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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평점 :
서평_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_아시자와 요_검은숲
참, 마음이 짠했던 단편 소설이다. 아시자와 요, 작가의 손으로 빚어낸 이 작품은 짧지만 미스터리의 매력과 스릴러, 추리와 함께 긴장감이 있으면서도 잔잔한 시골 풍경을 느껴볼 수 있었다. 마치 어린 시절로 시대를 역행하며 돌아가는 기분도 들었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작가의 단편집의 타이틀을 장식하는 소설이었다.
표지를 보면 딱 보는 순간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화이트와 블랙 칼라의 대비는 묘한 기운을 풍긴다. 거기에 어떤 여인이 벽에 기대어 앉아 있고 촛대에 켜진 불빛이 조용히 빛나고 있다.
"그가 미워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죽여야 했던 거야"
예상도 상상도 불가능한 섬찟한 범죄 동기.
사람의 마음속 따위 알 수 없다. 어쩌면 평생, 그 자신까지도.
그저 재미라는 말을 붙이기엔 숙연함이 더 컸던 것 같다. 사실 이야기의 끝에 가서야 진실을 알게 되어서 놀랬다. 그저 평범했을 이야기가 섬찟하면서도 슬펐기 때문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주인공과 여자 친구의 관계도 연결 지어져서 작가의 예리한 구성에 감탄했다. 오랜 시간 작가의 필력으로 숙성된 미스터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잔잔함 속에서 서서히 진실이 드러나게 되고 자극적인 장면이 거의 없음에도 마음에 스며드는 서늘함이었다. 이런 기술은 자칫 드라마로 빠져 버리기 쉽고 독자들이 장르 파악에 혼동이 올 수도 있는데 탁월하게 잘 만들어졌다.
일본에는 일명 왕따 문화가 한마을에서도 행하여진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물론 작가가 지어낸 건지 사실인 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무라하치부'라고 하는데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소설의 소재를 이 독특한 풍습에서 찾은 건 이색적이었다. 마을에서 문제를 저질렀거나 하면 시장에서 물건도 제대로 못 사고 은근히 괴롭힘을 당한다는 것. 거기서 더 문제를 일으키면 완전한 왕따.
사실 결말이 희극적이었는지 비극적이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한 번 더 찬찬히 읽어 봐야 될 것 같고 역시나 이번 소설도 미스터리로서 기대 이상의 재미가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