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클로에 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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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어느날 너의 심장이 멈출거라 말했다_클로에윤


작가가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가수 BTS의 팬클럽 '아미' 라고 해서 내용이 하이틴 드라마나 아이돌 가수를 주인공으로 한 가벼운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아미'니까, 주인공도 BTS 같겠지, 라며 선입견을 가졌는데. 프롤로그에서 주인공 전세계가 춤추는 걸 보고 딱 느낌이 왔었지만 아니었다. 그것도 완전. 

아니면 웹소설이라고 치면 최신 키워드를 적용한 일반적인 로맨스일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남자 주인공으로 전개되는 소설이지만 이미 작가가 여성이라 그런지 여성향의 느낌이 들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문장에서 어려운 단어나, 전문 용어, 한자어가 없어서 읽기가 편했다. 거기에 단문이어서 이해하기도 쉬웠고 상상하며 읽었다. 그래서 흥미있고 재미있었다. 각 장마다 쓰여 있는 유명인의 문구도 특별하게 느껴졌고 그 뒤에 이어질 내용을 마치 축약한 것 같았다. 

인물의 등장은 단순했다. 두 남녀 주인공이 이끌어 가고 치고 박고 터지는 잔인한 자극은 없었다. 잔잔하면서 조금씩 물결치는 진행은 감동과 유머가 공존했고 인간애가 있었다. 뭐랄까, 단순히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기엔 작품성이 있다고 느꼈다. 바로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군상들을 그리며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읽으면서 잠시 멈추고 철학적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소설 을 참 잘 쓰셨다. 내 성격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읽어가면서 각 상황에 대해 개연성을 따지게 된다. 이 소설은 전개에 있어서 어색함이 없었다. 대화도 자연스러웠고 일어나는 긴장감들도 충분히 공감되고 감정이입이 되었다. 그리고 주인공 전세계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잘 그렸다. 최근까지 소설을 읽으면서 웃어 본 적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한데 이 소설 덕분에 즐겁게 웃으며 읽었다. 그러나 웃음만 있는게 아니다. 휴머니즘이 있는 드라마가 있다. 그때문에 슬프기도 했고, 여주인공이 언제 죽을지 모를 시한부 인생이었기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이런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반복하며 써낸 작가의 노고를 존중하고 싶고 오랜만에 순백의 소설을 읽어서 문학적 행복을 느꼈다. 누구나 감동 받을 소설이다. 그래서 이 완벽한 가을에  '어느날 너의 심장이 멈출거라 말했다' 를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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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 블루 - 지극히 사적인 섹슈얼리티 기록
임은주 지음 / 비비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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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버자이너 블루_임은주_비비드


'비비드'는 왠지 일인 독립출판사일 것 같다. 별 뜻없지만 느낌이.

시대가 많이 개방적으로 변화되서 그런지 이 책에서 자유 분방함이 보여졌다. 제목부터가 강렬한 성적 판타지를 상징하고 있다.

'버자이너 블루.'

적당한 사이즈의 크기와 두께. 가벼운 무게.
추상적인 그림이 그려진 표지는 오묘한 컬러가 뒤섞여 있었다. 마치 몽환적인 판타지 세계같았다.

'지극히 사적인 섹슈얼리티의 기록.'

뒷표지에 적힌 글이 의미심장했다.

몸. 저자는 몸을 입었고 몸으로 인해 많은 일을 겪었다. 
모두 경험하고 나서야 그 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버자이너 블루'는 성의 억압성과 쾌락성에 대한 에피소드를 두루두루 담았다.
성적 쾌락과 판타지. 억압 안에 스며드는 페미니즘. 
한 여자의 인생이 액자식으로 전개되는 에피소드들.

성적 욕망 속에 보여지는 불편함과 답답함은 또 다시 쾌락과 고요를 반복했다. 
그러곤 삶을 고찰하며 무심하 듯 내던져지는 인생의 단편들에서 감정이입 조차도 완전히 될 순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런 것 조차도 이 책에선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냥 삶이다. 한 여자의 출생에서 시작 된 이야기. 그 속에 다양한 감정들이 있었고 섹슈얼리티가 혼합되어 있었다.
받아 들이는 것과 반대로 거부하는 것은 읽는 이의 자유다. 
나는 있는 그대로 읽었지만 야하고 역겹고 더러운 감정은 없었다. 
이해까진 아니더라도 어차피 각자 인생이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기 마련이고 그 안엔 씻을 수 없는 상처도 존재한다. 물론 행복의 추억도 있겠지만.
이 책은 저자의 가슴에 품고 살던 솔직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물론 저자가 어떤 분인지 알 수는 없다. 아무래도 이 정도의 책이라면 필명(아닐 수도 있지만)일 것이고 온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는 것도 그리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지는 않기에 글로서 독자들과 소통하고 읽혀지면 딱 거기까지가 맞을 것 같다.
이 책을 보며 인간 심리의 다양성을 느꼈다. 
너도 있고 나도 있다는 것. 내면의 치부가 드러났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일까?
그건 각자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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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귀족의 영애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무라카미 리코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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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영국 귀족의 영애_무라카미 리코_AK트라비아북.


이 책은 영귀 귀족의 체계를 잘 정리했다.

아마도 관련된 소설을 쓰는 작가나 콘텐츠 개발을 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놀라운 건 자국민이 아니라 일본인이 이토록 상세한 자료집을 썼다는 것인데, 단순히 재미만으로 볼 책은 아니었다.


'영국 귀족의 영애'


흔히들 왕과 왕비부터 시작해 공작, 후작, 남작에 따른 공작부인의 호칭 등은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그 근본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궁금할 것이다.


이 책은 역사적인 사료를 토대로 체계적으로 쓰여 있었다. 물론 논문이나 전문적인 연구 자료를 제외하고서 말이다.

그런 문자 위주의 딱딱함만 있는 건 아니었다.

풍부한 사진과 그림이 있었고 도표가 있어서 눈으로 쉽게 이해가 되었다.

표지부터가 귀족의 기운이 막 느껴진다. 찬란했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전경을 보듯 고운 옷을 차려입은 세 여인이 보였다. 얼굴 표정에서 풍기는 상류층 다운 기품이 느껴졌다.


뒷면에는 빨간 외투를 입고 말의 채찍을 든 소녀가 당찬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서있는 그림이다.

책을 펴 보면 일반적인 종이가 아니라 습기에 강한 고급 재질이며 풀 컬러 사진과 그림에 잘 그린 스케치가 이해를 더 했다.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 이 책 한 권에 담겨있어서 놀랬고 시간이 흘러도 변질 없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교계 데뷔부터 로맨스, 결혼까지 영애들의 인생을 따라가 본다.'

'영화를 누렸던 19세기-20세기 초의 영국, 웅장한 대저택, 호화로운 드레스, 사냥과 무도회 등, 당시 귀족들의 영애가 누렸던 풍요롭고 화려한 일상과 그 이면의 현실을 귀중한 자료를 통해 알아본다.'


전문성이 있는 글이어서 한눈에 이해되긴 어려웠으나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 있다.


그래서 소설을 쓸 때 참고할 만한 자료로서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읽어도 좋지만 필요한 부분을 찾아 골라 읽어도 괜찮았다.

더불어 그 시대를 살았던 귀족들의 실명과 실제 사진들을 보면서 당시 겪었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국 귀족의 영애'는 역시 보석 같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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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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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파괴자들_정혁용_다산북스


제목부터가 살벌하다.

'파괴자들.'

도대체 뭐 선일이고? 무엇을 파괴한다는 것일까?

이 소설은 하드보일드답게 터프하다.

까칠했다. 그리고 상남자다.

초반부터 강력한 액션 장면으로 17 대 1로 싸우며 몇 초 만에 덩치 큰 떡대들을 때려눕히고 마지막엔 상대가 쓰려 했던 회칼을 손등 위에 박아 넣는다.

"으악!"

고통스러운 절규.

저택의 방문을 거부하던 여인은

눈앞에서 그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며 단번에 합격을 통지하듯 초대를 수락해 버린다.

표지에 대한 첫인상.

마치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표지처럼 뭔가 판타지스러운 일러스트였다.

푸른 밤을 밝히는 거대한 보름달이 있고 중앙엔 대저택이 있다. 그 주위엔 도시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초대장이 도착했다'

하드보일드 누아르 소설의 새로운 스타일과 감각.

터질 듯한 긴장과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 전개.

검은 돈과 암살자들이 모여드는 외딴 저택.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마지막 혈투가 시작됐다.

죽음이 지배하는 이곳에서 살아남는 규칙은 오직하나.

"죽기 전에 죽는다."

죽기 전에 죽는다니, 문장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시작은 산뜻했다. 머나먼 중동의 나라에서 동료의 부탁으로 안 나를 찾아가는 것.

딱히 강력한, 해야만 하는 숙명의 뭐 그런 건 없었다.

배경 장소에 대한 상세한 묘사는 그림이 그려 지 듯 섬세했다. 아마도 작가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많은 노고가 있었다는 게 느껴졌다. 그뿐만 아니라 인물의 움직임과 말투 그리고 심리적인 면까지도 섬세하게 전개되어서 개연성이 충분히 확보가 되었다.

소개 글에서 봤듯이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라 다음 장면이 궁금했다.

역시 하드보일드 소설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사실 무난한 미스터리 스릴러보다 남성적이고 강인한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게 취향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독특한 사건 전개와 플롯은 지루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이 소설이 잘 돼서 드라마나 영화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드보일드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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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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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오늘도 리추얼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_정혜윤_위스덤하우스


멋있다.

뭔가 내가 사는 세상이랑 다른 세계인 느낌적인 느낌.

우주를 사랑하는 분이셔서 그런지 몰라도 진짜 삶이 우주 같아 보였다는 것.


나는 좁은 방구석에 웅크리며 이 책을 읽고 있지만 이 책 속은 왠지 모를 자유분방함이 느껴졌다.


리추얼, Ritual

1.(특히 종교상의) 의식 절차, (제의적) 의례.

2.(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과 같은[의례적인] 일.

출처. 네이버 어학 사전.

물론 종교적인 내용 같은 건 이 책에 없다.


표지부터가 하얀색 배경에 컬러 없는 일러스트가 독특했다.

기타와 배낭을 메고 어디론가 떠나는 캐릭터가 보였고 커다랗게 기타를 치는 그림이 그 아래에 크게 공간을 차지했다.

책의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되었고 형광 녹색이 칠해져 있는데 작가가 이 책을 위해 쏟은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글을 참 좋다. 문장에서부터 뭔가 심오한 기운이 느껴졌는데 그렇다고 막 난해하고 이해가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다.


삶과 음악, 인간의 실존적인 측면도 있었고 적당한 인생 고찰은 공감하기도 좋았다. 책을 읽다 보면 각종 사진과 그림들이 있었고 큐얼 코드를 스캔하면 유튜브로 연결되어 음악을 들으며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의 내용을 내 인생과 접목하여 이해하는 재미를 만끽했다. 사실 정서 불안으로 힘겨워 하고 있었는데 읽으면서 추억했고 음악을 들으며 치유했다.


나도 우주를 좋아하고 음악은 당연히 내 일상이다. 특히 전자 음악은 내 신체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데, 그에 관한 글을 읽으며 웃기도 하고 공감도 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나름의 생각을 음악과 함께 써낸 이 글이 아름답다.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을 놀러 갔다.

행복한 모습들을 보며 부럽기도 했지만 그건 결국 내 일시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나도 매력 있고 내 삶도 충분히 행복하다.

리추얼.

결국 이 책과 교감하며 나를 찾았다.

좋은 음악과 좋은 글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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