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파단자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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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기억파단자_고바야시 야스미_아프로스 미디어


매번 파격적인 소설을 소개해 주는 아프로스 미디어 출판사에 감사한다. 특별하고 재미있고 흔하지 않은 매력적인 소설을 앞으로도 죽 출간을 해줬으면 좋겠다. 고바야시 야스미 작가는 '앨리스 죽이기' 시리즈로 국내에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엄청난 분이셨다. 안타깝게 타계하셨지만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집필을 완성하셨던 천재 작가님이다.


'기억 파단자'

기억 추적 미스터리 스릴러


'앨리스 죽이기'의 작가 고바야시 야스미가 집필한 영화'메멘토','초능력자','살인자의 기억법'을 전부 담은 몰입도 최강의 엔터테인먼트 소설.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회색의 배경색도 흐릿함을 주었는데 흩뿌려진 검은색은 더 혼란스러움이 느껴졌다. 거기에 한 남성의 옆모습이 보였다. 딱 보기에도 기억과 관련된 이야기일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작가님은 천재가 맞다. 첫 장부터 긴장감을 팍 주었고 기억을 더듬어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점들은 어서 빨리 책장을 넘기라는 일종의 심적인 명령 소리처럼 들렸다. 초반부터 이렇게 흡인력을 갖는 건 정말 쉽지가 않는데 상당히 고난도의 필력을 요구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미스터리 스릴러적 규칙들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아비규환에 빠져들게 된다.


-전향성 기억상실(Anterograde amnesia) : 기억상실의 원인이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이후에 발생하는 사건에 대한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

출처. 네이버 백과.


워낙 유명했던 영화 '메멘토'의 소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문인지 소설에 더 감정이입을 하며 읽었다. 그래서 어디서 본 것 같다는 일치성이 소설의 이해함이 있어서 중요한 작용을 했던 것 같다. 뭔가 비슷하고 클리셰적인 게 확연히 구분되는 다양성과 매력이 있어서 이 소설이 가진 힘이라고 봤다. 탄탄한 플롯과 개연성을 확보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작가님의 작품을 더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경건한 마음으로 이 소설을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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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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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_아시자와 요_검은숲


참, 마음이 짠했던 단편 소설이다. 아시자와 요, 작가의 손으로 빚어낸 이 작품은 짧지만 미스터리의 매력과 스릴러, 추리와 함께 긴장감이 있으면서도 잔잔한 시골 풍경을 느껴볼 수 있었다. 마치 어린 시절로 시대를 역행하며 돌아가는 기분도 들었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작가의 단편집의 타이틀을 장식하는 소설이었다.

표지를 보면 딱 보는 순간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화이트와 블랙 칼라의 대비는 묘한 기운을 풍긴다. 거기에 어떤 여인이 벽에 기대어 앉아 있고 촛대에 켜진 불빛이 조용히 빛나고 있다.

"그가 미워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죽여야 했던 거야"

예상도 상상도 불가능한 섬찟한 범죄 동기.


사람의 마음속 따위 알 수 없다. 어쩌면 평생, 그 자신까지도.

그저 재미라는 말을 붙이기엔 숙연함이 더 컸던 것 같다. 사실 이야기의 끝에 가서야 진실을 알게 되어서 놀랬다. 그저 평범했을 이야기가 섬찟하면서도 슬펐기 때문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주인공과 여자 친구의 관계도 연결 지어져서 작가의 예리한 구성에 감탄했다. 오랜 시간 작가의 필력으로 숙성된 미스터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잔잔함 속에서 서서히 진실이 드러나게 되고 자극적인 장면이 거의 없음에도 마음에 스며드는 서늘함이었다. 이런 기술은 자칫 드라마로 빠져 버리기 쉽고 독자들이 장르 파악에 혼동이 올 수도 있는데 탁월하게 잘 만들어졌다.


일본에는 일명 왕따 문화가 한마을에서도 행하여진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물론 작가가 지어낸 건지 사실인 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무라하치부'라고 하는데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소설의 소재를 이 독특한 풍습에서 찾은 건 이색적이었다. 마을에서 문제를 저질렀거나 하면 시장에서 물건도 제대로 못 사고 은근히 괴롭힘을 당한다는 것. 거기서 더 문제를 일으키면 완전한 왕따.


사실 결말이 희극적이었는지 비극적이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한 번 더 찬찬히 읽어 봐야 될 것 같고 역시나 이번 소설도 미스터리로서 기대 이상의 재미가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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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양장)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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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나인_천선란_창비


청소년 문학이면서 성인이 읽어도 상상의 나래를 펼칠 아름다운 식물의 하모니가 매력적이다. 한국 SF계에 신성 천선란 작가니의 신작 '나인'은 앞으로가 기대되는 아주 특별한 소설이었다. 이전 작품들 또한 다수의 작가님들에게 찬사를 받으면서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한 말 그대로 참 좋은 소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정보를 본능적으로 찾았다. 젊고 패기 넘치지만 남모를 아픔도 간직하고 계시는 투명 그 차체의 유리알 같은 작가님이셨다. 이제 그 두려움과 시련에서 벗어나 좋은 작품들을 계속 써주셨으면 좋겠다.


이 소설의 발상이 참 기발했다. 뭔가 외계인스러우면서도 식물을 보면 자연 친화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거기에 환경문제와 사람들의 이기심과 욕심이 드러나는 다양성이 보였다. 나인이 보는 세상은 평범함 속에서도 특별함이 스며있는 묘한 느낌을 주었다. 재미있는 건 지극히 평범한 학생의 일상에 들이닥친 특이 식물과의 교감이었다. 서서히 드러나는 나인의 진짜 진실. 그 미스터리한 이 소설에 빠져들게 했고 자꾸만 다음이 궁금해지게 했다. 웹 소설과 순문학의 경계점에 있는 SF 판타지 소설이라고 하면 실례인 걸까? 청소년 문학이면서도 내용에 깊이가 있었다. 어린 친구들이었지만 그 안에 작가님이 전달하고자 하는 철학적인 메시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생각하게 했고, 읽고 나선 묘한 여운을 주었다.


인류 근원의 발자취가 식물이라면 어떨까? 물론 이 소설은 어디까지나 픽션이다. 중요한 건 개연성의 인과관계가 아니라 감성과 문학성으로 보였다. 가벼운 듯하면서도 무의식의 내면을 탐닉하며 나인의 삶을 살펴보는 나 자신을 또 느껴본다. 소설 '나인' 은 공상 과학의 재미와 문학으로서의 작품성도 있었고 어린이부터 모든 연령층이 고루 읽어도 좋을 훌륭한 소설이었다. 어서 빨리 작가님의 작품들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혀서 국민 작가로서 칭송받는 대작가로 성장하셨으면 좋겠다.

식물은 외면적인 아름다움도 있지만 그보다 내면의 울림에 집중하면 또 다른 교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소설을 읽고서 삶을 다시 되돌아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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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클라아스 부쉬만 지음, 박은결 옮김 / 웨일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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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죽은 자가 말할 때_클라아스 부쉬만_웨일북


놀랍도록 흥미롭고, 잔인하도록 매혹적인 책이었다. 적어도 나에겐.

제목부터도 반전을 감춘 듯한 느낌을 주는데 역시 매력적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과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이 있지만 법의학자의 시선에서 쓰인 책을 읽은 건 처음이었다. 아마도 최초이지 않을까? 마치 그간의 작품들에서 못 봤던, 아킬레스건을 자극하는 느낌이다.


물론 독일인 법의학자가 쓴 책이라 우리나라와는 문화적인 차이점은 있겠으나 이 책을 읽는 대상자는 동종 직업 자만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일반인을 포함한 모든 독자가 대상이기에 이해하기 쉽게 쓰인 책이었다. 무엇보다도 특히 실제 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보통 수사기관이 중심이 되어 사건을 추적하고 범인을 검거한 뒤 재판을 하면서 판결까지 가게 되지만 나는 법의학자에 대해 그렇게 관심을 갖지 못했다. 그저 시체를 통해 범죄의 단서를 발견하거나 결정적인 오류를 알아내는 의학자라고만 알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범죄 사건의 조연일 뿐이라고 치부해 봤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선 법의학자가 직접 사건을 서술하며 직업적인 고충을 사실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서사적으로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은 대사를 넣어서 현실감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줬다. 


그래서 소설만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법의학자의 인간적인 면모도 바라볼 수 있었는데 일과 사생활의 구분을 분명하게 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당일 시체 부검을 하고 퇴근을 하면 즐겁게 가족들과 식사시간을 갖거나 친구들과 파티를 하는 모습이 한편으론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점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느꼈다. 그럼에도 법의학자는 정말 그 일에 대한 자부심이나 사명감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다. 사건 현장의 참혹함을 보고 시체와 대면하는 건 실제 겪지 않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죽은 자가 말할 때.'는 갖가지 실제 사건을 주제로 법의학적인 해석과 그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며 보다 전문적인 의학용어들을 사용하며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범죄에 대한 독일 사회의 시각과 국민들의 의식 수준도 알 수 있었다. 색다른 미스터리의 재미를 찾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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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다시 나로 살고 싶은 당신에게 - 일 때문에 죽을 뻔한 그녀의 번아웃 탈출기
사다인(김가영) 지음 / 아틀라스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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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리셋, 다시 나로 살고 싶은 당신에게_사다인_아틀라스 북스 


번 아웃 증후군. 
나도 경험을 해본 것 같은데, 병원 치료를 받거나 하진 않았다. 스스로 버텼다. 물론 번 아웃 증후군이라고 보기는 그렇지만 적어도 내 생각으론 번 아웃 증상이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책에 있는 내용처럼 직장 생활을 하며 겪었다. 지금은 회사에서 권고사직된 후 꽤 벌어놓은 돈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며 내 진짜 인생을 살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사실 공황 장애와 번 아웃, 우울증의 차이를 잘 몰랐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어느 정도는 차이를 알 수 있었다. 

'리셋, 다시 나로 살고 싶은 당신에게.' 
일 때문에 죽을 뻔한 그녀의 번아웃 탈출기. 

표지가 민트색이어서 뭔가 시원하면서도 탁 트인 느낌이다. 어딘가 날아가는 기러기들과 어떤 여자가 두 팔을 벌리고 걷고 있는데 목도리를 걸쳤다. 

딱 보면 '자유'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나도 그렇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바람이 아닐까? 그렇지만 희망 사항일 뿐 피 터지게 경쟁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저자 또한 누구보다도 열심히 삶을 사셨고 열심히에 더해 끔찍하게 열심히 사셨다. 근데 그런 삶에서 찾아온 '번 아웃'은 사람 자체를 무너지게 해 버렸다. 

물론 열심히 산다고 무조건 '번 아웃'이 오는 건 아니라고 했다. 멈춰야 되는데 멈추지 않을 때 서서히 찾아온다고 하는데 솔직히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다. 작가님처럼 회사에 병가를 내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정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시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면 언제든 번 아웃은 나를 찾아올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확실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몸 망가져가며 사는 인생. 내 정신도 무너지며 살다 간 번 아웃에서 더 나아가 우울증에 공황 장애까지 온다고 하니 벌써부터 두렵다. 

이 책은 작가님의 실제 사례를 통해 번 아웃을 탈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주었다. 잘 쓰인 문장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글에 빠져들어 아픔을 공감하게 되는 나 자신을 느끼게 됐다. 슬기롭게 현실을 극복하며 이 책 번 아웃을 이겨내려고 한다. 그리고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는 회사원들과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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