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데니스 존슨 외 지음, 파리 리뷰 엮음, 이주혜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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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_파리리뷰_다른


평범하지는 않았다. '파리 리뷰'가 주목한 단편들.


상업 소설보다는 예술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습관처럼 주인공을 찾고 구조를 파악하고 어떤 이야기인지 파악하려는 게 자연스러웠지만 그런 건 이 소설집에서 중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기 실린 단편 소설들은 보석처럼 느껴졌다. 출판사 이름이 '다른'처럼 일반적이지 않으면서도 읽을수록 독특했고 문학적 아름다움으로 빛났다.


친절하게도 소설이 끝나면 이 소설에 대한 해석이 뒤에 있었다. 흥미로웠던 건 해석도 그랬지만 창작적 접근으로 작가들에게 작법의 기술 같은 걸 언급하며 해석해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독자들이 받아들이는 것 자체도 틀린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다시 말하자면 각자도생 각자 해석이다. 다만 해석이 해당 소설을 이해하는데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노파심이지만 이 소설과 똑같이 쓰려거나 집필 방식을 따라 하는 건 좀 우스울 것 같다. 그저 이런 소설도 있다는 것을 읽고 즐길 생각이다.

이 책의 뒤표지에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유명 작가들의 추천사를 보며 '파리 리뷰'는 꽤나 유명한 곳으로 보였다. 검색을 해도 홈페이지가 바로 나오진 않았지만 관련 도서를 리뷰하거나 서평을 한 글들은 좀 보였다.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라는 표지 디자인처럼 밝고 화사하면서도 개성적인 소설집이었다. 뻔하디 뻔한 소설만 읽거나 드라마만 보다가 '파리 리뷰'에서 선정한 단편 소설을 읽으니 뭔가 특별함이 느껴졌다. 파리스럽다고나 할까? 그저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일반적이지 않다고 해서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는 건 아니었다. 소설 안에서도 충분히 문학과 예술이 있었다.


어쩌면 나 혼자만 독특하다고 보는 건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 속에서 드라마적인 설정이 있고 때론 비현실적인 환상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집은 독자들에게도 흥미를 주지만 미래의 작가들에게도 여러모로 배울 점이 있는 훌륭한 문학 작품이었다. 다시 읽어도 감동은 또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보석 같은 이 소설을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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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중점 나비클럽 소설선
이은영 지음 / 나비클럽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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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우울의 중점_이은영_나비클럽


특별한 소설이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초현실적인 현상들.


과연 작가가 그린 환상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상황이 주는 애매함은 정답이 없이 다양한 생각들을 떠올리게 했다. 흔히 예상할 악당도 없고 선인도 없다. 그저 여주인공으로 시작되는 전 남자친구와의 만남에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난 시간들이 현실 속에선 미스터리한 투명 큐브에 갇힌 채 드러난 듯하다.


카페가 주는 안락함은 심적인 안정을 주고 마음을 열리게 한다.

그 속에서 편안하게 마시는 커피와 특유의 향내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밖은 흐릿하며 비가 주르륵 내리고 있고 습하고 비릿함까지 더하면 나름 운치가 있지만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선 그것이 우울할 수도 있겠다.

주인공 전 남자친구의 기이한 행동은 은근히 피어나는 불안감을 조성하더니 결국 두 사람을 투명한 사각 공간 안에 가둬 버렸다. 나갈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미스터리한 공간.


그 안은 경찰도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우연에서 비롯된 평행 세계와의 연결고리는 마치 삶의 양면성을 상징하듯 보였다.


그 현상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마치 철창에 갇힌 동물을 보는 것처럼 이슈거리가 되어버렸다.


결국은 비가 폭풍으로 발전하는 광경은 장엄하면서도 거친 자연의 모습이었다.


폭풍과 평화로운 일상.

현실과 비현실의 애매한 경계면에서 나는 주인공의 움직임에 따라가게 되지만 첫 느낌은 혼란스러웠다.

'폭풍, 그 속에 갇히다.'

소설이 내게 주는 초현실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었다.

일단 이 책의 제목이라 할 수 있는 '우울의 중점'이라고 하고 싶다. 그렇다고 우울을 찬양하거나 염세주의가 깃든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작가가 그려 낸 낯설면서도 환상적인 공간을 만끽하면 되는 것이다. 이 놀랍도록 심오하고 특별했던 소설은, 다 읽고 나서도 묘한 여운을 주었다.

내가 떠올렸던 색은 화이트였다.


하얀 도화지에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지만 내 상상은 그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는 것. 바로 이 소설이 그런 느낌이었다.

소설의 첫 장에서 봤던 문장이 유독 떠오른다.

'그럼, 이 낯선 세계를 마음껏 즐겨주시길.'

그랬다.


마음껏 채우고 마음껏 비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까, 우울의 중점에서 삶의 방점을 찍었다.

아름답게.


이은영 작가님의 첫 작품은 계간 미스터리에 실렸던 '졸린 여자의 쇼크'를 읽으면서였다. 이 단편 소설은 신인상 수상에 빛나는 보석이었다. 물론 심사위원분들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티저 북의 단편 소설을 읽으며 느낀 건 앞으로도 작가님이 얼마나 더 훌륭해지고 성장할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미스터리 문학의 불모지인 국내 여건 상 쉽지 않겠지만 한국에 이런 작가님이 계신다는 게 한편으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에서 더 확장시켜서 장편 소설도 쓰셨으면 좋겠다.


섬세한 문장과 적절히 배합된 기가 막힌 단어의 조합도 훌륭했으며 머릿속에 그려지는 배경 장소는 군더더기 없었다.


일부러 멋 내는 표현들은 독자가 금방 안다. 억지스럽게 욱여넣은 것도 귀신같이 찾아내는 게 독자다. 그래서 독자가 무섭다는데 이 소설은 빈틈없이 탁월했다.


다음은 어떤 소설로 재미를 줄지, 작가님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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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책세상 세계문학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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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인간 실격_다자이 오사무_책세상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인간 실격의 세계는 뭔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우리는 저마다 다르게 인생을 살아간다고 하지만 지극히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점점 더 단절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피터지는 경쟁 사회 영향 때문이기도 하고 핵가족화에서 더 심에져 평균 출산율 1퍼센트도 안되는 심각한 세상이 잘 말해주고 있다. 겉은 평화로워 보일지 몰라도 그 이면은 매우 무섭다. 그럼에도 우리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났으니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허무하고 허탈하고 허전함에 결국은 혼자 인생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야 한다.

'인간 실격'

'코로나19' 시대 때문인지 올해 유난히 이 책이 새로 번역 되거나 개정판으로 출간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일 뿐 훌륭한 책이 중복되어 나온 다는 건 그 만큼 이 작품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책은 아담한 크기에 얇다. 마음 먹고 읽으면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인간 실격>이 마음을 아리게 하는 것은, 거기에 한없이 추락하는 한 인간의 모습만이 있는 게 아니라 그토록 평범하고 사소한 낙원의 이미지가 그의 주위에 흐릿하게나마 홀로그램처럼 떠있기 때문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작가의 필명이었다. 아쿠타카와상을 3번이나 도전했음에도 첫번에선 본선에 진출했지만 결국 차선이 되었던 비운의 작가. 어둡고 우울하다는 이유만으로 등한 시 되어 버렸던, 시대를 앞서 갔던 천재 작가.


뒷면의 띠지에는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실제 모습의 사진이 있었다.

무언가 우수에 찬 눈빛이지만 책 때문인지는 몰라도 밝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인간 실격은 소설 전체가 어둡고 우울하다. 염세주의에 젖어 있기도 하다. 그런 분위기 탓에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내용이 현시대의 인간 심리와 부합하는 면이 있어서 주인공을 보면서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다. 읽고 다시 읽어도 나에게 주는 의미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가 흘러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그만큼 우리세게 시사하는 의미 있는 책이어서 인 것이기에 적극 추천하고 싶은 명작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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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딸 : 뒤바뀐 운명 1
경요 지음, 이혜라 옮김 / 홍(도서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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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황제의 딸1,2_경요_홍]


여전히 '황제의 딸'은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 이미 2019년에 출간 되었는데 새로운 표지 디자인으로 개정판이 나왔다. 그만큼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는 뜻인 듯.


고급스러운 일러스트는 사극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줬다. 살짝 아쉬운 점은 기왕이면 리커버로 해서 하드커버 양장본으로 나왔으면 소장하기도 좋고, 아예 두껍게 단권으로 나와도 고급스러웠을 것 같은데 다음에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해야겠다.


사실 원작 작가를 모르고 신나게 드라마를 봤었는데 80년대 로맨스 소설로 이미 알고 있었던 경요 작가님이 셨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아마도 이 작가님은 중국 소설계의 화석인 존재가 아닐까, 싶다. 여담으로 이 소설책이 나오게 된 건 번역가님의 노고 때문이었을 것 같다. 특히 원작 작가님을 실제로 뵈었다던 얘기에서 작가님을 얼마나 존경했는지 알 수 있었고 정말 영광스러웠을 것이다.


옮긴이의 말 중.

'이 책은 기적의 산물이자 깊은 사랑의 결정체입니다.'

아, 원제목은 환주격격이고 한국에 방영 되면서 '황제의 딸'로 불려진 것 같다.


'전설의 중국드라마<환주격격> 국내 최초 한국어판 소설.'

'따뜻한 민음을 가지고 의리로 똘똘 뭉친 청나라 청춘 남녀. 그들의 사랑과 우정, 가족애를 그려낸 대서사!'


고전 소설이 그렇 듯 지문의 비중이 많지만 그렇다고 지루하지 않았다. 번역가님이 심혈을 기울였는지, 문장에 섬세함이 느껴졌고 훌륭하게 묘사 된 배경 장소와 차츰 발전하는 전개는 작품의 개연성과 함께 몰입감을 주었다. 피가 난무하는 것도 없고 자극적인 액션이나 선정적인 장면 없이도 이렇게 재미있게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명랑한 두 공주의 인생을 지켜보며 자연스레 감정이입도 되고 때론 함께 웃고 슬퍼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청소년들은 이 소설의 드라마를 잘 모르겠지만 기성세대들은 생략되었던 이야기를 이 소설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고 더 깊이 있게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황제의 딸, 황주격격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여 우리 나라에 유행이 돌지 모르겠지만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명작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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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인치의 세계에서 사랑을 했다 - JM북스
키나 치렌 지음, 주승현 옮김 / 제우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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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평_4.7인치의 세계에서 사랑을 했다_키나 치렌_제우미디어


인간이 존재하는 이 세상. 히키코모리는 이제 특별한 것이 아닌 우리들의 외면과 내면에 존재하는 아픔인 것 같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슈 되었던 소재여서 익숙했지만 자신을 공간 안에 가둬 놓고 지내면서 사랑을 싹 틔운다는 점이 궁금했다. 그게 자신의 삶을 뒤흔들 만큼 중요한 것이었다는 건 어떤 것일까?

'4.7인치의 세계에서 사랑을 했다.'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이상한 날들의 연속,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눈부신 사랑을 했다.'

'4.7인치 화면 너머로 진짜 사랑이 시작되었다.'

'스마트폰에서 태어난 사랑, 그리고 상냥한 거짓말.'

표지 그림이 예쁘다.

알록달록한 색상에 여주인공 하나코가 튤립 한 송이를 들고 앉아있다. 방은 복잡해 보이지만 정리 정돈이 잘 되어있다.

마치 스마트폰 화면처럼 와이파이 표시와 배터리, 날짜 표시가 되어있는 기호가 있어서 특이했다.

아담한 크기의 책은 두껍지 않은 적당한 분량이다. 그러면서도 가벼워서 들고 읽기도 편했다.

소설의 첫 문장부터 빠져드는 나를 의식한다. 마치 웹 소설을 읽는 듯 단문의 간결함이 마음에 들었다. 순문학 작품처럼 고급스럽고 멋들어진 단어도 없어서 읽다가 끊기는 일도 없었다. 거기다 장황한 배경 설명도 없고 장면 묘사도 없지만 드라마를 보듯 머리에 잘 그려졌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작가의 훌륭한 필력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전문적인 정보자료를 서술하는 부분이 없어서 편했다. 결국 주제는 어느 히키코모리 여자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인공에 대해 불쌍하다거나 연민의 감정은 들지 않았다. 그 속에서 나름의 사랑을 꽃피우면서 세상과 소통한다는 점은 특이성이 있으면서도 주인공의 희망이자 한걸음 나아가려는 세상에 대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도 이 같은 히키코모리적인 마음이 내면에는 존재하는 것 같다. 주인공의 이름 하나코가 마음에 든다. 과연 그녀의 사랑의 끝은 어떻게 될지 소설을 끝까지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편안하게 잘 읽히는 이 작품을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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