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간 처녀 - 처음 공개되는 작품으로 상영중단까지 당한 사회고발 문제작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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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도시로 간 처녀_김승옥_스타북스


 이 각본은 영화화 되어 상영 금지 처분이 될 뻔했지만, 지금은 명작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물론 그 시대를 잘 몰라서 그런지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따져보고 싶었다. 버스 안내 양이 성적인 대상이 되고, 인권 유린 현장과 노동 착취가 여과 없이 드러나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남성 입장에서 이해 될 만한 내용이 많았다. 다시 말해 과연 여자가 남자에게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건지 의심스러웠다. 여성이 무능력한 남성에게 희생하고 주도적으로 이끄는 건, 사랑 때문이라기엔 좀 어처구니가 없었다. 판타지도 이런 판타지는 없겠다. 그런데도 몰입이 된 건 영화 제작 연출이 뛰어났고 진정성 있는 연기력과 더불어 작품성도 갖추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최고 미인이었던 유지인, 이영옥, 금보라 배우가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그 당시 활동했던 버스 안내 양이 사랑으로 엮이거나 갈라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물론 모든 게 사실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사실이었기 때문에 정치적 압력이 있던 건지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영화가 개봉되면서 버스 기사와 안내 양에 대해 명예훼손과 인권을 유린시킨다고 상영 중지 요청이 있었고, 데모까지 일어났다고 한다. 그 이유로 재수정 되었는데 일부 장면에서 검은 화면이나 백색 화면 처리를 했고, 버스 운수 업체가 저질렀던 나쁜 장면은 삭제해서 넘어가기도 했다.


 특히 전개가 뜬금없고 어색했던 부분은 영화로서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각본은 버스 회사에 대한 사회적 고발처럼 보였다. 그리고 적절한 기쁨과 슬픈 감정이 교차 되며 그 시대를 살던 젊은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자주 나오던 단어인 '삥땅'은 버스 안내양이 요금을 몰래 빼돌리는 행위였다. 거기에 검사원도 한패가 되었다. 요금 합계는 제대로 되지 않았고 의심이 가면 해당 버스 안내 양의 몸을 뒤적이며 찾았다. 이때 검사원이 대충 둘러대며 없다고 하면 넘어가는 식이었다. 돈 자체 보다 심장 떨리는 게 괴롭다는 말에서 여성 노동자가 느꼈던 비애가 느껴졌다.

각본 <도시로 간 처녀>는 당시 버스 안내 양이 겪던 현실을 잘 그려냈다. 시련과 고통도 슬기롭게 이겨냈다. 사회 부조리에 목숨 걸어 당당히 맞섰고, 사랑까지도 쟁취한 용기 있는 여성이었다. 그래서 감동과 전율도 느꼈고 존경심마저 생겼다.


 오랜 시간이 흘러 드디어 김승옥 작가가 쓴 각본이 세상에 정식으로 공개 되었다. 여러 후배 작가에게 축하를 받았으며 많은 이들에게 이 각본이 널리 읽히길 기대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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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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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에피쿠로스 쾌락_에피쿠로스_현대지성


 에피쿠로스 쾌락은 학창 시절에 잠깐 배웠고, 시험 치려고 외웠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그리스어 원고 8편을 완벽하게 번역했다고 한다. 그가 쓴 저서가 무려 700권이나 되지만 남아 있는 게 고작 이 정도였다. 그조차도 다른 사람이 쓴 책에 있었다. 그럼 쾌락주의 철학이 무엇일까. 얼핏 보면 쾌락 쾌락하는 게 뭔가 야하고 저급하게 느껴지지만, 에피쿠로스가 추구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쉽게 말해 행복이었다. 쾌락의 반대말은 불행이고 올바른 가치관과 철학적 탐구로 바르게 살아가자는 뜻으로 보였다. 그럼 에피쿠로스는 누구인가? 기원전 시대에 살았던 철학자였다. 시민 계급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총명했고 철학에 관심이 많았다. 훗날 그가 세운 학교가 로마 시대에 와서 박해받기 전까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다는 건 대단했다.


 내용 파악이 어렵다면 옮긴 이가 쓴 해제 부분을 먼저 읽어봐도 좋다. 간단하게 그리스 철학과 역사에 대해 알려주며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우리가 알 만한 인물도 나와서 이해가 쉬웠다. 기원전 시대에 살았던 그들은 철학뿐만 아니라 과학과 연결 지어 연구도 했는데, 신화나 허구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 이성적으로 판단했다. 특히 신조차도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세상은 원자라는 최소 단위의 물질이 순환하며 존재한다고 했다. 즉 없던 게 새로 생긴다는 게 아니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실제적인 걸 추구했던 부분은 놀라웠다.


 목차는 에피쿠로스가 헤로도토스, 피토클레스, 베노이케우스에게 보낸 서신, 현자론과 가르침, 어록, 저작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죽음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고통과 두려움으로 보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끄는 게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어록도 잘 정리가 되어있어서 그 부분만 읽어봐도 에피쿠로스가 추구하는 철학이 어떤 건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에피쿠로스는 현시대에 맞게 개인적이고 이성적인 삶을 추구했으며 과학적 탐구 정신도 본받을 만했다. 다만 많은 저서가 유실되어서 안타까웠고, 불타버린 책이 발견되어 현재까지도 해석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에피쿠로스 쾌락은 우리 삶이 추구하는 현재이기도 하며 가장 현명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철학이어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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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 영화로 읽는 ‘무진기행’, ‘헤어질 결심’의 모티브 ‘안개’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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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안개_김승옥_스타북스


 상실 된 사람. 채워지지 않은 불완전한 인생. 무진으로 가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상실 된 관계 속에서 서로가 무언가 채워주고 있었다. 그렇게 보이면서도 사회적인 위치에 따라 차별받고 또 차별하는 잔인성은 드러나지 않는 칼날 같았다.


 잃어버린 세계. 그것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쓸쓸하고 고요했다. 어색함 속에서 우러나오는 성욕 본능은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행동이었다. 가려진 마음처럼 느껴졌다. 남자에게 불륜은 사랑이 될 것 같으면서도 그저 연민인지도 모를 행동이었고, 결국 편지지는 찢어버렸다. 상실된 자신에게서 해결점을 찾았다. 마지막은 돌아가야 할 곳으로 가야 하는 건가 싶었다.


 결국 여미지 못한 상처이자 사랑이었고, 가슴 속에 가두어 둔 추억으로 보인다. 그게 트라우마로 작용하진 않았지만 제목처럼 내적 생명성을 채우는 인생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다. 불편한 듯 하면서도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이야기였다. 그 끝은 분명치 않은 해결이지만 그들이 선택한 사랑은 정확하게 단정하기 어렵다.


 김승옥 작가님의 <안개>는 인간의 상실에 대해 무릇 긴장감을 준다. 그 흐름을 따라가면서 한편으론 안타까우면서도 주인공에 대해 공감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감정이 흐르는 대로 보면 또 묘한 죄책감도 느낀다. 시나리오를 읽는 재미와 매력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 된다. 실제적이지 않지만 그럴 법한 현실. 60년대 배경이지만 뒤떨어진 시대상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사람과 사람이 주는 관계 속에서, 교감하는 것이 작품을 읽는 이유인 것 같다.


 영화 <헤어질 결심> 과 비슷했던 건 영상에서 느껴지는 고독감과 남녀 간에 벌어지는 애틋한 사랑이었다. 물론 겉으로 대놓고 드러나지 않았고 무채색 화면에 슬픔과 안타까운 심리가 투영되어 보였다. 해석은 독자와 관객이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안개>를 통해 독특하고 작품성 있는 시나리오를 읽어서 흥미로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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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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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원청_위화_푸른숲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는데 소설이 주는 방대함에 놀랐다.
그 엄청난 땅 크기처럼 한국과는 다른, 중국다운 웅장한 맛이 있다. 위대한 작가가 오랜 시간 집필해서 세상에 내놓은 작품답게 시시하지 않았다. 마치 실제 했던 이야기처럼 현실적이었고 대가답게 완벽한 전개가 이어졌다. 그렇다고 글 자체가 어렵다거나 난해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물 흐르 듯 읽혔다. 모르는 단어가 간혹 보이면 친절하게 해석도 했다. 보통은 지역명이었다. 거기에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도 아니어서 이해가 쉬웠다. 원청은 어느 날 갑자기 떠나버린 아내가 살던 곳이었고 그 때문에 인생이 혼란에 빠져버렸다. 주인공은 그곳에 가야 했다. 목표가 분명했고 마치 로드 무비처럼 나아간다. 다양한 갈등에 힘들었으며 생각지도 못한 천재지변 때문에 딸과 목숨이 위태롭기도 했다. 역시 자식은 아버지에게 모두였다.

 어린 시절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다. 그러다가 재산까지 내려놓고 새로운 세상으로 떠났다. 그것도 젖먹이 딸과 함께 말이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젖 동냥 하는 아버지는 처절했다. 그 사랑은 하늘도 갈라 놓지 못했다.
아내가 살고 있다던 원청도 찾지 못하는데 이름 조차도 맞는지 몰랐다. 그 집요한 열정 속에서 운명적으로 인연을 만나서 굶주리지 않고 간신히 버텼다. 이후 열정으로 배운 목재 가구 제작 기술로 차츰 형편이 나아지더니 성공하여 부자가 된다. 친구와 땅을 사고 자신의 집까지 직접 만들게 된다. 사업도 잘 되었다. 그런데도 겸손했고 베풀었으며 아내 또한 잊지 않았다. 진심으로 원망했을 법한데 참 가여운 인생이었다.

 이 소설은 중국 청나라 말기 이후 중화민국 초기에 고통받던 민중의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사실 그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서 이해가 어려울 줄 알았지만, 작가 특유의 유머와 다양한 소설적 재미로 지루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진정성이 느껴졌고 작품성 있었다. 이 감동적인 작품이 많이 읽혀서 영화나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으면 좋겠고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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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안지은 지음 / 콜라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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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인에게 동화는 어떻게 삶이 될 수 있는지 이 책에 잘 나와 있어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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