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곁
박지현 지음 / 별빛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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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산책의 곁_박지현_별빛들

겉표지부터가 미농지로 되어 있어서 몽환적이면서도 묘한 느낌을 준다. 마치 안개 같다고나 할까. 제목은 또 철학적이다.

‘산책의 곁’

필자도 가끔 산책을 간다. 사회생활을 하며 받은 스트레스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일탈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다 잊고 거리를 거닐면 뭔가 기분 전환이 된다. 그러다 안개 낀 거리를 볼 때문 뭔가 환상적인 세계에 온 듯한 착각을 한다. 과학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아무도 없고 도시의 네온사인만이 빛나고 있으며 눈앞은 안개에 가려져 어떤 세계인지 모를 때 말이다.

이 책의 저자 박지현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단순한 문장으로 축약된다. ‘옅은 안갯속 한가운 데 사유하는 돌처럼.’ 사실 이 문장 때문에 표지 재질이 미뇽지인 것이 이해되었다. 마치 안개 같았기 때문이다. 내용뿐만 아니라 책의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부분은 놀라웠다. 언젠가 필자도 책을 낸다면 미농지 책 디자인도 한 번 해보고 싶다.

‘산책의 곁’은 에세이 책이면서 동시에 소설도 실려 있었다. 개인적으론 소설 쪽을 더 선호해서 소설부터 먼저 읽었다. 주인공이 대학 생활을 하면서 토끼를 우연히 보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토끼를 키우는 이야기였다. 슬슬 보면서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유하며 토끼로부터 겪게 되는 상황은 삶과 죽음과 인간의 실존에 대한 의미를 돌아보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살에 대한 주제로 염세적인 분위기의 내용이 있었지만 극단의 상황까지 갈지 긴장하며 읽었다. 다시 돌아보면 작가의 작의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필자 또한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거짓말은 할 수 없었기에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수필도 좋았다. 일상을 살아가며 겪는 소소함 속에 철학이 녹아있는 느낌을 받았다. 꼭 순서대로 읽지 않고 아무 곳이나 막 펼쳐서 읽어도 좋을 책이다. 표지부터가 하얀 책인 만큼 내용도 마치 그 색깔 같았다. 제목처럼 문학으로 산책을 하는 기분이랄까. 아담한 크기여서 들고 다니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인문학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작가는 개인 독립 출판사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행보고 기대되고 더 다양한 책으로 독자에게 소개되어 읽혔으면 좋겠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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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에세이를 써야 할 시간
변은혜 지음 / 책마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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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마흔 에세이를 써야 할 시간_변은혜_책마음

이 책은 에세이 쓰는 법만 가르쳐 주는 책이 아니었다. 뭐랄까. 저자의 진정성 있는 글이 녹아 있어서 왠지 마음이 정화가 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글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켜준 책이기도 했다.

몇 년 전부터 서평 이벤트를 통해 리뷰글을 쓰고 있다. 재미있게 읽은 책은 그래도 신경 써서 글을 쓰지만 그렇지 않은 건 아무 말 대잔치 하듯 억지로 쓴 경우가 많다. 양심적으로 고백하지만 그것이 꼭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분량을 채워서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저자의 친필 사인이 있어서 살짝 놀랐다.

‘읽기와 쓰기가 ㅇㅇㅇ 님을 더 좋은 곳으로 인도해 줄 거예요.’ 괜히 기분이 좋기도 했고 책을 더 잘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요즘 글쓰기 수업을 통해 에세이를 쓰고 있는데 어쩌다 보니 리뷰나 서평 글을 계속 쓰고 있다. 사실 에세이란 게 개인의 일상을 담은 글인데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 건지 의심이 계속 든다. 그럼에도 역시 계속 쓰고 있지만 새로운 걸 깨달았다. 첨삭을 받고 나서 말이다.

서평 글은 에세이보다도 더 쓰기가 어려웠다. 가장 큰 실수는 개인 감상글만 적고 책에 대한 내용을 거의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읽었을 때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파악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거기다 어떤 사회적인 이슈나 사건에 대한 주장을 펼치면 정보를 알려줘야 하는데 그것도 없었고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없어서 내용만 길고 실속은 없는 글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지금은 약간 글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다시 소설을 읽어야 하는 건지 고민이다. 시간이 좀 흐르고 난 후 방대한 양의 소설을 다시 읽기보다는 써놨던 부분에 대한 내용을 찾아서 적어 넣기로 했다. 이렇게 고쳐나가면 해결될 듯하다.

아직은 내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에세이로 쓰는 게 두렵다. 이 책에선 그런 두려움을 이겨내고 사람들에게 내 글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면도 깨닫고 치유가 될 수도 있다는 장점을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도 알려주고 유명한 작가들의 글 잘 쓰는 법도 예를 들어 알려준다. 저자가 운영하는 글쓰기 교실과 책 만들기 프로젝트에 대한 글도 도움이 되었다. 참여자들의 후기글을 보며 글을 쓰는 것에 정도는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구나 쓸 수 있고 글을 잘 쓴다는 생각보다는 쓰면서 나를 되돌아보고 추억을 들추며 내적 치유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제 인생의 중반부를 넘어가고 있는데 에세이를 쓰며 내 기억을 남기고 싶다. 이 책을 세상 모든 글 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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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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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노란 집_가와카미 미에코_책세상

개인적으로 1인칭 시점의 소설이 잘 읽힌다. ‘나는’으로 시작하는 것이 왠지 나 자신처럼 보이기도 하고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고 가서 집중이 더 잘 되는 것 같아서다.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의 소설은 작가가 신처럼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다 설명할 수 있기에 조금 복잡한 느낌이다. 거기다 등장인물의 시점이 바뀌면 집중하기가 어럽다.

소설 ‘노란 집’은 처음엔 장르가 미스터리 스릴러인 줄 알았다. 사실 소개 글을 읽지 않고 제목만 확인했는데 첫 시작부터 노인 여성이 어린 소녀를 감금 폭행한 사건으로 재판받는 상황이 나와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미 물씬 풍기는 드라마였다.

가와카미 미에코 작가는 이력이 특이했다. 2002년도에는 가수로 데뷔해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던 음악가였다. 그땐 인기도 없었고 주목받지 못했는데 소설로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주목받는 작가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공저를 내기도 했다. 한국에는 최근에야 알려지 게 된 작가다. 앞으로 그녀의 작품이 국내에 출간된다면 계속 읽어 볼 생각이다.

이 소설은 ‘노란 집’이라는 제목부터가 어떤 건지 궁금하게 한다. 하나라는 여주인공이 자라면서 어느 날 자신의 집에 갑자기 등장한 기미코와의 인연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하나는 불우한 소녀였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시절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접대식의 술집에서 일하며 다른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한다. 그 때문에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기미코라는 여자를 일하던 곳에서 알게 되어 딸을 보살피게 했다. 본인은 다른 남자를 만나러 나가는 식이었다. 처음엔 기미코라는 인물이 하나를 집에 가둬둔 채 괴롭히는 그런 상황을 떠올렸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어머니보다도 더 잘 보살펴준 인물이었다.

하나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가난한 현실에서 벗어나 어머니로부터 독립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다. 순수하게도 은행에 저금하지 않고 집에 모아뒀다가 어머니의 전 남자 친구에게 도둑맞아 버렸다. 충격을 받은 상황 속에 암울하게 살던 하나는 우연히 다시 기미코를 만나서 그녀의 가게에서 함께 일하게 된다. 이후 행복을 갈망하며 돈을 좇는 소녀들과의 인연을 통해 공동생활을 하는 이야기다.

이 소설은 일본의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책세상’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소개되었다. 인간미 있는 감동적인 소설이 널리 읽히며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이 소설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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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울증 생존자입니다 - 우울증을 극복한 세계적 위인들과 ‘우울증 생존자’ 나의 이야기!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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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나는 우울증 생존자입니다._최문정_창해

누구에게나 우울증이 올 수 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물론 대부분은 우울감에서 극복이 되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지만 일부는 더 심해져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상태가 되는 것 같다. 어느 책에서 본 글이지만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고난이라고 했다. 그 말에 동의한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에 왔지만 어떻게든 살아가야만 한다. 그래서 시련의 연속이지만 즐긴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각자 다르다.

이 책은 제목부터가 긴장감을 준다.

‘나는 우울증 생존자입니다’

우울한 마음을 아는 필자에겐 다행이면서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은 축복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역시 각자 겪는 마음고생 때문에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저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우울증은 반드시 정신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그랬다.

최문정 저자는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과를 조기 졸업했고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중학교에서 과학 교사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주요 작품으로 삼대에 걸쳐 세 여자의 사랑과 용서, 화해의 과정을 통해 애절한 모성애를 그린 소설 <바보 엄마>를 썼으며 SBS 주말 드라마로 방영되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으로 독자에게 감동을 줬다.

구성이 알차다. 우울증을 극복한 세계 위인들의 이야기는 재미있고 흥미로웠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우울증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들어 신뢰가 갔다. 거기서 더해 저자의 경험이 있어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라흐마니노프가 어렸을 적부터 가족과 사별하고 자신의 1번 교향곡에 대한 혹평으로 우울증에 빠졌고 한 정신과 의사를 통해 치료받아서 이를 극복해서 훌륭한 음악을 작곡하면서 성공한 인생을 사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아무개는 그런다.

“남은 너보다 힘들어!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 그러면 나아질 거야!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위로한 답시고 이런 말을 하지만 당사자에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에서도 그랬다. 타인으로부터의 공감과 진정한 위로는 사실 없었다. 결국은 나 자신이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래서 정신병원을 가지만 그곳을 드나들며 치료받는다고 하면 아직까지도 비정상인 취급을 하는 게 한국의 현실이었다. 우울증 환자는 아파서 병원을 가는 사람이랑 같다. 그냥 보통 사람인 것이다. 그런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다양한 위인들에 대한 이야기와 우울증에 대한 정보, 그리고 실제 사례를 통한 본격적인 치료 과정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 적극 추천하고픈 보석 같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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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풍습 - 제대로 알고 싶은
양지영 옮김, 치바 코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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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일본의 풍습_치바 코지_RHK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던데 이 책을 보니까 더 그런 것 같다. 이해할 수 없는 문화라기보다는 내가 잘 몰랐다는 게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

하긴 태어나서 일본 한 번 가본 적이 없으니 그저 책이나 영상으로만 접했을 뿐이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문화를 개방했다고 하지만 좀 아닌 것 같다. 특히 티브이 프로그램을 보면 일본 가수가 활동하거나 일본 음악을 정식으로 편곡해서 부르거나 하는 건 거의 보지 못했다.

근데 궁극적인 이유는 인기가 없어서라고 하면 될까, 싶다. 아무튼 좀 아쉽지만 우리나라 음악이 더 좋은 것 같다.

표지 그림이 디 딱 일본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갖가지 보이고 색감도 정갈한 게 한눈에 와닿았다. 내가 궁금했던 부분을 딱 알게 해준 책이었다. 막연한 일본 역사만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흥미를 가질만한 부분을 골라서 볼 수 있었다.

히나마쓰리 3월 3일 여자아이의 행사는 이 날이 되면 어린 여자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계단처럼 층층이 쌓아올린 제단인 히나단 위에 붉은 천을 깔고 히나닌교 라고 하는 천황 황후 부부와 신하들이 전통 궁중의상 복장을 입은 모습의 인형과 복숭아꽃을 장식한 대를 집안에 장식한고 한다. 원래는 5단 또는 7단으로 만들어 장식하지만, 매우 비싸므로, 서민들은 남녀 인형 1쌍으로 1단만 장식하기도 한다. 이 히나닌교 장식단은 이 날이 지나면 일찍 치워버리는데, 늦게 치우면 여자아이가 게을러진다는 터부가 있다. 특히 인형의 모습이 사람같아서 놀랍니다.

일본은 최초 천황의 절대 권력이 지배하던 국가였었다. 그러다가 전쟁 패전국이 되면서 법이 또 한 번 개정이 되었고(미국의 영향으로) 그로부터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는 게 흥미로웠으며 바꾸는 게 굉장히 절차가 복잡하다고 한다. 특히 미국 때문에 그런지 어떤 조항에선 군사력을 기를 수 없게 가둬둔 법도 있었다.

그랬지만 우리나라 전쟁 때문에 어쩔 수없이 전범 인물을 사면하고 복귀 시켜서 그 결과로 군국주의가 부활했다는 건 안타까웠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계절에 따라 풍습을 나누었고 흥미로운 일본 풍습에 대해 알게 되어서 오해했던 부분도 새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서 새로운 면을 아는 것도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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