없이도 섬세한 배경 설정과 극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전개가 좋다. 오감을 자극하는 여성 특유의 문체가 뛰어났다. 빠르진 않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공포 이야기는 마치 친구들끼리 괴담을 나누는 기분이었다.

무엇보다도 일본의 국민 작가 온다 리쿠 작가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나온 소설이라는 것부터가 의미가 있다. 그래서 일본 소설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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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황세연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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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_ 황세연_북다

프랑스 사회심리학자 귀스타브 르 봉은 그의 저서 <군중심리>에서 사람들이 군중 속에 들어가면 이성적인 사고가 약화되고 감정과 본능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고 설명한다. 개인은 혼자 있을 때는 신중하게 판단하지만, 집단에 섞이면 단순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면을 황세연 작가의 명작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에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한마을에서 발견된 시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의견을 나누는 장면이 그랬다. 마을의 이미지를 지킬 것인지 혹은 경찰에 신고를 할 것인지 말이다.

르 봉은 군중을 움직이는 힘으로 확언, 반복, 위엄을 강조한다. 논리적인 설득보다 단순한 메시지를 계속 반복하고 권위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군중을 지배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군중은 쉽게 선동될 수 있으며 지도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말한다. 역시 이 소설에서도 마을의 이장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은 생명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보다는 마을의 평화적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는 쪽으로 선택했다.

<군중심리>는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오늘날에도 정치, 광고, SNS 여론 형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는 사회 심리학의 고전이다.

황세연 작가는 1968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서대전 고등학교와 목원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였다. 이후 1995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단편 <염화나트륨>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하였고, 그 뒤로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영화 시나리오와 방송, 광고 등 다양한 글쓰기를 병행하였다. 특히 그는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와 <미녀 사냥꾼> 등 여러 작품으로 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는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과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동시에 거머쥔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황세연은 추리·미스터리뿐 아니라 SF, 동화,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 추리문학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일단 수상작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빠른 문장의 진행부터가 매력적이었다. 소설에서 구구절절하게 인물에 대한 설명을 하거나 마을의 배경에 대해 묘사를 하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데 역시 필력이 대단했다. 그리고 시종일관 이어지는 긴장감 있는 장면은 더욱 소설에 몰입하게 되었다. 탄탄한 플롯도 왜 이 소설이 한국 최고의 문학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미스터리 소설은 개연성도 중요하지만 특유의 빠른 전개가 필요한 장르라고 생각했다. 이런 어려운 점을 작가의 끝내주는 필력으로 잘 풀어냈다는 점에서 감탄했다. 뭐랄까. 마치 잘 만들어진 미스터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소설이 드라마나 영화화되지 못한 점이다. 원작의 판권 계약이 잘 되어서 연기파 배우의 출연으로 영화화된다면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기대가 된다. 황세연 작가의 다음 행보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좋은 소설을 계속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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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곳으로 가는 사람
임주경 지음 / 잇스토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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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둥근 곳으로 가는 사람_임주경_잇스토리

하루를 살면서도 각박한 세상은 나를 숨 막히게 했다. 그런 날이 계속되자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웠고 사람을 만나기 싫을 때도 있었다. 결국은 우울함에 젖어서 벗어나질 못했다. 내가 정신적으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 줄 알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울감이었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대인기피증까지 나아가진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정상적인 정신 상태로 되돌아왔다. 사랑하는 가족 덕분에 말이다.

임주경 작가는 19년 차 은행원으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과 내면을 관찰해 왔다. 갑작스러운 공황 장애로 인해 삶이 멈추자 ‘오래된 꿈’이었던 글쓰기를 다시 붙잡았고, 브런치 북 작가로 활동하며 심리적 서사와 우화적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 소설은 SF 장르이면서 좀 더 감정적인 정신적인 세계를 표현했다. 127 페이지 분량의 짧은 분량에 아담한 크기의 책이었고 표지 그림이 독특했다. 도시가 둘러싸인 숲의 중앙으로 찬란한 빛이 쏟아지며 여인이 서있는 광경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의 소설을 좋아한다. 특히 심리 소설을 좋아하는데 읽고 나면 이야기 속에서 나의 인생과 닮은 점을 찾게 된다. 상상하기를 좋아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현대인의 감정 소외, 자아, 붕괴, 내면 치유의 과정을 상징적 세계와 심리 판타지로 재구성하는 글쓰기를 지향한다고 한다. 이 소설 또한 작가가 겪은 심리적 격변과 내면의 회복 과정을 바탕으로 완성한 첫 소설이었다.

심리적으로 보자면 감정의 파문이 서사가 되는 도서관이 등장한다. 기억이 수족관처럼 떠다니는 방의 상징적 공간을 통해 내면을 탐구한다. 여기서 나라는 존재는 질문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잃어버렸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기 본질을 찾아간다.

이런 전개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설정으로 소설을 읽는 나에게도 성찰의 기회를 줬다. 이것은 일종의 문학적 체험이면서도 감성 있는 세계관으로서 여타의 일반 소설과는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영상화를 지향하는 이 소설이 시각적으로 표현된다면 어떨지 궁금해진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판권 계약이 잘 성사되어서 훌륭한 배우와 감독의 연출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로 보이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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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와이프
어설라 패럿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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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다시 현대적인 영화 기술과 해석이 가미되어 영화화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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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와이프
어설라 패럿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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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엑스와이프_어설라 패럿_위즈덤 하우스

일단 이 소설은 1929년도에 출간이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96년 전에 세상에 선보였고 곧 있으면 100주년이 된다. 그 당시 10만 부 이상 판매되었지만 애석하게도 어설라 패럿 작가의 마지막 삶은 비극적이었다. 몇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고 말년엔 번 돈을 모두 소진하였으며 암으로 병원에서 세상을 마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 소설이 읽히고 있다는 건 현대인에게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어설라 패럿 작가는 1899년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1920년 래드클리프 칼리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신문기자로 일했다. 1922년 <뉴욕 타임스> 외신 기자였던 리지 패럿과 결혼하고 1926년, 4년 만에 이혼했다. 그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게 되면서 곤경을 겪기도 했다. 백화점 광고 일을 하다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패럿은 친구에게 돈을 빌려 1929년 소설<엑스 와이프>를 출간하다. 그녀는 당대 가장 성공한 여성 작가 반열에 올랐다.

애석하게도 그녀의 사진 자료나 영상 자료는 많지 않았다. 영상은 찾아볼 수 없었고 사진 몇 장만이 남아있었는데 흑발 머리에 당차고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이 소설은 1930년엔 <이혼녀>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되어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노마 시어러가 주인공 역을 맡았다. 무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되었으며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한다. 그만큼 <엑스 와이프>는 그 당시 인기 소설이었다는 것이다.

소설의 내용을 살펴보다면 주인공 패트리샤는 남편 피터와 자유로운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 하지만, 남편의 불성실로 인해 이혼하게 된다. 그 후 그녀는 전처, 즉 엑스 와이프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이며 독립적이고 강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재였다고 한다.

내용을 읽으면 확실히 페미니즘 소설이다. 당시 여성이 당해야 했던 사회적 부조리를 드러내고 있으며 주인공이 겪는 상황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낳은 아이에 관한 일종의 무관심이 그랬다. 사실 현실적이지 않았지만 문학적 특성 때문에 감정보다는 사회적인 면에 주안점을 둬서 요소가 다르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당시의 미국은 한국 사회보다는 비교적 자유분방한 느낌이었다. 놀라웠던 건 동시대 작가였던 스콧 피츠제럴드와 작풍이 비슷했다. 두 작가는 재즈 시대를 대표하며 파티, 자유연애, 도시적 세련됨을 잘 묘사했다. 어설라 패럿 작가는 결혼과, 이혼, 사랑의 모순을 소재로 결혼 제도의 불평등을 드러냈다. 화려함 속에 감춰진 사회적 불안과 개인적 상실을 잘 보여준다.

아무래도 나온 지 오래된 소설이라 한국의 이혼 관련 법률로 따지자면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지만 중요한 건 그런 법리적인 면을 따지는 게 아니었다. 여성으로서의 삶이 당시에 어떠했는지, 그리고 낭만과 재즈의 시대와 도시적 환상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생각하며 읽는 것이 중요했다. 결론적이로 왜 이 소설이 당시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다시 현대적인 영화 기술과 해석이 가미되어 영화화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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