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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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파괴자들_정혁용_다산북스


제목부터가 살벌하다.

'파괴자들.'

도대체 뭐 선일이고? 무엇을 파괴한다는 것일까?

이 소설은 하드보일드답게 터프하다.

까칠했다. 그리고 상남자다.

초반부터 강력한 액션 장면으로 17 대 1로 싸우며 몇 초 만에 덩치 큰 떡대들을 때려눕히고 마지막엔 상대가 쓰려 했던 회칼을 손등 위에 박아 넣는다.

"으악!"

고통스러운 절규.

저택의 방문을 거부하던 여인은

눈앞에서 그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며 단번에 합격을 통지하듯 초대를 수락해 버린다.

표지에 대한 첫인상.

마치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표지처럼 뭔가 판타지스러운 일러스트였다.

푸른 밤을 밝히는 거대한 보름달이 있고 중앙엔 대저택이 있다. 그 주위엔 도시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초대장이 도착했다'

하드보일드 누아르 소설의 새로운 스타일과 감각.

터질 듯한 긴장과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 전개.

검은 돈과 암살자들이 모여드는 외딴 저택.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마지막 혈투가 시작됐다.

죽음이 지배하는 이곳에서 살아남는 규칙은 오직하나.

"죽기 전에 죽는다."

죽기 전에 죽는다니, 문장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시작은 산뜻했다. 머나먼 중동의 나라에서 동료의 부탁으로 안 나를 찾아가는 것.

딱히 강력한, 해야만 하는 숙명의 뭐 그런 건 없었다.

배경 장소에 대한 상세한 묘사는 그림이 그려 지 듯 섬세했다. 아마도 작가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많은 노고가 있었다는 게 느껴졌다. 그뿐만 아니라 인물의 움직임과 말투 그리고 심리적인 면까지도 섬세하게 전개되어서 개연성이 충분히 확보가 되었다.

소개 글에서 봤듯이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라 다음 장면이 궁금했다.

역시 하드보일드 소설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사실 무난한 미스터리 스릴러보다 남성적이고 강인한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게 취향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독특한 사건 전개와 플롯은 지루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이 소설이 잘 돼서 드라마나 영화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드보일드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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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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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오늘도 리추얼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_정혜윤_위스덤하우스


멋있다.

뭔가 내가 사는 세상이랑 다른 세계인 느낌적인 느낌.

우주를 사랑하는 분이셔서 그런지 몰라도 진짜 삶이 우주 같아 보였다는 것.


나는 좁은 방구석에 웅크리며 이 책을 읽고 있지만 이 책 속은 왠지 모를 자유분방함이 느껴졌다.


리추얼, Ritual

1.(특히 종교상의) 의식 절차, (제의적) 의례.

2.(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과 같은[의례적인] 일.

출처. 네이버 어학 사전.

물론 종교적인 내용 같은 건 이 책에 없다.


표지부터가 하얀색 배경에 컬러 없는 일러스트가 독특했다.

기타와 배낭을 메고 어디론가 떠나는 캐릭터가 보였고 커다랗게 기타를 치는 그림이 그 아래에 크게 공간을 차지했다.

책의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되었고 형광 녹색이 칠해져 있는데 작가가 이 책을 위해 쏟은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글을 참 좋다. 문장에서부터 뭔가 심오한 기운이 느껴졌는데 그렇다고 막 난해하고 이해가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다.


삶과 음악, 인간의 실존적인 측면도 있었고 적당한 인생 고찰은 공감하기도 좋았다. 책을 읽다 보면 각종 사진과 그림들이 있었고 큐얼 코드를 스캔하면 유튜브로 연결되어 음악을 들으며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의 내용을 내 인생과 접목하여 이해하는 재미를 만끽했다. 사실 정서 불안으로 힘겨워 하고 있었는데 읽으면서 추억했고 음악을 들으며 치유했다.


나도 우주를 좋아하고 음악은 당연히 내 일상이다. 특히 전자 음악은 내 신체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데, 그에 관한 글을 읽으며 웃기도 하고 공감도 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나름의 생각을 음악과 함께 써낸 이 글이 아름답다.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을 놀러 갔다.

행복한 모습들을 보며 부럽기도 했지만 그건 결국 내 일시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나도 매력 있고 내 삶도 충분히 행복하다.

리추얼.

결국 이 책과 교감하며 나를 찾았다.

좋은 음악과 좋은 글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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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데니스 존슨 외 지음, 파리 리뷰 엮음, 이주혜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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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_파리리뷰_다른


평범하지는 않았다. '파리 리뷰'가 주목한 단편들.


상업 소설보다는 예술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습관처럼 주인공을 찾고 구조를 파악하고 어떤 이야기인지 파악하려는 게 자연스러웠지만 그런 건 이 소설집에서 중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기 실린 단편 소설들은 보석처럼 느껴졌다. 출판사 이름이 '다른'처럼 일반적이지 않으면서도 읽을수록 독특했고 문학적 아름다움으로 빛났다.


친절하게도 소설이 끝나면 이 소설에 대한 해석이 뒤에 있었다. 흥미로웠던 건 해석도 그랬지만 창작적 접근으로 작가들에게 작법의 기술 같은 걸 언급하며 해석해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독자들이 받아들이는 것 자체도 틀린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다시 말하자면 각자도생 각자 해석이다. 다만 해석이 해당 소설을 이해하는데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노파심이지만 이 소설과 똑같이 쓰려거나 집필 방식을 따라 하는 건 좀 우스울 것 같다. 그저 이런 소설도 있다는 것을 읽고 즐길 생각이다.

이 책의 뒤표지에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유명 작가들의 추천사를 보며 '파리 리뷰'는 꽤나 유명한 곳으로 보였다. 검색을 해도 홈페이지가 바로 나오진 않았지만 관련 도서를 리뷰하거나 서평을 한 글들은 좀 보였다.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라는 표지 디자인처럼 밝고 화사하면서도 개성적인 소설집이었다. 뻔하디 뻔한 소설만 읽거나 드라마만 보다가 '파리 리뷰'에서 선정한 단편 소설을 읽으니 뭔가 특별함이 느껴졌다. 파리스럽다고나 할까? 그저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일반적이지 않다고 해서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는 건 아니었다. 소설 안에서도 충분히 문학과 예술이 있었다.


어쩌면 나 혼자만 독특하다고 보는 건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 속에서 드라마적인 설정이 있고 때론 비현실적인 환상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집은 독자들에게도 흥미를 주지만 미래의 작가들에게도 여러모로 배울 점이 있는 훌륭한 문학 작품이었다. 다시 읽어도 감동은 또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보석 같은 이 소설을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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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중점 나비클럽 소설선
이은영 지음 / 나비클럽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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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우울의 중점_이은영_나비클럽


특별한 소설이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초현실적인 현상들.


과연 작가가 그린 환상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상황이 주는 애매함은 정답이 없이 다양한 생각들을 떠올리게 했다. 흔히 예상할 악당도 없고 선인도 없다. 그저 여주인공으로 시작되는 전 남자친구와의 만남에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난 시간들이 현실 속에선 미스터리한 투명 큐브에 갇힌 채 드러난 듯하다.


카페가 주는 안락함은 심적인 안정을 주고 마음을 열리게 한다.

그 속에서 편안하게 마시는 커피와 특유의 향내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밖은 흐릿하며 비가 주르륵 내리고 있고 습하고 비릿함까지 더하면 나름 운치가 있지만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선 그것이 우울할 수도 있겠다.

주인공 전 남자친구의 기이한 행동은 은근히 피어나는 불안감을 조성하더니 결국 두 사람을 투명한 사각 공간 안에 가둬 버렸다. 나갈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미스터리한 공간.


그 안은 경찰도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우연에서 비롯된 평행 세계와의 연결고리는 마치 삶의 양면성을 상징하듯 보였다.


그 현상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마치 철창에 갇힌 동물을 보는 것처럼 이슈거리가 되어버렸다.


결국은 비가 폭풍으로 발전하는 광경은 장엄하면서도 거친 자연의 모습이었다.


폭풍과 평화로운 일상.

현실과 비현실의 애매한 경계면에서 나는 주인공의 움직임에 따라가게 되지만 첫 느낌은 혼란스러웠다.

'폭풍, 그 속에 갇히다.'

소설이 내게 주는 초현실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었다.

일단 이 책의 제목이라 할 수 있는 '우울의 중점'이라고 하고 싶다. 그렇다고 우울을 찬양하거나 염세주의가 깃든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작가가 그려 낸 낯설면서도 환상적인 공간을 만끽하면 되는 것이다. 이 놀랍도록 심오하고 특별했던 소설은, 다 읽고 나서도 묘한 여운을 주었다.

내가 떠올렸던 색은 화이트였다.


하얀 도화지에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지만 내 상상은 그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는 것. 바로 이 소설이 그런 느낌이었다.

소설의 첫 장에서 봤던 문장이 유독 떠오른다.

'그럼, 이 낯선 세계를 마음껏 즐겨주시길.'

그랬다.


마음껏 채우고 마음껏 비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까, 우울의 중점에서 삶의 방점을 찍었다.

아름답게.


이은영 작가님의 첫 작품은 계간 미스터리에 실렸던 '졸린 여자의 쇼크'를 읽으면서였다. 이 단편 소설은 신인상 수상에 빛나는 보석이었다. 물론 심사위원분들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티저 북의 단편 소설을 읽으며 느낀 건 앞으로도 작가님이 얼마나 더 훌륭해지고 성장할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미스터리 문학의 불모지인 국내 여건 상 쉽지 않겠지만 한국에 이런 작가님이 계신다는 게 한편으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에서 더 확장시켜서 장편 소설도 쓰셨으면 좋겠다.


섬세한 문장과 적절히 배합된 기가 막힌 단어의 조합도 훌륭했으며 머릿속에 그려지는 배경 장소는 군더더기 없었다.


일부러 멋 내는 표현들은 독자가 금방 안다. 억지스럽게 욱여넣은 것도 귀신같이 찾아내는 게 독자다. 그래서 독자가 무섭다는데 이 소설은 빈틈없이 탁월했다.


다음은 어떤 소설로 재미를 줄지, 작가님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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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책세상 세계문학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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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인간 실격_다자이 오사무_책세상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인간 실격의 세계는 뭔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우리는 저마다 다르게 인생을 살아간다고 하지만 지극히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점점 더 단절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피터지는 경쟁 사회 영향 때문이기도 하고 핵가족화에서 더 심에져 평균 출산율 1퍼센트도 안되는 심각한 세상이 잘 말해주고 있다. 겉은 평화로워 보일지 몰라도 그 이면은 매우 무섭다. 그럼에도 우리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났으니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허무하고 허탈하고 허전함에 결국은 혼자 인생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야 한다.

'인간 실격'

'코로나19' 시대 때문인지 올해 유난히 이 책이 새로 번역 되거나 개정판으로 출간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일 뿐 훌륭한 책이 중복되어 나온 다는 건 그 만큼 이 작품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책은 아담한 크기에 얇다. 마음 먹고 읽으면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인간 실격>이 마음을 아리게 하는 것은, 거기에 한없이 추락하는 한 인간의 모습만이 있는 게 아니라 그토록 평범하고 사소한 낙원의 이미지가 그의 주위에 흐릿하게나마 홀로그램처럼 떠있기 때문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작가의 필명이었다. 아쿠타카와상을 3번이나 도전했음에도 첫번에선 본선에 진출했지만 결국 차선이 되었던 비운의 작가. 어둡고 우울하다는 이유만으로 등한 시 되어 버렸던, 시대를 앞서 갔던 천재 작가.


뒷면의 띠지에는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실제 모습의 사진이 있었다.

무언가 우수에 찬 눈빛이지만 책 때문인지는 몰라도 밝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인간 실격은 소설 전체가 어둡고 우울하다. 염세주의에 젖어 있기도 하다. 그런 분위기 탓에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내용이 현시대의 인간 심리와 부합하는 면이 있어서 주인공을 보면서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다. 읽고 다시 읽어도 나에게 주는 의미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가 흘러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그만큼 우리세게 시사하는 의미 있는 책이어서 인 것이기에 적극 추천하고 싶은 명작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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