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해리에게 1~2 세트 - 전2권
한가람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24년 12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나의 해리에게_한가람_북로그컴퍼니
이 드라마는 해리성 정체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한 여자의 사랑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였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고도 하는데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의하면 정체성 결여 문제로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혼돈스러워하고 때로는 자신을 다수의 인격으로 경험하는 장애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인 주은호는 하나의 몸에 다른 인격인 주혜리가 존재한다. 그리고 각각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 정신병에 관한 소재도 괜찮았고 훈훈하고 아름다운 배우들을 보는 것도 좋았다. 캐스팅이 마음에 든다. 코믹스러운 대사도 잘 썼다.
나는 드라마를 그렇게 많이 보는 편은 아니라서 비슷한 소재의 다른 작품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다중인격에 관한 이야기는 많겠지만 말이다. 로맨스 드라마로서도 훌륭했다.
한가람 작가는 라디오 <이소라의 FM 음악도시>, <타블로가 꿈꾸는 라디오>, <윤하의 내 집으로 와요> 등의 작가며 JTBC 드라마 페스타 <한여름의 추억>,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썼다. <나의 해리에게>는 ENA 월화드라마로 방영되었다.
노란 배경색에 두 권으로 나누어진 이 책은 튼튼한 하드커버 양장본으로 되어있다. 앞표지엔 3장의 사진이 보인다. <나의 해리에게>라는 제목 아래엔 각각 ‘내가 널 사랑하니까’, ‘사랑을 하니 모든 게 반짝거려요’가 써져있다.
드라마의 매력이란 보편적이지만 재미와 감동에 있는 것 같다. <나의 해리에게> 또한 매력 있는 대사와 함께 감동을 잘 살린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초반 <작가의 말> 부문엔 이렇게 써져 있다. ‘저는 전혀 착한 사람이 아닙니다만..’의 문구가 두 번 나온다. 우스갯소리로 등장인물인 주혜리가 마치 작가의 분신 같다. 얌전하고 신비로우면서도 강단 있는 성격. 그리고 또 다른 의미심장한 글이 있는데,
‘누군가에게 거대한 위로를 전해줘야지, 아주 따뜻한 작가가 되어버려야지, 생각하면서 글을 쓴 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습니다. 이 지구의 모두를 만들어내고 그들끼리 복작거리게 만들었더니 위로가 되어버린 것뿐이죠.’였다.
나는 시나리오 공부를 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시청자로서 혜리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보였다. 특히 신혜선 배우의 몽롱한 음성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책의 초반엔 작가가 뽑은 명대사가 있고 그에 대한 코멘트를 달았다. 그리고 따분한 글만 있는 게 아니라 컬러 사진도 제법 있어서 그 장면을 떠오르게 했다.
모든 장면이 다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이 있다. 주변 인물이었던 은초롱과 주은호의 전 애인인 정현오의 이야기였다. '나무위키 백과사전'을 참고하자면 은초롱은 은신영의 동생으로 어릴 적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돌보며 자라온 경험이 있다. 정현오를 좋아하고 그의 식구들을 동경하여 가족이 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정현오에게 청혼을 하게 되는 여자였다. 같은 방송국 직원이기도 했다.
반전이라고 해야 할까.
초롱은 은호에게 결혼하고 싶다고 하지만 장작 좋아하는 마음은 숨기면서도 몸이 불편한 할머니들을 모실 사람은 본인이 적격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의 아팠던 할머니 이야기를 하며 가족의 존재에 감사하는 점이 감동적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드라마를 아직 완주하진 못했다. 11화부터는 조금은 이야기가 지체되고 있는 느낌을 받았고 슬픈 전개가 오래 지속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지쳤다. 끝까지 볼 수가 없었다. 아마도 이 이야기가 완벽하게 정리 되어가는 부분이어서 그런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에 있어서 도움이 되었고 인생 이야기로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 물론 작가는 본질적인 의도가 그건 아니라고 했지만 드라마에 인간미가 있다. 다른 대본집도 그렇지만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에겐 하나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될 것이다. 그래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