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 1
김탁환 저자 / 해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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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당신이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 1_김탁환


좋은 소설은 사람의 마음도 풍성하고 아름답게 가꿔주며 문학적인 감동도 안겨준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김탁환 작가님의 '당신이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가 그랬다.

이 소설은 '그레이스'의 창업자 윤다정이란 여자의 인생을 그린 소설이었다. 로맨스 같으면서도 한 장르로 한정하기엔 많은 것들이 가방 속에 담겨 있는 듯했다. 각 등장 인물들의 인생관이 뚜렷했고 마치 실제하는 사람처럼 드라마틱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작가의 내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직업에 관련 된 정보도 어설픈 것 없이 탄탄해서 오히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상세했던 것 같다. 그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작가님이 이 소설을 위해 굉장한 노력을 하셨다는 걸 느꼈다는 것이었다. 특히 양과 소의 나이를 따지는 가죽의 종류와 명품 브랜드에 대한 다양성은 전문적 이었고 내가 모르는 용어들이 많아서 사전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했다. 거기다 인물들이 걸쳐 입은 옷들과 악세사리도 상세하게 묘사됐다. 

1권에선 유다정과 아서의 이야기가 장이 바뀌며 따로 전개 된다. 그녀의 가방 사업 '그레이스'의 형태가 완성되는 순간까지의 과정들을 보며 어느 인생이나 쉬운 것이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너무 현실적인 얘기들만 있었다면 진부했을 것이지만 환상과 감성이 섞이 글은 신선했다. 마치 오래된 골동품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색깔을 입힌 듯했다. 더 나아가 비현실적인 상황 전개는 때로는 동화같기도 했고 한 폭의 그림처럼 보여지기도 했다. 모든 것이 다 김탁환 작가님의 감성어린 손 길 아래에서 빛을 바라고 있었다. 
인생과 사랑, 꿈, 추억, 여행 이야기까지 아우르는 깊고 넓은 소설을 읽는 건 이 소설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나도 그곳으로 떠나고 픈 생각마저 들었는데 특히 한 폭의 그림같이 묘사 된 '옥정호의 운해' 가 그랬다. 
유다정은 그레이스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초기엔 짝퉁 명품 가방 제작자인 죽선생으로부터 가방을 제작하고 매입해 마진을 받아 다시 파는 식으로 사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인연들을 만나 사업파트너로 섭외를 했고 죽선생의 제자들을 제작팀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을 하게 된다. 물론 어려운 과정이었고 성공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다. 판매를 위해 먼 지방까지 내려가서 약속을 잡는 과정은 하나의 여행같은 느낌도 들었다. 1권은 주인공의 어린 시절과 성장과정 그리고 그레이스라는 브랜드로 론칭한 명품 가방 사업이 체계를 갖추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 과연 그녀에게 사람들이 협조를 잘 해줄지 궁금해진다. 


p227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인생의 법칙이 있다면, 이야기는 필요없으리라. 인생에선 법칙이 없다는 것이 법칙이다.
틀 안에서 안온하게 흐를 것 같은 나날이 틀을 부수고 틀 밖까지 나아가기도 한다. 내 안의 집착을 끄집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부분은 틀 밖으로 한참을 흘러간 다음에야 놀람과 후회와 체념같은 것이 뒤따른다. 그러나 몇몇 지나친 예민 덩어리들은 틀이 흔들리자마자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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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이웃
박애진 지음 / 들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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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우리가 모르는 이웃_박애진_들녘


참 잘 쓴 소설이다. 불편하게 꾸미지 않은 담백하고 간결한 문장이 술술 잘 읽힌다. 그래 맛있다고 하자. 인물 구성도 단순하면서 구차한 설명도 없기에 전개도 시원하다. 일인칭시점으로 쓰여진 것이 마치 실제적인 이야기처럼 실감났다. 주인공 나는 이름이 없는 점도 흥미를 돋우게 했다. 소재도 특이점이 있다. 천년 묵은 여우 구미호의 이야기처럼 보여졌는데 마치 변주곡처럼 개별성이 느껴졌다. 물론 여우는 아니고 괴물도 사람도 아닌 종족적 특성을 보였다.
자손은 무조건 딸이고 이십대 중반부터 백년간 늙지 않는다. 백년이 되기 전 남자의 간을 먹으면 천년을 살 수 있는 존재. 하지만 그 영생에 가까운 삶은 사랑을 하게되는 순간 평범한 인간이 되어 보통의 삶을 살다 죽는다. 사랑 때문에.

자손들은 세대를 거슬러 선조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 여기서 느낀 건 사랑의 진실성이 천년의 삶을 포기하게 만든다, 라는 거였는데 주인공의 엄마는 행복했으나 그 위 할머니부터는 모진 시집살이를 하며 고생했고 대부분의 조상들이 그러했다. 물론 부유한 경우도 있었는데 사랑을 위해 천년장생을 포기한건 결국 선택의 문제였던 것 같다. 그래서 주인공은 99번째 손녀이자 윗대 조상들로부터 천년장생을 이루길 기원 받았다. 일부 페미니즘적인 것과 퀴어 로맨스도 살짝 있었는데 그렇게 거북하거나 하진 않았다. 주인공은 고민한다. 의미없는 인생에 대해서. 엄마 아빠의 죽음으로 주위 친척들과 자연스레 멀어지고 신분을 세탁하여 새 사람으로 살아간다.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전혀 다른 직업을 가지는데 여전히 외모는 이십대 중반으로 젊은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어찌보면 백년의 젊음도 진정한 행복없이 외로움으로만 채워져 있다면 무슨 의미일까, 싶다. 그럼에도 젊게 사는 것 자체는 좋은 것 같다. 한가지 분명한 건 질병이나 사고 없이 불사신이 되는 건 아니었다. 소설이면서 실존주의적 삶을 사유하게 해서 좋았다. 백년을 늙지않고 산다는 건 그 나름의 인생적 리듬이 생겨서 적응하며 살 것 같다. 근데 사람의 간을 먹고 천년을 사는 건 좀 더 고민해 볼 문제같다. 그래도 남들 보다 장수할 수 있는 건 인간이라면 내면으로든 외면으로든 바라는 점이기도 했다. 마지막은 극적인 반전이 있다. 김진익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어 사랑과 천년장생 사이에서 주인공은 고민에 빠진다. 그런데 남자가 진도를 너무 안나가서 주인공은 답답하다. 목적을 위해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이야기가 다분히 한국적이다. 마치 우리 전래 동화의 노블 문학을 읽는 느낌이었는데 재미도 있고 삶을 사유 할 수 있는 철학적인 면도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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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 품격 있는 삶을 살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3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지음, 필립 프리먼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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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_키케로_아날로그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키케로의 이 책을 읽으면 '늙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만큼 내용이 매력적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두려움에 가득찬 노년이 늙고 추한게 아니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겨우 중년으로 접어드는 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벌써부터 늙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노년과 죽음에 관한 책을 최근 몇권 읽게 되었다. 그저 막연히 어떤 해결책을 찾고 싶었고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 같다. 덕분에 좀 현명해졌다. 인문, 과학, 수필 등 다양하게도 봤다.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책 제목은 참 평범해 보였다. 노란색 표지에 두툼한 하드커버로 튼튼해 보였지만 아담한 크기다. 내용도 많지 않았다. 첫 인상은 좀 별로였다. 일단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이 길기도 해서 마치 그리스 신화를 읽는 듯하다. 희곡의 지문 같기도 한게 낯설었다. 그러나 그런 선입견도 잠시 책 속에 푸욱 빠져드는 나 자신이 신기했다. 84 살의 존경받는 위인이  담담하고 차분하게 노인의 존재론적 가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해야하는지 알려준다. 과학적인 검증을 하기보다 인생을 겪어오며 깨닫고 들은 얘기를 해주는데 공감이 되었다. 늙어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었고 노년에 접어드는 것이 결코 추한 것이 아니라 아름답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고 보면 몽테뉴의 그 말이 이해가 되었다. 너무 좋은 글들이 많아서 메모를 꽤 길게 적게 되었다.
키케로의 이야기는 같이 살고 있는 엄마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것들이었고 괜찮다면 이 책을 엄마에게도 권하고 싶다. 아니면 적어놓은 메모글이라도 읽어 줄 생각이다. 특히 성욕은 그것이 과해 주체하지 못하면 성범죄도 저지르게 되고 사람을 지혜롭지 못하게 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그런데 노인은 성욕이 줄었기 때문에 지혜로울 수 있다는 반증이 재미있었다. 
젊음은 도전하는 열정이 있고 늙음은 삶의 여유와 지혜가 있다고 했다. 나도 점점 신체 능력이 퇴화하겠지만 그에 따라 삶의 경험도 많아져가고 나이에 맞는 체력을 갖추면 될 것 같다. 결국 자연스런 노화를 받아들이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 같았다.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는 한 번 보고 그칠 것이 아니라 늚음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때마다 또 읽어 보고 싶은 책이였고 친구들이 이런 고민을 할 때 꼭 추천해주고 싶다. 이제 나도 아름답게 늙을 준비를 갖추게 된 걸까. 그렇게 생각해보려 한다.


p56
무모함의 젊음의 소산이고, 지혜는 노년의 소산일 세
p57
나는 돈을 숨긴 곳을 잊었다는 노인의 이야기를 결코 들어본 적이 없네! 노인들은 법정 출두일이 언제인지, 누가 돈을 빌려갔고 누구에게 돈을 빌렸는지처럼 이해관계가 걸린 일은 잘 기억하네.
p79
삶의 길은 정해져 있네. 자연의 길은 하나뿐이고 자네들은 그 길을 오직 한 번만 갈 수 있네. 인생의 단계마다 그에 따른 특성들이 있네. 아이 때는 약함이, 청년일 때는 대담함이, 중년에는 진지함이, 노년에는 원숙함이 있네. 이것들을 제철에 수확해야 하는 과일 같은 것이네.
p87
노년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자기 관리를 지키고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고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자기 영역을 지배할 경우에만 존중 받는다네. 나는 노인과 같은 데가 있는 젊은이를 좋게 보네. 마찬가지로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노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네. 그런 사람은 육체는 늙어도 정신은 결코 늙지 않는다네.

p96
내가 왜 자네들에게 아키타스의 말을 들려줬다고 생각하는가? 관능적 쾌락이 이성과 지혜로 물리치기 힘든 것이라면,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을 가져가버리는 늙음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네. 그러한 감정들은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이성과 갈등을 빚는다네. 정신의 눈을 가리고 좋은 삶을 살 여지를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있네.

p108
영혼이 육욕, 야망, 갈등, 언쟁 같은 수많은 열정과의 전투를 끝내고 돌아와 자기 안에 살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네. 지식과 배움에 몰두하는 여유로운 노년만큼 인생에서 만족스러운 시기는 없네.

p148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이 짧더라도, 진실되고 올바르게 살기에는 충분히 기네.  그렇다고 더 오래 산다고 해서 슬퍼할 일은 아니네. 즐거운 봄이 여름과 가을로 바뀌는 것을 농부가 슬퍼할 이유가 없듯이 말일세. 봄이 결실의 전망을 가진 젊음이라면, 우리의 노년은 수확하고 저장하는 계절이라네. 

p154
죽어갈 때 고통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고통은 곹 끝나네. 특히 노인들에게는 더 그렇다네. 그리고 죽을 뒤에는 즐거운 경험만이 있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없거나 둘 중 하나일세.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이런 사실을 젊을 때부터 머리에 잘 새겨 두어야 하네. 이런 믿음 없이는 마음의 평화란 있을 수 없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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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 문장 잘 쓰면 바랄 게 없겠네 - 완전 초보도 3주 만에 술술 쓰게 되는 하루 15분 문장력 트레이닝
김선영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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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나도 한 문장 잘 쓰면 바랄 게 없겠네_김선영_블랙피쉬.



흥미로운 책이 나왔다. '나도 한 문장 쓰면 바랄 게 없겠네' 는 글쓰기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 또는 글을 잘 쓰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 되어 줄 것이다.

처음엔 부담스럽지 않은 글쓰기 능력 테스트를 하는 장이 있다. 
틀린 단어 찾기, 제시 단어와 비슷한 뜻으로 쓰인 단어 3개 써보기, 제시 단어의 뜻을 써보기, 일년 독서량이 어떻게 되는지.

이를 토대로 점수를 내서 글쓰기 수준을 파악하는데 간단하지만 나도 썩 잘 하진 못했다. 비슷한 단어 찾는 것도 제대로 못했다. 안써지니까 괜히 변명만 늘어 놓는다. 모르는 단어도 어찌나 많던지. 정연하다는게 어떤 뜻인지 전혀 몰랐다.
근데 독서는 많이 한다. 작년에도 대략 70 권정도 읽은 것 같다. 모두 서평단 활동 덕분이었고 그 때문에 어휘력나 문장력 그리고 글쓰기 체력이 좋아진 것 같다. 더불어 작법책이나 글쓰기 관련 책들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단 이 책은 부담이 없었다. 어렵지 않다. 작가는 독자들이 읽다가 포기할까봐, 부담스러워 할까봐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다독여 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분량도 많지 않고 깔끔한 구성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독서 그 차체를 얘기하는 것이다. 내용에 연습과제도 있어서 끈기있게 해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기간이 21일이었다.

이 책엔 은근히 꿀 정보가 많았다. 블로그 활용법이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페이지 만들기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당장 실행해보고 싶었다. 블로에도 단순히 글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기간을 정해두고 주기적으로 글을 올리는 법이 마음에 들었다. 결국은 나를 글쓰기의 틀에 가두거나 마감 약속을 해야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소통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막연히 남이 댓글 달아주기를 기다리거나 이웃 추가를 받을 생각만 해서는 부족했다. 나 스스로가 내 취향에 맞는 이들의 블로그나 SNS를 찾아가 먼저 댓글을 달아주는 것이 단순하지만 중요했다. 사실 기본일 수도 있는건데 나는 너무도 모르고 지내왔었다. 이기적이였다고 솔직히 밝힌다. 그리고 피드백의 방법도 제시해주는데. 나 스스로 평가를 하는 법,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타인에게 평가를 받는 법, 전문가에게 심층적으로 평가를 받는 법이 있었다. 스스로 하는 거야 늘 하는 것이지만 타인을 통한 건 단순히 글을 SNS에 올린다고 그칠 것이 아니라 메신저나 모임 앱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었다. 사실 이런 것을 안해본 건 아닌데 이득보다는 인간 관계적인 문제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메신저 대화방은 얼굴이 안보인다고 쉽게 상처주는 말들과 행동을 많이 한다. 사람들의 인격이 너무 잔인했다. 남탓이 좋은 건 아니지만 심했다. 
이 책에선 내 생각과는 다른 모임에서의 글쓰기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게 시도를 해서 글쓰기를 늘 해야 실력도 좋아질 것 같다.

글쓰기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브런치를 잘 알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선 브런치 작가 테스트에 통과하는 노하우도 알려준다. 잘 참고하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아직 에세이 보다는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좋아서 브런치는 크게 관심이 없다. 사실 두 번 도전했다가 미끄러졌다. 근데 마음의 상처 보다는 브런치랑 잘 어울리는 작가가 합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잘 쓰는 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렵게 느끼는 건 올바르지 않은 것 같다. 작가님 이 책의 초반 부분에 유명한 글귀를 변형하여 적었다.

'돈의 속성' 김승호 지음_스노우폭스북스,2020. 변형.

.p33.
작가가 되는 방법의 시작은 자신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어떤 작가를 경멸할 수는 있어도 글을 경멸해서는 안 된다. 물론 자신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반드시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작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작가가 될 수 없고,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중에서 작가가 나온다고 믿는다.

나도 한마디 거들고 싶다.

'누구나 작가를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작가가 될 수는 없다.'

어디서 듣기를 이와 비슷하게 가수 이승철이 한 얘기라고도 했고, 해병대에서 나온 말이라고도 했던 것 같다.

그래도 희망을 품고 열심히 쓰고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다 보면 분명히 되는 때가 올 것이다, 라고 믿음을 가지자. 좋은 날은 올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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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좀 다녀오겠습니다 - 마음을 움직인 세계 곳곳의 여행 기록
이중현 지음 / 북스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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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지구 좀 다녀오겠습니다_이중현_북스고


부끄럽다. 늘 내 가슴 속에 머물고 있는 묵은 꿈. 세계 여행에 대한 꿈 말이다. 
여행 수필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대리만족이라고 해두자. 이중현님의 '지구 좀 다녀오겠습니다'도 그랬다. 그의 젊음이 부러웠고 두려움과 막연함을 딛고 머나먼 타국으로 훌쩍 떠나게 된 그 용기를 존중하고 싶다. 태국에서 시작해서 아프리카, 인도, 남미, 유럽 등의 여러 나라를 자유분방하게 여행을 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청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누구나 꿈꾸던 걸 현실로 옮긴 용기와 열정. 나는 이 책에 빠져들었다. 여행지에서 겪었던 일들 그리고 삶에 대한 고찰을 담은 진솔한 글을 보며 나도 공감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책의 모두 담기엔 뭔가 아쉬움이 느껴지긴 했다. 책에 적지 못한 더 많은 경험들이 분명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저 심각한 감정없이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이 책을 펼쳐들고 즐겁게 독서한다면 딱 일 것 같다. 여행에서 얻은 값진 경험은 하나의 철학이 되어 실존적 가치를 추구하고 사유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인간이면 누구나 삶의 철학을 느끼고 고민하며 깨닫는다고 생각한다. 그의 여행 속 인생을 나는 편안하게 읽었겠지만 얼마나 넓고 깊고 진지함이 있었을까, 싶다. 기쁨과 슬픔 더 나아가 젊음의 패기와 열정까지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을 것 같다. 
저마다 인생의 아름다움은 다르지 않나, 라고 생각한다. 꼭 여행을 해야만 무언가를 얻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나는 그저 사진 속의 세상을 보는 것이 다 이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감정인 부분은 말이다. 그럼에도 그의 여행이 부럽다는 건 숨길 수 없다. 겨우 필리핀 마닐라를 다녀 온 것일 뿐이지만 비행기가 하늘을 오르는 순간은 역시 잊을 수 없다. 그 황홀함. 그 설레임. 그리고 인천 공항으로 돌아오는 순간도 말이다. 내가 살아서 돌아왔구나, 하는 안도감과 여행의 아쉬움이 교차되는 순간들.
이 책의 처음과 끝의 감정이 그대로 나에게도 느껴졌던 것 같다.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나도 외국 여행을 또 떠날 것이다. 그 곳이 아시아가 되든 유럽이 되든 어디든. 이 책은 한 청년의 인생이자 기록의 완성이다. 나는 그의 책을 즐겁게 읽었다. 
이중현님의 앞으로의 인생도 아름답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p40
어쩌면 여행에 대한 인상은 여행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로 인해 물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p43
고개를 들어 하늘 한 번 올려다보기 힘들 만큼 각박하고 치열한 세상이라는데, 굳이 내 그림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당신 곁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지쳐 있다면 지독한 외로움과 쓸쓸함에 세상이 어둠처럼 느껴진다면 힘을 빼고 고개를 내려 자신의 그림자를 봤으면 좋겠다.
혼자가 아니라고, 언제나 당신 곁에는 지금까지의 모든 여정을 함께해온 깊은 그림자가 있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p61
히말라야를 오르며 우리의 삶 또한 산을 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살아가다보면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오르막길 중에도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고, 허탈한 내리막길 중에서도 응원이 되어줄 눈부신 풍경이 펼쳐질 수 있다.
그러니 너무 서두르지 말고. 비스타리.

p66
우주적으로 보면 살아 있는 것보다 죽어 있는 것이 더 보편적이다. 단지 지구라는 행성에서 그 흔치 않은 삶이 무수히 모여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삶이 보편적이라고 생각하며 살 뿐.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

여행에서의 이별처럼 죽음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삶의 끝은 죽음이기 때문에 삶의 허무함, 허탈감에 빠질 것이 아니라 반드시 죽기 때문에 매 순간을 소중히 해야 하지 않나 싶다.

p71
"만약 내가 지금 너의 팔을 긋는다면 붉은 피가 날거야. 그건 한국인이든 인도인이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누구나 똑같아. 겉은 다르지만 우리는 하나라는 증거야."

p96
때때로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당신을 자유롭게 해줄 바로 그 일이다.

p133
티베트에는 이런 말이 있다.
해결 될 일이라면 걱정 할 필요가 없고,

해결되지 않을 일이라면 걱정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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