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하나로 시작하는 그림 그리기 교실
타카하라 사토 지음, 이예진 옮김 / 시원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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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선 하나로 시작하는 그림 그리기 교실_타카하라 사토_시원북스

그림을 정말 잘 그리고 싶었다. 물론 전공생처럼 그린다는 건 시간적, 공간적, 금전적 노력도 하지도 않았기에 무리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취미 정도로 즐기고 싶지만 그보다는 좀 더 실력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지자체 교육 기관에서 하는 특강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어반 스케치랑 보태니컬도 배웠고, 현대 미술 작가와 함께 인형 같은 것도 만들어서 전시도 해봤다. 아무튼 그림에 관한 책이라면 관심을 가진다.

지은이 타카하라 사토는 와세다대학교 창조 이공학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마자 애니메이션 플래닛 주식회사에서 콘셉트 아티스트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주요 참여 작품으로는 영화 <창가의 토토>, <앨리스와 텔레스의 환상 공장>,<루팡 3세>, <바이오해저드:벤데타>가 있다.

이 이력만 봐도 상당한 경지에 이른 작가였으며 혹여나 이 책이 어렵진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했다.

일단 그림을 처음 배우는 독자를 위해 선 그림에 대해서부터 알려준다. 선 그림은 어떤 형체부터 그리는 게 아니라 선 하나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었다. 직선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선을 그으며 선 긋기 기초 실력을 닦는다. 이렇게 따라 그리다 보면 인체 표현도 할 수가 있고 실전 드로잉도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좀 더 실력이 쌓인다면 캐릭터 그리기에도 도전할 수가 있기에 열심히 배우고 싶다. 특히 포즈 그리기가 중요한 것 같은데 캐릭터의 다양한 포즈를 이 책을 통해 복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선 그림 중급’으로 넘어간다면 색채까지 입히고 싶은 마음이다.

이 책의 특장점으로 꼽자면 초보자에게 친화적이며 실용적이고 ‘나는 소질이 없다’는 생각을 내려놓게 해준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선 하나에서 출발해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입문서이기에 적극 추천한다. 특히 그림을 처음부터 잘 그릴 필요 없이 기초부터 실전까지 단계별로 따라 할 수 있게 구성된 책이다. 그래서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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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건 아니고 일시정지
이재문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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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죽은 건 아니고 일시정지_이재문_밀리의 서재


인생은 참 어렵다. 맨날 힘들다고 내게 하소연하지만 여전히 시간이 가고 있으며 세상은 잘 만 돌아가고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도 쉽지 않고 먹고는 살아야 해서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다. 그래서 알바라도 하며 삶을 연명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죽은 건 아니고 일시정지>는 이런 각박한 세상에서 나온 힐링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지극히 평범하게 살면서도 꼭 내 인생 같아서 공감이 갔다.

이재문 작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책을 써왔다. 어른들에게도 동심과 성장은 필요하다고 믿기에 동화 같은 세상, 성장하는 마음을 소설에 담고자 했다고 한다.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몬스터 차일드>, <마이 가디언>, <드래곤 히어로>, <식스팩>, <우리들의 마녀 아들리에>등을 썼다.

처음엔 웹 소설인 줄 알았다. 그중에서도 현대 판타지라고 하는 장르 같았는데 특히 이런 장르는 회귀, 빙의, 환생의 서사를 가지고 있어서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조금만 읽어보니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이런 혼합된 장르가 작가의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음악을 해서 성공하고자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괴로워한 주인공의 모습에 공감이 되었다.

이 소설은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잠시 머춘 영혼들이 ‘환생 학교’라는 공간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힐링 판타지 소설이었다. 주인공 유일해는 스물아홉 살로, 삶에 실패했다고 느끼던 그가 죽음 직전 환생의 기회를 맞게 된다. 그렇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과연 일해는 염라의 조건대로 ‘환생 학교’사람들을 잘 도와서 무사히 환생을 할 수 있을지, 혹은 실패해서 지옥으로 가게 될지 궁금해지는 소설이었다.

작가의 필력이 좋아서 웹 소설처럼 잘 읽혔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시련을 딛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힐링 소설이기에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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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사생활 - 이토록 게으르고 생각보다 엉뚱한 프린키피아 6
알베르 무케베르 지음, 이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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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뇌의 사생활_알베르 무케베르_21세기 북스

분량은 많지 않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의 책이었다.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만 생각해왔던 내 판단력이 이 책으로 인해 조금은 신중해졌다.

알베르 무케베르 저자는 인지신경과학 박사이자 임상심리학자이다. 현재 파리 8대학에서 임상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다. 병원에서 10년간 근무하며 주로 불안장애와 회복탄력성에 초점을 맞추어 환자를 치료했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세계 각국에 판권 계약이 성사되는 등 이례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인간 두뇌의 불미스러운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밝힌 책으로 큰 찬사를 받았다.

지금까지 나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모든 것이 진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뇌라는 것이 나로 하여금 착각을 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땐 충격을 받았다.

뇌라는 건 학습된 기억을 통해 눈앞에 보이는 물체에 대해 주관적으로 해석해 버린다고 한다. 특히 이 책에서 알려주는 뇌량 절제술에 관한 실험은 뇌의 왜곡된 해석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명했던 경우였다. 이 수술은 최근까지도 뇌전증 환자에게 흔히 실시되었다. 이는 좌반구와 우반구를 분리하기 위해서 뇌량을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절단하는 외과 수술이다. 이 수술법은 신경 심리학자이자 신경 생리학자인 로저 스페리가 원숭의 뇌량을 절단해도 원숭이의 전반적인 활동에 큰 영향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로 1950년대부터 널리 적용되었다. 그와 함께 연구한 마이클 가자니가 다른 쪽 반구가 모르게 한쪽 반구만으로 소통하는 일이 가능한지 실험을 했다. 좌뇌는 언어를 담당하며 우뇌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때도 즉석으로 이유를 꾸며내는 해설자 역할을 했다. 결국 이 연구는 인간의 의식이 단일하지 않고 여러 뇌 모듈의 협력 속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밝히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인간의 어림짐작에 대한 뇌과학적인 실험과 스트레스에 대한 과학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확신에 대한 환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며 한 쪽으로 치우침 없이 유동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도 깨닫게 되었다. 특히 편향에 대한 이야기와 인지 부조화의 필요성과 폐해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한 번 읽고 덮어두기보다는 제대로 이해해야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서 자신의 착오에 빠지지 않게 현명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더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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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71
찰스 디킨스 지음, 정회성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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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두 도시 이야기_찰스 디킨스_현대지성

찰스 디킨스 작가의 소설 중에 <크리스마스 캐럴>은 익히 알고 있었다. 특히 소설 뿐만 아니라 유명 배우 ‘짐 캐리’가 성우로 열연했던 3D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감명 깊게 봤다. 알고보니 이미 여러 번 영화화 되었는데 이 정도로만 봐도 이 작가가 얼마나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19세기 영국인들이 “우리네 친구”라고 불렀던 대문호였다. 1812년 남부 포츠머스에서 여덟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채무 탓에 가세가 기울면서 디킨스는 일찍이 학업을 접고, 구두약 공장에견습공으로 들어가 어려서부터 열악한 노동 현장을 경험했다. 이후 사무 서기, 속기사, 취재 기자 등 여러 직업을 거치며 부조리한 사회 구조와 번영한 도시 이면의 빈곤에 차츰 눈을 떴다.

이런 면이 대작 ‘두 도시 이야기’를 쓰는데 밑거름이 되었을 것 같다.

이 소설 속에서 영국 런던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질서가 있는 공간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프랑스 파리는 혁명의 격변 속에서 혼란과 긴장감이 가득한 도시로 등장 한다.

특히 찰스 디킨스가 심혈을 기울이기 위해 토머스 칼라일의 <프랑스 혁명>이라는 도서를 몇년 동안 읽으며 그 혁명에 대해 외우다시피 했다. 저자에게 직접 조언을 구하며 소설에 쓴 묘사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소설의 첫 문장에서부터 강렬함을 준다.

‘최고의 시절과 최악의 시절이었다’는 문학사에서도 가장 유명한 도입부였다., 그 문장 자체가 이분법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장치로 쓰였는데 역시 세계적인 작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런 식으로 서로 모순되는 두 상태를 나란히 배치하며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구조였다. 그 양가적인 입장은 일반적인 소설에서도 쓰이기도 하지만 극명하게 드러나며 상징적으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런 구조가 이어지며 혁명기의 혼란, 도시의 대비, 인물들의 삶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고전 문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라는 것은 역시 단순하지가 않다. 그 복잡성을 찰스 디킨스가 문장 구조 자체로 표현했다는 점이 대단했다. 이러한 점이 소설 전체적인 주제를 표현해 내기에 이 소설이 얼마나 문학사적으로도 가치가 있는지 알았다. 그런 사회적 불평등,폭력, 희생, 구원의 주제로서 극단적 충돌을 이룬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결코 쉽게 읽히지 않지만 고전 문학의 보석같은 존재로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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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의 사유와 글쓰기
김보영 지음 / 디플롯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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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 SF 작가의 사유와 글쓰기_김보영_디플롯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서 그런지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었다. 어쩌면 이것도 작가가 의도한 속도 조절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책의 내용에서도 이런 부분을 언급한다. 읽는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과학 전문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독자가 잘 읽다가 익숙하지 않은 과학 용어를 만나면 잠시 멈칫하게 되는 그 순간을 의미한다. 그래도 학술서나 논문이 아닌 수필이기 때문에 어려운 책은 아니었다. 책의 첫 부분에도 초보자를 위한 책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는 작가만의 독보적인 내용도 있고, 창작론의 변주도 있다. 이를테면 소설을 쓸 때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극히 이성적인 관점에서 써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중 스토리’ 기법은 표면적·내면적 목표론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다른 점은 과학적 목표와 대중이 공감할 만한 감성적 목표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영화 <인터스텔라>의 예를 들며, 작가의 어머니가 그 영화를 재미있게 본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과학 영화로서의 작품성이 아닌 아버지가 딸을 찾는 이야기였다는 점이 감성적 목표다.

김보영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이다. 2021년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랐으며, 같은 해 발표한 단편 <고래 눈이 내리다>로 로제타상 후보에도 올랐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세계적 SF 거장의 작품을 출간해온 미국 하퍼콜린스에서 출간되었으며, 현재 할리우드에서 영화화가 추진 중이다. 한국 영화 <설국열차>의 시나리오 자문을 맡기도 했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 및 기획자로 활동하다가 2004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 중편 부문에서 수상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7인의 집행관>으로 제1회 SF 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을, <얼마나 닮았는가>로 제5회 SF 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동안 내가 깨닫지 못했던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왜 내가 쓴 글은 잘 쓴 것 같을까’에서는 뇌과학적 이유를 들어 설명하는데, 매우 공감이 갔다. 지금까지는 몰랐지만 글을 쓰다 보면 자기 소설에 푹 빠져 객관적인 오류를 찾기 어려워진다. 자신이 보는 세계가 옳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틀렸더라도 맞다고 속단해 버린다. 그래서 작가가 제시한 방법 중 하나는 결론부터 소설을 거꾸로 살펴보는 것이다. 처음부터 읽는 것은 익숙하지만, 뒤에서부터 본다면 분명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나는 기본적으로 SF 소설을 쓰려면 과학자만큼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보영 작가는 달랐다. 어린이들이 보는 과학 책에서 시작해 차츰 성인이 보는 이론서로 올라가면 된다고 말한다. 어린이 책이야말로 가장 근원적이고 단순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라는 것이다.

또한 SF 소설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과학적으로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논증이 가능할 때 비판을 해야겠다. 작가의 소설에 대해 어떤 독자가 강한 비판을 했던 사례가 나온다. 그에게 직접 메일까지 보냈던 작가는 대놓고 그러진 않았지만 이 책에서 논리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설명했다. 물론 대중의 평가가 어떤 식이든 모든 비평에 대해 민감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심한 건 틀렸다고 해줘야 한다.

나는 SF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물론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다. 당장 잘 쓰는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김보영 작가가 알려준 대로 차근차근 제대로 써보고자 한다. SF를 좋아하며 작가를 지망하는 분들에게 <SF 작가의 사유와 글쓰기>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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