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낙 형사 카낙 시리즈 1
모 말로 지음, 이수진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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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카낙>_ 모 말로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하드보일드 스타일 추리소설을 읽었습니다. 일단 북유럽 <그린란드>를 배경으로 하는 장대한 스케일이 아주 끝내줬습니다. 이누이트족의 문화적인 특징을 알게 되어 내가 마치 그들 생활 속에 들어간 듯 오슬 오슬 떨리는 여행을 다녀왔던 것 같아요. 단순한 추리소설에서 더 나아가 정치, 경제, 문화, 사랑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매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대작 소설을 완성한 작가의 필력에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네요. 거기다 주인공 <카낙 >형사를 중심으로 기가 막히게 전개되는 사건들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물들 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볼만하며 개연성 있는 정통 추리 소설의 참 맛을 느끼게 해준 재미가 있었습니다. <카낙> 또한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대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창조한 명탐정 <필립 말로>의 무뚝뚝하고 거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훌륭한 인물이었습니다. 소설 <카낙>에는 인간미가 있었습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답게 그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가 있으며 거기서 벌어지는 가족애는 슬픔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로맨스 스토리 또한 그가 냉정하고 딱딱한 형사에 이미지에서 벗어나 부드럽고 로맨틱한 면이 느껴졌습니다. 이 책의 내용도 훌륭했지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번역가의 노고가 있었기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 인물들의 설명도 간결했고, 쓸데없는 장황한 배경 묘사가 없어서 속도감 있게 읽었으며 어려운 단어 없이 머릿속에 이미지화가 잘 되어서 마치 장대한 <그리 란드>를 배경으로 한 영화 한 편을 보듯 빠져들었습니다. 추리 소설 특유의 인물들 간의 협동과 배신, 음모, 유혹, 살인, 우정, 사랑 등은 사건 관계에서 치밀하면서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참 잘 쓴 소설이었어요. 물론 재미와 극적인 반전을 위해 약간은 억지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소설 속에 빠져들게 만드는 작가의 노하우였던 것 같습니다. 소설 배경이 되는 여러 전문적인 정보들을 봐도 작가가 꼼꼼하게 심층적인 조사를 한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책 표지 뒷면에도 설명이 되어있지만 <그린란드>를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국가적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자연환경문제를 다루면서, 석유 자원 개발의 이권과 정치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재계 인사들과 기업인의 갈등, 자연을 존중하고 민족 중심의 무정부주의자들의 반란으로부터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잔인한 살인극, 그것들과 버무려지는 경찰의 비리와 청탁으로 벌어지는 배신과 음모, 상류층과 빈민층 그리고 근로 노동자들 간의 빈부 격차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인 행태는 <카낙>이라는 소설에서 모든 연결고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카낙> 형사에게서 느껴지는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은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강력한 주먹을 날리며 진실을 찾으려 하고 과감하게 몸을 날리며 인간 대 인간으로서 구해주는 장면들, 끝없는 빙판길을 달리며 죽음과 맞닿은 상황에서도 범인을 잡기 위한 포기하지 않는 집념. 그리고 용서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인내하며 범인으로부터 자백을 받게 하는 탁월한 수사 기법 능력은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본받을 만한 것들이었습니다. <모 말로> 작가의 창작의 한계가 어디일지 그 끝을 알 수가 없네요. 그는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작가임에 틀림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할리우드의 거대 자본을 투자 받아서 영화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안에 드라마틱 한 인생이 다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사건 해결의 통쾌함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로맨스가 있으며 가족애가 있고, 사회 안에서 벌어지는 계층 간의 갈등은 현시대에서도 충분히 공감이 갈만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며 무엇보다 북극의 아름다운 자연 안에서 이누이트족과 더불어 사는 모습은 삭막한 도시생활에 찌든 우리들에게 하나의 교훈을 느끼게 해줄 것 같습니다. 상업 영화로서도 충분한 소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흔치 않은 깊이와 감동과 웃음과 추리의 재미가 있는 선물세트 같은 소설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모 말로> 작가의 카낙 형사 시리즈의 시작인 1 편 <카낙>을 읽었지만 벌써 시리즈로 두 편이나 나왔다고 하니 다음 작품이 또 기대가 되지만 개인적으로 1편 <카낙 >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낙> 메모 노트. -일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결정적 순간 p83

투필락 p94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볼 때 범인은 소설의 시작 부분에 나왔던 <미요>라는 아이가 아닐까 생각됨, 그의 가족이 모두 북극곰에게 살해된 듯했고, 혼자 남은 아이는 영화 <정글북>의 모글리처럼 북극곰에게 사육됐고 나중엔 북극곰을 이용해 살인을 했을 것 같다는. 근데 북극곰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어서 불가능한 사항이긴 하다. 무엇인가 반전이 있을 것 같다.

p99

이누이트족이 생각하는 오로라.

아직 평화를 찾지 못한 영혼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영혼들이 영원한 안신 장소를 찾아 떠나며 저렇게 요동친다고 생각해요.

p100

형사 카낙의 두 딸에 대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음. 두 딸은 사십대에 접어들면서 입양을 했다.

p113

카낙만의 수사기법 신체 접촉으로 당황하게 만든다. 목소리로 사고를 마비시킨다. 불시에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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