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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해부학 - 창작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장르 스토리텔링의 비밀
존 트루비 지음, 신솔잎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10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장르의 해부학_존 트루비_다산초당
장르의 해부학, 이제는 사람의 몸을 해부를 하 듯 장르를 잘 알아야 한다니 글 쓰는 것이 두려울 정도다. 하나의 장르를 제대로 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모르겠다.
이 책은 참 두껍다. 890 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양에 하드커버 양장본으로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한마디로 벽돌이다.
저자 존 트루비는 할리우드 최고의 스토리 컨설턴트이자 세계적인 시나리오 작가. 지난 30년 동안 디즈니, 소니 픽처스, 폭스 등 주요 스튜디오와 협력하며 꾸준히 장르별 기법을 적용해, 1000편이 넘는 시나리오 컨설팅에 참여했다. 그의 수업은 항상 매진되었으며 강의를 들은 창작자는 5만 명이 넘는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장르’라는 도구가 단순한 이야기의 형식을 넘어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데 첫 장부터가 만만치 않았다. 당장 시나리오에 써먹을 수 있는 궁극적인 방법을 가르쳐 주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은 예상했다.
저자는 인간의 삶에 대해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은 스토리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스토리가 삶을 정의한다고 했다. 이것은 스토리에 대한 근본적인 나의 생각을 바꾸게 했다. 이야기를 쓴다는 건 속임수가 아니라 인생 그 자체였던 것이다.
무려 32페이지 정도가 이 책의 서두였다. 장르에 대한 중요성과 스토리의 예시, 그리고 누가 읽어야 하는가 등을 설명한다. 특이했던 건 장르에 대한 것이지만 저자는 필요한 부분만 읽는 게 아니라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장르에 대한 중요성에 따라 장르 배치에 신경을 썼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장르에 따라 어떻게 전개하며 종결을 지어야 할지 알려준다. 각 각의 이야기 스타일을 ‘비트’라고 정의하고 이것을 비틀어서 만들 줄 알아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한다.
솔직히 시나리오 작법에 대해 전혀 몰랐다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시나리오 양식에 따라 쓰는 법을 가르쳐 주진 않기 때문이다. 다르게 보자면 ‘장르의 해부학’을 읽으면 철학을 다루는 인문학 책 같다. 아무래도 스토리 자체가 인간의 삶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 이야기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적용 가능한 장르적 해결법이 있어서 유익했다.
호러 장르 같은 경우 각 영화의 구성과 결말에 대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내용을 읽다 보면 핵심 포인트는 따로 색을 입혀놨다. 그중에 내용을 하나 꼽자면
‘훌륭한 호러에서는 상황에 맞춰 주인공이 계획을 세운다. 단순히 도망치겠다는 계획은 이제 적대자를 물리치기 위한 복잡한 행동으로 발전한다. 이는 개인의 성장이 드문 스토리 형식에서 주인공이 성장할 수 있는 한 가지 계기가 된다’
이것이 하나의 비트로서 작동하며 각각의 비트는 독립성 가졌다.
‘장르의 해부학’은 호러부터 시작해서 액션, 신화, 로맨스까지 스토리가 가지는 인간의 삶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려주는 책이었다. 그래서 내 이야기에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면 이 책이 꼭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작가 지망생은 물론 전문 작가까지 두루 봐도 좋을 책이라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