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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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누군가 이 마을에서_사노 히로미_문예춘추사


-에도가와 란포상

일본 탐정 작가클럽(현재는 일본 추리작가 협회)에서 탐정소설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문학상이다. 통칭 한 포상이고, 추리작가의 등용문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추리소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의 기부를 기금으로 하고 있고 수상작은 고단샤 문고에서 출판된다. 1992년 제38회부터는 후지TV가 후원을 시작하여, 수상작은 후지TV에서 단막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일본 문학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사노 히로미 작가는 아직까지 한국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서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수상작인 ‘내가 사라지다’도 기대된다. 더불어 마쓰모토 세이초 상도 수상한 저력 있는 작가님이셨다. 우리에겐 생소하다고 할 수 있는 동조 압력 미스터리는 앞으로 국내에도 새롭게 선보일 흥미로운 소재 같아 보였다. 소설 처음부터 시작되는 미스터리한 소녀의 어린 시절과 함께 일가족이 모두 사라지는 상황을 독자가 접하게 되고 주인공은 의문투성이인 마을 사람들과 숨바꼭질을 하듯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였다. 사실 웹 소설처럼 빠르게 읽어가면 사건의 복선이나 핵심 포인트를 놓칠 수 있기에 시간을 좀 들여서라도 천천히 음미하듯 하나하나 따져가며 읽는 게 이해하기가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첫 장부터 여러 인물이 등장하며 사건의 시작을 설명해 주고 있는데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 익숙한 내게는 조금은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단점이라고 하는 건 아니고 그만큼 이 이야기를 위해 사노 히로미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세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가 보였기에 오히려 이런 유의 섬세하고도 오싹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들도 많을 거라고 본다.

-교외 고급 주택가의 끔찍한 비밀. 주민들이 은폐했던 참혹한 진실은?

-19년 전 교외 고급 주택가의 일가족 실종 사건. 진상 해명을 가로막은 것은...... 동조 압력!

역시 미스터리 강국 일본답게 완성도 있는 소설이다. 더불어 동조 압력 미스터리라는 독특한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 독자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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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 시집 : 건축무한육면각체 - 윤동주가 사랑하고 존경한 시인 전 시집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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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이상 전 시집_이상_스타북스


서평_이상 전 시집_이상_스타북스

사라질 뻔했던 한 천재 예술가의 문학 작품이 뒤늦게 나마 출간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난해함과 특별함을 넘어 광기와 기괴함 마저 느껴졌기에 낯설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의 천재성을 존중하고 싶었다. 지금에야 실험적인 예술들이 익숙하다고 하지만 오감도 같은 시를 볼 때, 당시 사람들이 받았던 충격은 상당했을 것 같다. 원래 인간이란 존재는 평범함을 당연하게도 생각하고 그와는 다르게 이질적인 것은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작품들을 이상하다고 보지만 그 내면엔 슬픔이 스며들어 보였다.

배고픔, 외로움. 나라 잃은 조국에 대한 안타까움 등이 있다. 작품 전체에서 느꼈졌던 공통성이 있었다. 하지만 자꾸 작품들을 보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마치 퍼즐이나 수수께끼를 푸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 조금씩 이해되어가는 신기함도 있다. 내용이 어려운 것은 마음을 진지하게 잡고 한글자, 한단어, 나아가 문장 하나 하나를 곱씹어 볼 때 진정한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 만큼 이 시집은 내게 특별했고 예술이 주는 문학적 아름다움을 듬뿍 느끼게 해주었다. 혹자는 누구나 시나 소설, 수필 등을 이상하게 만들려고 하면 그럴 수 있겠지만 난해함에는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분명 이상 선생님의 작품은 어렵지만 몇번을 보면 그 맛을 알 수 있었다. 대표적인 소설인 '날개' 도 어떤 미치광이 남편과 창녀인 아내의 이야기인데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이루어져 있고 마치 어떤 사람의 자전적 이야기이자 일기처럼 보여졌다.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들 속에서 나는 그의 외로움과 슬픔을 느꼈고 그것을 벗어나려는 어떤 행동들은 처절해 보였다, 비밀스런 정사를 목격해도 어쩌지 못하는 부분에선 그게 비밀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으로 느껴졌다. 무기력한 남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과연 남편은 맞는 것일까, 했다. 어떻게 그런 인연이 된건지 독자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상처투성이 삶에서 어떤 날개를 찾아 꿈틀되는 한 남자의 행동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다음엔 다른 독자들의 생각도 참고하고 학자들의 해석을 보며 좀 더 깊은 뜻을 이해해 보려고 한다. 참 보석같다. 이상 전 시집.


-이 글은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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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스노우 이야기
김나연 그림, 니콜 미어 헤니 베이커 글, 임정환 옮김 / 언제나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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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리틀 스노우 이야기_니콜 미어 헤니 베이커_언제나 북스


이 그림책에 등장하는 리틀 스노우는 실제 존재하는 강아지였다. 물론 책에 나오는 내용은 각색된 부분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고 감동적이었다. 견생의 풍파를 견뎌내며 생긴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지만 리틀 스노우의 모습이 내게는 귀여웠다. 필자도 한때 강아지를 키우며 하늘나라에 가는 날까지 키워온 반려견 주인이어서 공감이 갔다.

-나는 한쪽 다리가 짧은 강아지예요. 이빨이 하나도 없어 메롱 하고 혀 내밀고 있죠. 그러나 친절하고, 용감하고, 행복한 강아지예요. 이런 나의 가족이 되어 주시겠어요?-

‘리틀 스노우’ 이 무더운 여름에 갑자기 겨울 이야기 그림책이 등장한 게 조금은 특이했지만 그림책 만들기를 공부하고 있는 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보고 싶은 책이 되었다. 제일 끌린 건 역시 표지 그림이었고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했다. 이 책의 글을 쓰신 작가님이 교사이자 영화제작자이자 작가셔서 내용적으로도 완성도가 있는 그림책이었다. 거기에 삽화를 담당하신 김남주 작가님의 SNS에 들어가 보니 실력이 대단하신 분이셨다. 이런 훌륭한 작가님들의 콜라보로 완성된 ‘리틀 스노우’는 ‘언제나 북스’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역시 내용에서도 영화적인 서스펜스와 점층적인 서사가 재미를 더했다. 갈등에 갈등을 극복하는 강아지 리틀 스노우의 인생 여정을 응원하면서 봤다. 강아지 또한 말을 못 할 뿐이지 감정이 있는 소중한 생명체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든 잔인한 도살장과 유기견 보호 센터는 극적인 상황을 만든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였다. 그동안 여러 그림책을 보면서 그림과 글 사이에서 균현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그림이 좋다가도 스토리가 좀 불완전해 보였던 적이 있었고, 글은 뛰어난 데 그림이 조금 아쉬웠던 적이 꽤 많았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리틀 스노우’는 균형을 잘 맞춘 좋은 그림책이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고, 특히 반려견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더 알려주고 싶다.


-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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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도그 - 2023 칼데콧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더그 살라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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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핫 도그_더그 살라티_푸른책들


표지 그림부터 좋은 기운이 느껴졌다. 시원한 여름 풍경에 뜨거운 태양은 바로 강아지였다. 붉은 털을 휘날리며 바람에 털이 휘날리는 모습은 자신이 주인으로부터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 존재인지 잘 보여줬다.

-2023 캇데콧 대상 수상작

칼데콧상은 1938년부터 시작한 미국의 문학상으로, 매년 미국에서 전년도에 출판된 아동 대상의 그림책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의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여한다. 미국 도서관 협회 산하의 어린이 도서관 서비스 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출처. 나무위키 백과사전

-2023 에즈라 잭 키츠 상 수상작

에즈라 잭 키츠 도서상은 미국에서 매년 열리는 문학상. 에즈라 잭 키츠 재단은 매년 4월 에즈라 잭 키츠 도서상 시상식에서 신인 작가 상(1985년 이후)과 신인 일러스트레이터 상(2001년 이후)을 신인 작가 및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시상한다. -출처. 위키디피아 백과사전

미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더그 살라티 작가는 쟁쟁한 경쟁자들의 작품 속에서 단연코 빛나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그림의 수준에 대해선 전문가가 아니어서 어떤 부분이 좋고 나쁜지 분석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이 주는 교훈은 굉장히 컸다. 도시의 찌는듯한 더위 속에서 주인인 노파와 함께 신나는 여름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여행이란 건 젊은이들에겐 그저 신나고 제대로 준비해서 몸만 떠나면 되지만 신체적, 정신적으로 병약한 노인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라면 큰 힘이 될 것 같고 함께 일상에서 벗어나 시원한 바닷가로 간다는 건 굉장한 낭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특별한 건 없지만 의미 있는 주제로 보였다. 누구나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하며 드넓은 바다로 가고 싶은 생각은 할 수 있다. 바다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야 별것 없겠지만 일반적으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부산이나 강릉 동해 등 바다로 가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 그림책으로 대리만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고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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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 이토록 가깝고 이토록 먼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지음, 김정훈 옮김 / 호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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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이토록 가깝고 이토록 먼_블라디미르 장컬레비치_호두


사람은 참 애매하다. 외롭고 우울감이 들면 극단적으로 죽음까지 생각하지만 결국은 내 의식이 이겨낸다. 대부분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회복된다. 죽음은 그래서 삶에서 가깝고도 멀다. 나는 특이한 걸까. 좀 유별난 구석이 있다. 의외로 사람이 죽고 죽는 스릴러나 공포 영화를 즐겨 보기도 한다. 그렇다고 죽음을 가벼이 쉽게 여기는 건 아니다. 그저 '길티 플래 슈어'다.

<이토록 가깝고, 이토록 먼>은 죽음에 관한 장켈레비치 의 통찰이 담긴 책이다. 근데 기존의 죽음론 책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바로 죽음론이 어우러져 있었다. 그리고 죽음에 대하여 사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죽음을 찬미하는 책은 아니다. 본질적인 죽음에 대하여 담론한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의 내용에서 역사적, 전통적인 것보다 죽음의 본질에 관한 것에 흥미가 있었다. 물론 문화의 근본을 따라가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도 있다.

유려한 문장들과 철학적 고찰은 당장 그 내용을 필사하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너무 와닿는 글이 많아서 페이지 메모를 많이 하고 싶었다.

-"존재했다, 살았다, 사랑했다"

철학자들의 철학자 장켈레비치가 들려주는 한낮의 빛처럼 눈부시고 매혹적인 '죽음'에 관한 교향곡

우리는 참 죽는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졸려 죽겠다.',' 배고파 죽겠다.' '아파 죽겠다.' 등 삶의 일상에서 강조를 하기 위해서 참 많이도 이런 표현들을 쓴다. 그런데 정작 죽음 그 자체 대한 표현은 우회적인 것들이 많았다. 죽었다는 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고, 과격한 표현이었다.

일을 열정적으로 한다고 한다고 해서 죽음에 죽음에 대한 의식마저 잊고 살려고 하는 건 그다지 좋지 못한 행동인 것 같았다. 이는 곧 손바닥으로 죽음이라는 하늘을 가린다고 한들 소용없는 것이었다. 장켈레피치는 삶의 끝 다음에 죽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나의 삶과 죽음은 서로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살아가는 이유가 죽기 위해서고, 죽을 이유가 살아가기 위해서.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운 책은 아니었다.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며 학문을 탐구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이렇듯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는 건 인간의 진리이다. 하지만 죽음을 대하는 내 마음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오늘도 이렇게 무사히 나는 살았다. 다행스러웠다. 죽음과 삶이 늘 함께 있다고 생각하면 막연하다. 그렇지만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조만간 또 읽을 생각이다. 그만큼 나를 가치있게 하기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이토록가깝고이토록먼 #블라디미르장컬레비치 #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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