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사계절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6
하세가와 마리루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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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띠지 속 책 소개 문구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죽음을 앞둔 열네 살 소년의 몸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사계절을 살아가며 삶의 의미를 배워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얼핏 보면 삶과 죽음을 다룬 판타지 성장소설처럼 보이지만 작품은 특별한 설정 자체보다 그 속에서 인물들이 마주하는 감정과 선택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살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소년과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친구를 통해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차근차근 되짚어 나가며 이야기 속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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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지나친 비극이나 감상에 기대지 않는다는 점이 돋보인다. 주인공은 친구와 가족, 학교와 계절의 변화를 경험하며 지금껏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 나간다. 또한 살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과 살아 있지만 삶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대비시키며 삶의 의미와 존재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소설은 단순한 청소년 성장담을 넘어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 온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소설은 한 영혼이 지금 막 죽은 텐잔이라는 아이의 몸속으로 들어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름도 기억도 없는 영혼은 병원에서 눈을 뜨자마자 숨 쉬는 감각과 심장이 뛰는 소리, 손끝에 닿는 촉감과 창밖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풍경에 연신 감탄한다. 따뜻한 햇살과 처음 맛본 푸딩의 달콤함마저도 그에게는 경이로운 경험이다. 우리가 너무 익숙해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이 그에게는 모두 처음 경험하는 순간들인 것이다. 이러한 설정은 우리가 평소 당연하게 여기던 일상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며 독자를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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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 너무 익숙해서 무심코 지나쳐 버릴 감각들을 낯선 존재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보여 준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작품은 숨을 쉬는 일, 음식을 먹는 일,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일조차 특별한 경험으로 그려내며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놀랍고 소중한 것인지를 일깨운다. 그러나 이러한 기쁨도 잠시, 영혼은 자신이 막 죽은 중학생 다카나시 텐잔의 몸을 빌려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 나아가 자신을 쫓는 존재인 여우로부터 이 몸은 사계절이 지나면 완전히 죽게 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듣게 된다. 살아 있음의 경이로움과 다가올 끝이 동시에 제시되는 이 설정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키우며 텐잔의 몸으로 살아가게 된 영혼이 사계절 동안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기대하게 만든다.


그렇게 텐잔의 몸으로 살아가게 된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쉽게 흘려보내지 않는다. 텐잔의 아버지와 조부모, 친구 다쿠마를 만나며 그는 점차 텐잔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 간다. 처음에는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탄하던 존재였지만 학교에 다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감정들을 하나씩 배워 나간다.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 가족이 건네는 걱정과 애정, 누군가를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마음까지 모두 그에게는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다. 기억상실을 핑계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지나치는 것들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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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인공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이다. 학교 친구들은 팔로워 수와 ‘좋아요’의 개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스마트폰 속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주인공은 그런 것들보다 지금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순간에 더 큰 의미를 둔다. 그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계절의 변화와 친구들의 웃음소리, 밤하늘의 별빛 같은 사소한 풍경들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러한 모습은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와 자극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우리는 어느새 화면 속 숫자와 평가에 익숙해진 나머지 곁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 평범한 하루가 주는 행복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소설은 이러한 질문을 통해 삶의 소중함이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작은 행복들 속에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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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작품이 보여 주는 삶은 마냥 아름답고 행복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주인공이 세상의 소중함을 알아갈수록 그 이면에 존재하는 고통과 절망 역시 선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는 친구와 마주하는 장면은 작품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텐잔의 몸을 빌려서라도 살아가고 싶어 하는 주인공과 달리, 린은 살아 있을 수 있음에도 삶을 내려놓으려 한다. 이러한 대비는 살아 있다는 사실과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결코 같은 의미가 아님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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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소설은 자살이라는 무거운 문제를 섣부른 위로나 단순한 교훈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삶이 왜 버거운지, 사람은 언제 살아갈 힘을 잃게 되는지를 담담하게 들여다본다. 주인공은 린을이해하고 붙잡고 싶어 하지만 타인의 아픔을 완전히 알 수 없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된다. 그래서 작품은 삶을 무조건 긍정하거나 희망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삶은 어렵고, 저마다의 고민과 상처를 안고 하루하루를 견뎌 나가야 한다는 현실을 정직하게 보여 준다. 그렇기에 <단 한 번의 사계절>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겹고도 값진 일인지를 이야기하며, 지금 이 순간을 버티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결국 소설이 도달하는 곳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고 본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살아 있기를 간절히 원했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이 세상에서 숨 쉬고, 누군가를 만나고, 기쁨과 슬픔을 느끼며 살아 보고 싶었다. 그렇기에 그는 삶을 포기하려는 친구를 향해 살아 달라고 말한다. 언젠가 반드시 끝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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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동안 주인공은 기쁨과 설렘뿐 아니라 상실과 절망, 아픔과 후회 역시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 모든 감정을 겪고도 삶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직 가 보지 못한 곳, 만나지 못한 사람, 경험하지 못한 순간들을 아쉬워하며 삶을 향한 애정을 놓지 않는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면 산다는 것은 단순히 하루를 버텨 내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가능성을 향해 끊임없이 손을 뻗는 일이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이 책은 삶이 결코 쉽지 않다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럼에도 살아갈 만한 이유는 분명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을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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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 ㅣ 텍스트T 21
김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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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귀신을 볼 수 있는 고등학생 동찬이 탐정사무소 소장 영심과 직원 상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어느 날 고객을 괴롭히는 스토커를 추적하던 영심과 상구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고 그 순간부터 이야기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천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승에 남아 있는 영혼들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어야 하는 두 사람은 귀신을 볼 수 있는 동찬의 도움을 받아 특별한 여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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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귀신과 천국이라는 설정이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읽을수록 이 작품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 사이에 남아 있는 그리움과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들을 깊이 있게 그려 낸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영혼들이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었고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사연들은 ‘안녕’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은 언젠가 누구나 마주하게 될 이별의 순간을 따뜻하면서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


소설은 탐정사무소를 운영하는 영심과 조수 상구가 의뢰인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한 건물에 나타난 여학생 귀신의 정체를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청소년 소설에서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탐정사무소라는 설정과 개성 있는 두 인물의 조합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작품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스토킹 피해자를 돕기 위해 나선 영심과 상구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목숨을 잃으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된다. 초반부터 이어지는 빠른 전개는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며 이후 펼쳐질 동찬과의 만남과 특별한 여정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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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영심과 상구는 천국으로 가기 위해 승천하지 못한 영혼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생전 마지막으로 의뢰받았던 미영 프라자의 여학생 귀신을 찾아 나선다. 귀신을 볼 수 있는 동찬의 도움으로 어렵게 마주한 여학생의 이름은 강진원. 그러나 진원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할 만큼 깊은 슬픔에 갇혀 있었고,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진원의 삶과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추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부모를 일찍 여의한 뒤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언니 진경의 존재를 알게 되고 진원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만났던 친구에 대한 단서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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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학교에서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학생으로 알려졌던 진원이 왜 늦은 밤 미영 프라자에 가게 되었는지,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와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끝내 전하지 못한 마음은 무엇이었는지가 조금씩 드러난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귀신을 볼 수 있었던 동찬이 매일 찾아가는 윤아의 존재 역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작품은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들이 품고 있는 상처와 비밀을 차근차근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다음 장을 넘기게 만든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진원의 마지막 소원뿐 아니라 동찬과 윤아에게 숨겨진 이야기까지 궁금해지며 작품 속 세계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

​

숨 가쁘게 이어지는 이야기들의 끝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감동을 남긴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와 후회, 그리고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품은 채 오랜 시간을 견뎌 왔지만, 마침내 진심을 마주하는 순간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동찬이 보여 주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그는 단순히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 기울이고 그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건네는 그의 인사는 단순한 작별의 말이 아니라 상대의 아픔과 행복을 모두 품어 주는 따뜻한 응원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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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마음에 남는 것은 떠나는 이를 붙잡기보다 진심으로 보내 주는 동찬의 태도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언제나 슬프고 아쉽지만, 작품은 진정한 안녕이란 상대가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래서 이 책은 죽음과 이별을 다루면서도 결코 우울함만을 남기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전하는 일,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렇기에 책장을 덮고 나면 동찬이 건넨 마지막 인사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늦기 전에 진심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된 책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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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귀신을 볼 수 있는 고등학생 동찬이 탐정사무소 소장 영심과 직원 상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어느 날 고객을 괴롭히는 스토커를 추적하던 영심과 상구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고 그 순간부터 이야기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천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승에 남아 있는 영혼들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어야 하는 두 사람은 귀신을 볼 수 있는 동찬의 도움을 받아 특별한 여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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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귀신과 천국이라는 설정이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읽을수록 이 작품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 사이에 남아 있는 그리움과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들을 깊이 있게 그려 낸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영혼들이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었고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사연들은 ‘안녕’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은 언젠가 누구나 마주하게 될 이별의 순간을 따뜻하면서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


소설은 탐정사무소를 운영하는 영심과 조수 상구가 의뢰인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한 건물에 나타난 여학생 귀신의 정체를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청소년 소설에서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탐정사무소라는 설정과 개성 있는 두 인물의 조합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작품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스토킹 피해자를 돕기 위해 나선 영심과 상구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목숨을 잃으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된다. 초반부터 이어지는 빠른 전개는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며 이후 펼쳐질 동찬과의 만남과 특별한 여정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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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영심과 상구는 천국으로 가기 위해 승천하지 못한 영혼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생전 마지막으로 의뢰받았던 미영 프라자의 여학생 귀신을 찾아 나선다. 귀신을 볼 수 있는 동찬의 도움으로 어렵게 마주한 여학생의 이름은 강진원. 그러나 진원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할 만큼 깊은 슬픔에 갇혀 있었고,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진원의 삶과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추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부모를 일찍 여의한 뒤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언니 진경의 존재를 알게 되고 진원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만났던 친구에 대한 단서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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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학교에서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학생으로 알려졌던 진원이 왜 늦은 밤 미영 프라자에 가게 되었는지,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와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끝내 전하지 못한 마음은 무엇이었는지가 조금씩 드러난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귀신을 볼 수 있었던 동찬이 매일 찾아가는 윤아의 존재 역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작품은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들이 품고 있는 상처와 비밀을 차근차근 풀어내며 자연스럽게 다음 장을 넘기게 만든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진원의 마지막 소원뿐 아니라 동찬과 윤아에게 숨겨진 이야기까지 궁금해지며 작품 속 세계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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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이어지는 이야기들의 끝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감동을 남긴다. 작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와 후회, 그리고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품은 채 오랜 시간을 견뎌 왔지만, 마침내 진심을 마주하는 순간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동찬이 보여 주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그는 단순히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 기울이고 그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건네는 그의 인사는 단순한 작별의 말이 아니라 상대의 아픔과 행복을 모두 품어 주는 따뜻한 응원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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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마음에 남는 것은 떠나는 이를 붙잡기보다 진심으로 보내 주는 동찬의 태도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언제나 슬프고 아쉽지만, 작품은 진정한 안녕이란 상대가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래서 이 책은 죽음과 이별을 다루면서도 결코 우울함만을 남기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전하는 일,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렇기에 책장을 덮고 나면 동찬이 건넨 마지막 인사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늦기 전에 진심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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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된 책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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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안녕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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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작가의 신작이라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와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에 이어 성장통 3부작의 완결작으로, 반복되는 이별 속에서 성장해 가는 중학생 정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정유는 어린 시절 엄마와의 이별을 경험한 데 이어서 가장 친한 친구들이 차례로 자신의 곁을 떠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유학을 가는 친구, 이사를 떠나는 친구, 그리고 기숙사 학교에 진학하는 소꿉친구까지. 정유는 계속되는 헤어짐 앞에서 불안과 상실감을 느끼며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과 떠나 보내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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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전작들에서도 청소년들이 겪는 관계의 고민과 성장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 왔지만 이번 책에서는 이별이라는 주제를 보다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친구 관계에서의 갈등이나 설렘을 넘어 소중한 사람이 자신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고 소설은 이별을 단순히 극복해야 할 문제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를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이 클수록 이별이 더욱 아프게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 주며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상실과 변화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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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이야기는 오랜 친구 승아가 겨울방학에 잠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는 정유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정유는 친구와 다시 만날 생각에 설레지만 동시에 그 만남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미 유학을 떠난 승아, 이사를 간 혜빈이에 이어 가장 친한 친구인 수지마저 기숙사 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에게 친구들은 단순한 또래 관계를 넘어 자신의 일상을 지탱해 주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그래서 친구들의 떠남은 새로운 시작을 축하해야 할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익숙하게 살아온 세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불안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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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유는 다른 사람들보다 이별에 더욱 민감한 인물로 그려진다. 어린 시절 엄마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정유는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사실 자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친구와 잠시 떨어지는 일조차 큰 상실처럼 느끼고,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보다 지금 곁에 없다는 현실에 더 크게 흔들린다. 소설은 이러한 정유의 모습을 통해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외로움과 상실감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와의 헤어짐을 경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별에 익숙해지거나 무뎌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래서 정유의 이야기는 관계를 소중히 여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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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들 가운데 특히 마음에 남았던 것은 엄마를 향한 정유의 그리움이었다. 정유는 종종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한동안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정유에게 그 상실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일상 속 사소한 순간마다 엄마를 떠올리고 문득 익숙한 향기나 풍경을 마주할 때면 엄마가 곁에 있었던 시간을 그리워한다. 특히 엄마가 없는 현실을 이미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켠에서는 여전히 엄마가 돌아올 것만 같은 기대를 품고 있는 정유의 모습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저자는 이러한 정유의 감정을 과장된 슬픔으로 표현하지 않고 일상의 틈새마다 스며 있는 그리움으로 담아내는데 그래서 오히려 그 감정이 더 생생하고 깊게 전해져 가슴을 저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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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정유는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 간다. 친구들의 연이은 이별 앞에서 무너질 것만 같았던 정유는 외할머니의 죽음과 새로운 생명의 탄생까지 경험하며 세상이 단순히 떠나보내는 일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누군가와 헤어지는 순간이 있다면 또 다른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도 존재하고, 끝이라고 생각했던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찾아오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일들은 특별한 사건이라기보다 누구나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삶의 한 과정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인상적인 이유는 그 평범한 순간들을 정유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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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황영미 작가는 성장이라는 것을 거창한 깨달음이나 극적인 변화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의 마음이 조금씩 넓어지고 단단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정유는 여전히 이별을 힘들어하고 여전히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것이 두렵다. 그러나 이전처럼 상실만 바라보는 대신 관계가 남긴 기억과 의미를 품어 가는 법을 배워 나간다. 그래서 정유의 이야기는 단순한 청소년의 성장이야기를 넘어 변화하는 삶을 받아들이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이는 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독자의 마음속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드는 황영미 작가만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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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
정희지 지음 / 창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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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 제목에 끌려 읽게 된 동시집이다. 이 책은 어른들이 정해 놓은 규칙과 익숙한 시선에 머무르지 않고 어린이만의 자유로운 언어와 상상력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라는 제목처럼 작품들은 처음부터 예상 밖의 발상으로 독자의 시선을 붙든다. 라면에 귤을 넣는 엉뚱한 상상, 수조 속 존재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시선, 지구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장면까지 평범한 일상과 사물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단순히 귀엽고 유쾌한 동시를 넘어 어린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세계와 관계를 맺어 가는 과정을 담아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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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책은 어린이다운 솔직함과 개성을 억지로 꾸미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작품마다 익숙한 소재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풀어내면서도 과하게 감성적으로 흐르지 않고 담백한 유머와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 그래서 읽다 보면 어린이의 말과 생각이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식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시인이 직접 그린 삽화까지 더해지며 동시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상상력이 한층 생생하게 살아난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는 <달팽이에게 좋은 일>이다. 시는 달팽이를 더 좋은 곳에 보내 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되지만 마지막에는 오히려 달팽이의 입장에서 상황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엄마와 아이는 달팽이를 위해 애쓴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달팽이는 이미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었고, 어디서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선의를 담은 행동이 반드시 상대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짧고 유쾌한 방식으로 보여 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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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마지막에 달팽이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환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앞부분에서는 인간의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만들다가 마지막에 달팽이의 목소리를 등장시키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완전히 다른 의미로 바꾸어 놓는다. 덕분에 독자는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어렵거나 교훈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어린이만의 상상력과 관찰력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이 동시집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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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표제작인 <라면에 귤 넣어도 돼요?>는 이 동시집이 가진 자유로운 상상력과 어린이의 솔직한 시선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작품 중 하나이다. 시 속의 아이는 자신의 말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아빠에게 계속 말을 건네지만 아빠의 관심은 뉴스와 일상에 머물러 있다. 그러자 아이는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매운 라면에 귤을 넣겠다는 엉뚱한 행동은 단순한 장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을 바라봐 달라는 신호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평범한 가족의 저녁 풍경 속에서 어린이가 느끼는 서운함과 관심받고 싶은 마음을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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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시는 어린이의 행동을 어른의 기준으로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귤을 아빠의 음식에 넣으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하고, 동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려 한다. 그 과정이 과장되거나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그려지지 않아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익숙한 대화와 일상적인 장면 속에서도 어린이의 감정과 생각을 섬세하게 담아낸다는 점에서 이 시는 동시가 어린이의 언어와 시선을 얼마나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는 지를 잘 보여 주는 작품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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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동시집은 어린이의 말을 단순히 귀엽고 순수한 언어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린이만이 발견할 수 있는 시선과 감각을 통해 익숙한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시 속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기준에 쉽게 맞춰지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관계를 만들어 간다. 때로는 엉뚱하고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그 안에는 타인의 마음을 지나치지 않는 섬세함과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단단함이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이 동시집은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이면서도 동시에 어른들에게는 오래 잊고 지냈던 감각과 태도를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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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특별한 사건이나 거창한 교훈 없이도 읽는 사람의 시선을 조금씩 바꾸어 놓는다는 것이다. 주변의 작은 존재들에게 귀 기울이고 타인의 감정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으며 자기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아이들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 어른에게도 필요한 태도처럼 느껴진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재치 있는 언어 속에서 시집은 결국 자기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동시에 일상의 풍경을 이전과는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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