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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괴담걸작선
쓰쓰미 구니히코 지음, 박미경 옮김 / 소명출판 / 2025년 6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에도괴담걸작선_쓰쓰미 구니히코_소명출판
올해는 특히 더운 것 같다. 이 무더운 여름을 서늘하게 식혀줄 수 있는 건 시원한 물도 있고 달콤한 아이스크림도 있다. 하지만 괴담 이야기를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왜 괴담을 읽으면 시원한 것일까? 그에 대한 생리적 반응은 몸이 긴장하고, 소름이 돋고, 심장이 빨리 뛰면서 체온이 일시적으로 낮아드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등골이 오싹하다는 표현처럼, 공포는 실제로 피부 온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감각적 반응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지나치게 시각적인 면을 부각하거나 깊이가 없는 공포 그 자체를 유발하는 영상 매체가 많다. 오히려 재미가 반감되는 것 같다. 물론 모든 작품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최근 소명 출판사에서 에도 괴담걸작선이 나왔다. 저자 쓰쓰미 구니히코는 1953년에 출생한 도쿄 출신의 교토 세이카 대학교 인문학부 명예교수였다. 게이오기쥬쿠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전공은 근세 문학이다.
작가의 소개글을 보면 단순한 문학가가 아니라 대학의 명예교수이자 박사과정을 수료한 석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바로 세상에 나온 공포 이야기의 옛 것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쪽으로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일본 공포 문학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런 것들을 찾아내는 것도 힘들지만 독자는 저자가 엮어놓은 것을 편안하게 일김나 하면 된다. 물론 현대적인 관점에서 개연성을 따진다면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교훈을 알게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한편으론 전래 동화적인 느낌도 있다. 총 5장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주제가 있다. 1장 같은 경우 무서운 것은 여자의 ‘질투’이고 2장은 연쇄되는 불행, 3장은 슬픈 사랑이야기로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권선징악과 인과응보의 주제가 대부분이었으며 그 안에서 인간의 다채로운 감정을 엮은 것 같은 느낌이다. 단편 소설보다 더 짧은 초단편의 분량으로 짧지만 강렬함을 주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인간의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읽어도 공감이 되고 등장인물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가 없어도 단순함 그 자체의 매력도 있다. 어쩌면 이런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요즘 시대에[ 맞게 새롭게 이야기를 쓴 작가들도 있을 것 같다. 한국에도 도깨비를 비롯해 처녀 귀신 이야기도 있고 티브이 드라마로 전설의 고향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쪽은 일본이 더 다양한 것 같다. 그 원작의 공포적 재미를 느낄 수 있는게 ‘에도괴담걸작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널리 읽히며 더 다양한 괴담집이 한국에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