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옳다 네 마음도 옳다
아솔 지음 / SISO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평]<내 마음은 옳다. 네 마음도 옳다>_ 아솔

 

읽으면서 지난 시간을 추억하는 재미도 있었고 현재를 되돌아보며 나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되짚어 봤으며, 시 속에 깊은 철학이 있었습니다. (마치 일기를 보는 것 같은 ) 작가님의 진심 어린 가족애와 남편에 대한 애증의 감정 그리고 자신에 관한 얘기들은 인생의 단편작이었습니다. 좋은 글들은 일부 옮겨 적어보며 제 생각들도 적어 보고 때로는 작가님의 생각과 다른 방향의 것들도 써보고 하는 즐거움과 진지함이 있었네요. 그런 시도들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책은 다음엔 또 다르게 읽히며 (미쳐 알지 못하고 지나쳤을) 문학적 즐거움에 빠질 듯합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부쩍 더 감성적이게 되네요. 그리고 계절에 관한 작가님의 시들도 수록되어 있어서 옛 기억을 추억하며 느꼈던 것들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사랑은 참 아름답습니다. 과학자로서 자로 쟨 듯 기승전결의 정확하고 딱딱한 느낌과는 또 다른 감성적인 내 자아가 있다는 것. 그리고 아내로서의 나, 딸아이에 대한 나, 과학자로서의 나, 엄마의 딸로서의 나. 그런 삶 속의 일상에서 맞는 나 또한 참 친근했었습니다. 방을 바라보며 어질러진 것들에 대한 청소의 필요성. 이 책 전체를 아우르는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은 결국 내가 만들어낸 나만의 세계라는 게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을 보는 시선은 내 이기적인 세상에 가둬두지 말고 존중해 주며 다르다는 걸 인정할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습니다.

 

 

 

-메모 노트-

 

 

26.<페르소나>

28.<꽃다발 >

35. <아홉 살 세상>

-자기만의 세상을 향에 발을 내딛는 딸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

42.

우리는 상대의 태도나 말투에서 상처를 받으면 벽을 쌓는대 익숙하다. 하지만 쌓아올린 벽 안에 갇혀 버리는 이는 누구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혼자 끙끙 앓는 동안 상대방은 드넓은 세상을 맘껏 누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을 밖으로 내보내는 연습이었다. 시간은 많이 필요하겠지만.

44.

-밤 비행기를 탔지만 별을 못 봤던 것 같다. 저자의 얘기에선 밤 비행기를 타며 창밖을 보는 별이 아름답다고 한다. 언젠가 다시 비행기를 타면 보고 싶다.-

46.

-직딩 때의 꿈? 있다고 생각한다. 다들 알지 않나. 결혼, 내 집 마련, 돈 많이 버는 것.. 등.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현실적인 행복. -

48.

-지는 해가 있듯이 내일 떠오르는 해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몰과 일출, 삶은 그렇게 이면적이고, 양극화이다.-

63.

최근 여러 책들을 보면서 나에게 펼쳐진 세상은 나의 투사로 형성된 모습임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내 안에 있지 않은 것은 나의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당신 안에 있는 것들만 당신의 세상에 나온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당신과 나의 세상은 다르다. 상대의 어떤 단점을 읽는다는 것은 이미 내 안에 있는 나의 모습을 읽는 것이다. 내가 그 단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상대를 보고 읽어낼 수 없다. 결국 상대에게서 읽는 모습은 나의 모습이다.

- 이것은 결국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곧 나의 모습이라는 걸까. 거울 효과라고 보면 될까. 어찌 보면 무섭기도 하다. 대부분은 그걸 자각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67. <나다움>

-앞의 장에서 얘기한 내가 보는, 내가 만들어낸 나만의 한정 지어진 세상을 통한 시가 아닐까 생각됨. 어쩌면 이 관점이 이 책일까 싶기도 하다.-

73. <영혼의 꿈>

꿈속 세상이 아무리 현실 같아도 꿈을 꾸고 있는 나는 따로 있다. 이곳이 아무리 현실 같아도 꿈꾸고 있는 내가 따로 있는 건 아닐까.

- 놀라운 얘기였다. 내가 있는 현실이 어쩌면 꿈꾸고 있는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러면 정말 또 다른 내가 어딘가에 있는 걸까. 죽음이라면 그 꿈에서 깨는 걸까. 재미있는 발상이다.-

 

74. <두려움>.

-새로움이란 것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런지 설렘이 없고 익숙한 게 더 많아지는 것 같다. 그래 두려움도 있다. 근데 이젠 두려움조차도 귀찮고 싫을 때가 있다. 그런 후엔 그냥 놓아버린다. 그러려니.-

76.< 에고> Ego. 자아.

내면의 아이도 관심과 사랑을 달라고 끊임없이 나를 흔든다.

-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이젠 그런 마음을 바라봐도. 지치고 슬픔과 우울이 더 크다. 나이 들어가는 내 몸과 정신은 더 나를 가두어 두는 것 같다. 나 자신이 딛고 일어서기엔 버겁다. 아마도 이 무력감을 이겨내기엔 이젠 약물의 힘이 필요할 것 같다. 세상은 잔인하다.-

89.

(인간) 관계에서도 우리는 내 탓보다는 네 탓을 말한다. 하지만 내가 변했다는 것이 진실일지도 모른다.

- 나를 내가 탓하면 그것도 내가 변한 걸까. 진실일까.-

95.

<나다움, 너 다움> 너 다움은 나에게 투사된 상대의 겉모습일 뿐이다. 우리는 함부로 그를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나다움과 너 다움은 동일 선상에 있지 않다. 누구에게나 나다움만 있을 뿐이다.

 

-좋은 얘기다. 그래서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은 이기적이고, 나 자신도 이기적이다. 자신이 투사돼서 만들어 낸 세상은 결국 내 세상이니까. 이기적이다. 어감이 좀 그렇지만.-

 

105.

작년 연말 심장에 통증이 심하게 와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호흡이 어렵고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이었다. 하지만 병원 검사 결과로는 어디 한곳도 이상한 사신이 보이지 않았다.

-의사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작가님은 공황장애가 아니신가 의심된다. 최근 읽은 책에서 보이는 증상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오래됐지만 그런 증상을 겪었다. 정말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려움에 휩싸였으니까. 근데 이 현상은 자가 치료 가능하다고 했다. 물론 내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하다면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아무튼 건강을 위해서도 규칙적으로 시도해볼 필요가 있었다.-

 

106. <빅뱅>

아무것도 없던 한 점에서 일어난 게 시작이었다.

-그럼 누가 그랬을까. 우주는 참 신비롭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당신의 기쁨에 온 세상이 함께 즐거워하고. 당신의 슬픔에 온 세상이 함께 위로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이 있어 감사합니다.

- 삶을 이렇게 단순화하면 얼마나 좋을까. 근데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그래서 인간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말이다. -

112. <시간>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결국은 나이다.

-삶의 허무함. 내가 세상에서 증발하면 아무것도 없는 거지. 한 줌의 재는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되고. 나는 물질로서 어디론가 날아다니겠지. 그러다가 정착할 수도 있고. 다른 무언가로 인해 인간이 될 수도 있고.-

116.<삶이 아름다운 이유>

-나의 열다섯 살 경험-

pc 통신 나우누리, 천리안이 아직 있던 시절. 기억한다. 그땐 춤을 좋아해서. 음악 방송 녹화를 주욱하고 혼자서 춤 연습을 했다. 근데 잘 할 리가 없었다. 당시 그 시골 촌구석엔 학원 하나 없었고, 춤추는 동아리조차 없었다. 내 불행을 굳이 말하자면 그 시기 거기에서 살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 하나만 얘기하자면 말이다. 지나간 얘기지만 학원이라도 있었다면 내 인생은 아마도 1세대 춤꾼이 되어 있었을 것 같다는 근사한 생각을 해본다. 서울 좋은 지역에 있었으면 댄스 가수의 꿈도 꿨을 텐데. 그러고 보면 사람에게도 운명이란 게 있나 보다. 자꾸 환경 탓을 하는 것도 그렇지만. 진짜 열정이 있었다면 용돈으로 서울을 가서 뭔가를 찾았을 수도 있었겠다. 그런데 당시 열다섯의 나에겐 그런 용기까진 없었나 보다. 아예 그런 생각도 못 했었다. -

122.<사진>

-그래.. 남는 건 사진이다. 추억은 가슴속에 새기고.-

124. <꿈만 같다>

-나도 그렇게만 된다면 과거 친구들을 만나며 실컷 놀던 때로 가고 싶다. 지금은 끔찍하다. 과거의 나는 지금의 이런 세상을 상상도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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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엔젤
가와이 간지 지음, 신유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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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서평]<스노우 엔젤>_ 가와이 간지

 

 

 

-그 손짓은 한없이 다정하고, 치유는 끝이 없으며 아낌없이 주기만 할 뿐 앗아가는 법이 없다. 그것은 마치, 깨끗하고 순수한 눈옷을 걸친, 천사와도 같은. -

 

 

 

소설의 제목 <스노우 엔젤>은 샤로노프 의학 박사가 개발한 보급화 직전의 향정신성 신종 마약입니다. 이전에 <최후의 레시피>라고 먼저 불렸던 것이었어요. 알약의 형태이며 천사의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삶을 파고들어 쾌락의 세상으로 이끈 후 정신적, 신체적 파멸을 시키려 했습니다. 독특한 발상의 소재였죠. 지금이 IT 시대라면 바로 다음은 인간의 정신을 마약으로 통제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예상 밖의 설정이었는데 일단 작가의 그럴듯한 생각에 끌릴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소설이었습니다. 마약 범죄를 다룬 누아르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픽션이지만 (작가도 언급했다시피) 마약을 주제로 하여 실제로 일본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쓰였습니다. 더 나아가 미국, 태국,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까지 뻗어나가는 국제적 마약 밀매의 실태를 보여줬던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마약 관련 대사들에서 나오는 각종 은어들과 전문 용어들 그리고 통계치도 자세하게 나와서 현실감이 있었습니다. 마약 판매책 한 명이 보조랑 2인 1조로 활동을 하여 학생과 회사원, 유부녀 등 일반인들에게 판매하는데 한화로 한 달에 2천만 엔이면 대략 2억을 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다소 충격적인 수치였으며 한 해로 따지면 20억이었죠. 보조는 일당 수익으로 3할 또는 4할을 받고요. (여기서 보조 역할은 주인공 <진자이>가 하게 되며 판매책은 <미사> 임) 그들에겐 규칙이 있는데 절대 마약을 흡입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마약의 중독성을 알기에 그런 것 같았습니다. 그들에겐 돈이 가장 중요하며 구매자가 어떻게 되든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일반 서민이 마약을 최초로 구입하면서 서서히 돈을 소모해가며 파산이 되고 결국 한 가정이 파멸되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과정을 거친 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소멸되고 또 다른 목표를 탐색하여 권유를 하고 고객 목록에 추가하여 핸드폰에 저장합니다. 이처럼 소설은 스토리의 개연성이 잘 맞아떨어졌으며 어색함 없는 탄탄한 전개는 책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딱딱한 범죄 수사의 테두리 안에서 마약 전담수사관 <미즈키 쇼코>와 주인공 <진자이>와의 아담한 로맨스도 하나의 감초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두 사람의 감성적인 애정 연결 고리가 너무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후반부에 나오면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쇼코가 잠시나마 진자이에게 직업적 관계를 벗어나 이성적으로 대했던 건 마치 아이를 보듬어 주는 부모 같은 면도 있었고 한편으론 진자이의 이전 사랑에 대한 상처를 아물게 해주고 싶어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과거 사랑하던 동료 여형사와 변호사 부부 사망사건을 잠입 수사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인해서 갑작스럽게 사라지게 되고 결국 실종 처리되어 호적에서조차 없어져 버린 전직 형사였는데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다가 상관 <기자키>의 소개로 만난 마약 수사반 미즈키 쇼코와 만나게 되면서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신종 마약 <스노우 엔젤>의 진범을 잡기 위한 진자이의 잠입 수사는 사실 함정 수사라고 해도 경찰이 범죄에 가담하는 건 법리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마약 수사반 소속 미즈키 쇼코에 의해 비밀 스파이로서 영입되어 사건을 수사하게 됩니다. 이때 접근하게 되는 일명 <푸셔> (마약 판매책) 미사를 속이며 정보를 캐내게 되는데 둘은 후에 직업적인 동료에서 더 나아가 그 이상의 살가워진 관계로 발전합니다. 여기서 저의 선입견과는 다르게 느껴졌던 건, 판매책인 미사가 거칠고 무식한 사람이 아니라 젠틀하면서도 스마트한 유학파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직 형사 <진자이> 또한 훌륭했다고 생각하며 그랬기에 전개상 좀 더 다양하고 과감한 잠입 수사가 가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과정이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주된 스토리라고 봤으며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독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과 트릭이 있었습니다. 사실 예상을 빗나가서 (생각조차 못 할) 좀 억울하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도 몰입이 되고 소설적 갈증 해소를 시원하게 할 수 있었어요. 일종의 어떤 쾌감을 느꼈던 것 같았습니다. 특히 비극적인 사건 이후 다시 시작된 (에필로그적인) 등장인물들 간의 조우에서 반전에 반전을 하는 전개가 굉장했습니다. 사실 완전하게 해결되지 못한 사건들이 있어서 뭔가 이상했는데 동일 작가의 작품 <데블인 헤븐>의 전편이 이 소설이라고 하니까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야기가 또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스노우 엔젤> 은 섬세하면서도 감성적인 면이 있는 본격 누아르 소설이며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마약과 도박의 문제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기득권층들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이라는 국제적 스포츠 행사를 통해 마약과 카지노를 합법화하려 했습니다. 카지노는 법안까지 통과되었고요. 거기엔 정치와 종교 그리고 공권력과 야쿠자라는 국제적인 폭력 집단의 힘이 서로 교묘히 겹쳐있었습니다. 빛나는 명분 아래 이면적으로는 극단적인 미래를 암시하는 종말론적 이데올로기를 표현한 소설이었어요. 이것으로 말미암아 마약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되었으며 그 어떠한 것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마약은 인간을 폐인으로 만들어서 결국 모두 다 잔인하게 죽게 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론 사회의 음울한 구석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종교의 신성함 속에 해탈을 꿈꾸며 <천사님>이라는 존재를 따라 깃털처럼 날아가 끔찍하게 떨어죽게 되는 마약 <스노우 엔젤>. 그리고 쾌락 속에서 맞이하는 정신적인 행복과 천국 같은 환상의 순간들은 어쩌면 이 삭막한 도시 사회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꿈꿔왔던 유토피아의 무의식적인 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 안에서는 결국 종교가 이 사회의 잔인한 죄인을 만들어 냈으며 그들을 완전하게 벌할 수 없는 회개와 용서라는 것으로 옭아매는 장치가 되었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법의 잣대였던 함무라비 법전에서의 실리적인 판결을 존중하는 설정은 범죄자의 인권을 보호하며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현 사회의 법률적인 문제점과 비교되었습니다. 물론 종교 자체를 부정하는 것 또한 픽션이었고 소설로서 이해해야 할 부분이었지만 작가의 탁월한 안목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합법적인 마약 유통을 가장한 인류의 구원에 대한 시도는 결국 파멸로 가는 지름길이었으며 그것을 막아야만 하는 긴박함은 소설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작가 <가와이 간지> 의 <스노우 엔젤>은 참 잘 쓴 소설이었습니다. 현시점에서 사회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정신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노우> 그리고 신성한 존재 <엔젤>, 정부의 어두운 면인 비밀 단체가 목표로 했던 <화이트 오일> 마약. 그 단어 자체의 아름다움 뒤의 치명적인 금단의 약물. <스노우 엔젤>.

 

"Ask, and it will be given to you. Seek, and you will find. Knock, and it will be opened to you."

구하라, 그리하면 얻을 것이다.

찾으라, 그리하면 찾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다.

신약성서, 마태복음 7장 7절.

p119

스노우엔젤,가와이간지,작가정신,컬쳐블룸,컬쳐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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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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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은 카드리뷰나 설명글 조차도 스포가되기 때문에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바로 읽어야 할 소설입니다.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 만족하기가 쉽지 않은데 상당히 기대가 되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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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낙 형사 카낙 시리즈 1
모 말로 지음, 이수진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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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카낙>_ 모 말로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하드보일드 스타일 추리소설을 읽었습니다. 일단 북유럽 <그린란드>를 배경으로 하는 장대한 스케일이 아주 끝내줬습니다. 이누이트족의 문화적인 특징을 알게 되어 내가 마치 그들 생활 속에 들어간 듯 오슬 오슬 떨리는 여행을 다녀왔던 것 같아요. 단순한 추리소설에서 더 나아가 정치, 경제, 문화, 사랑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매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대작 소설을 완성한 작가의 필력에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네요. 거기다 주인공 <카낙 >형사를 중심으로 기가 막히게 전개되는 사건들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물들 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볼만하며 개연성 있는 정통 추리 소설의 참 맛을 느끼게 해준 재미가 있었습니다. <카낙> 또한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대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창조한 명탐정 <필립 말로>의 무뚝뚝하고 거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훌륭한 인물이었습니다. 소설 <카낙>에는 인간미가 있었습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답게 그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가 있으며 거기서 벌어지는 가족애는 슬픔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로맨스 스토리 또한 그가 냉정하고 딱딱한 형사에 이미지에서 벗어나 부드럽고 로맨틱한 면이 느껴졌습니다. 이 책의 내용도 훌륭했지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번역가의 노고가 있었기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 인물들의 설명도 간결했고, 쓸데없는 장황한 배경 묘사가 없어서 속도감 있게 읽었으며 어려운 단어 없이 머릿속에 이미지화가 잘 되어서 마치 장대한 <그리 란드>를 배경으로 한 영화 한 편을 보듯 빠져들었습니다. 추리 소설 특유의 인물들 간의 협동과 배신, 음모, 유혹, 살인, 우정, 사랑 등은 사건 관계에서 치밀하면서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참 잘 쓴 소설이었어요. 물론 재미와 극적인 반전을 위해 약간은 억지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소설 속에 빠져들게 만드는 작가의 노하우였던 것 같습니다. 소설 배경이 되는 여러 전문적인 정보들을 봐도 작가가 꼼꼼하게 심층적인 조사를 한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책 표지 뒷면에도 설명이 되어있지만 <그린란드>를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국가적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자연환경문제를 다루면서, 석유 자원 개발의 이권과 정치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재계 인사들과 기업인의 갈등, 자연을 존중하고 민족 중심의 무정부주의자들의 반란으로부터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잔인한 살인극, 그것들과 버무려지는 경찰의 비리와 청탁으로 벌어지는 배신과 음모, 상류층과 빈민층 그리고 근로 노동자들 간의 빈부 격차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인 행태는 <카낙>이라는 소설에서 모든 연결고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카낙> 형사에게서 느껴지는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은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강력한 주먹을 날리며 진실을 찾으려 하고 과감하게 몸을 날리며 인간 대 인간으로서 구해주는 장면들, 끝없는 빙판길을 달리며 죽음과 맞닿은 상황에서도 범인을 잡기 위한 포기하지 않는 집념. 그리고 용서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인내하며 범인으로부터 자백을 받게 하는 탁월한 수사 기법 능력은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본받을 만한 것들이었습니다. <모 말로> 작가의 창작의 한계가 어디일지 그 끝을 알 수가 없네요. 그는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작가임에 틀림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할리우드의 거대 자본을 투자 받아서 영화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안에 드라마틱 한 인생이 다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사건 해결의 통쾌함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로맨스가 있으며 가족애가 있고, 사회 안에서 벌어지는 계층 간의 갈등은 현시대에서도 충분히 공감이 갈만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며 무엇보다 북극의 아름다운 자연 안에서 이누이트족과 더불어 사는 모습은 삭막한 도시생활에 찌든 우리들에게 하나의 교훈을 느끼게 해줄 것 같습니다. 상업 영화로서도 충분한 소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흔치 않은 깊이와 감동과 웃음과 추리의 재미가 있는 선물세트 같은 소설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모 말로> 작가의 카낙 형사 시리즈의 시작인 1 편 <카낙>을 읽었지만 벌써 시리즈로 두 편이나 나왔다고 하니 다음 작품이 또 기대가 되지만 개인적으로 1편 <카낙 >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낙> 메모 노트. -일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결정적 순간 p83

투필락 p94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볼 때 범인은 소설의 시작 부분에 나왔던 <미요>라는 아이가 아닐까 생각됨, 그의 가족이 모두 북극곰에게 살해된 듯했고, 혼자 남은 아이는 영화 <정글북>의 모글리처럼 북극곰에게 사육됐고 나중엔 북극곰을 이용해 살인을 했을 것 같다는. 근데 북극곰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어서 불가능한 사항이긴 하다. 무엇인가 반전이 있을 것 같다.

p99

이누이트족이 생각하는 오로라.

아직 평화를 찾지 못한 영혼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영혼들이 영원한 안신 장소를 찾아 떠나며 저렇게 요동친다고 생각해요.

p100

형사 카낙의 두 딸에 대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음. 두 딸은 사십대에 접어들면서 입양을 했다.

p113

카낙만의 수사기법 신체 접촉으로 당황하게 만든다. 목소리로 사고를 마비시킨다. 불시에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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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 대하여
미키 기요시 지음, 이윤경 옮김 / B612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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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고독에 대하여>_ 미키 기요시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철학이란 무엇일까. 1.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흔히 인식, 존재, 가치의 세 기준에 따라 하위 분야를 나눌 수 있다.

2.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따위를 이르는 말.

출처: 표준말 국어 대사전.

이 책은 우리가 본질적으로 고민하고 흔히 인생을 살아오며 겪는 갖가지 생각들을 저자의 통찰력으로 보다 심도 있게 해석하여 삶의 깨우침을 자각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사실 철학 용어가 꽤나 많고 곱씹어 천천히 음미하며 읽지 않으면 다소 난해할 수도 있는 글이어서 시간을 두고 몇 번이고 되새기며 읽어야 할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한 철학가의 관념적인 접근은 내가 미쳐 깨닫지 못했던 어떤 부분을 자극해 주는 것 같다. 책의 분량은 얇지만 그 깊이는 인생만큼이나 두꺼운 느낌이었다. 누구나 외롭고 고독하며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죽음의 순간을 염두에 두며 때로는 바쁜 생활에 잊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혼자일 때 어렴풋이 찾아와 있기도 하다. 그런 고민들은 사실 정확한 맞춤형 정답은 없을 것 같다. 그때마다 달라지는 마음가짐들은 어느 순간 적응되어 무뎌지고 더 나아가 무감각 해지기 때문이다.

p83

ㆍ 고독이 두려운 이유는 고독 자체 때문이 아니라 고독의 조건 때문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죽음 자체 때문이 아니라 죽음의 조건 때문인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독의 조건 외에 고독 자체가 존재하는가 죽음의 조건 외에 죽음 자체가 존재하는가. 조건 외에는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것, 죽음과 고독이야말로 여기에 들어맞는다. 게다가 실체성이 없다고 실재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니 말해야 하는가ㆍ사실 이 책을 선정한 궁극적인 이유는 삶이 너무 고독해서였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혼란과 고통 그리고 죽음과 마주하고 있다. 혼자 지내고 있는 시간이 자유롭긴 하지만 갑작스레 찾아오는 허무함과 고독한 순간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이는 곧 우울감에 접어들게 하고 무기력하게 했으며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미키 기요시> 의 글이 궁극적인 해결책을 주는 건 아니였지만 고독이란 것에 대해 내가 접근해야 할 것들을 다시 정의해주는 것 같았다. 고독하지만 그것이 무겁고 우울하게만 바라 볼 것들은 아니였다. 고독을 죽음의 이야기와 다시 엮어낸다는 건 끝으로 갈 수록 죽음의 생각들과 가까워지기 때문에 언급 된 듯하다. 내가 동의를 했던건 고독이란 그 자체는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고독은 손에 잡히지 않고 형태도 없으며 정신적인 존재다. 하지만 실재한다. 고독은 우리가 인간이기에 그걸 단어로 정의를 하며 인생과 나란히 함께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고독으로 인해 빚어지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치유를 권하는 방법론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그랬다면 이 책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철학적인 주제들을 진정성을 가지고 보다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통찰력있는 해석을 단 한 번의 독서로 내 것이 되게 할 수는 없겠지만 다시 찾을 만한 주제들로 적어도 극단적인 염세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다시 읽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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