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에 곰이라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5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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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입니다. 전국의 사춘기 아이들이 동물로 변하고 있습니다!"


띠지 속 문구가 눈에 확 띄는 이 책은 <벙커>, <내 이름은 망고> 등으로 오랜기간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추정경 작가의 신작이다. 정체불명의 현상으로 감작스럽게 곰, 하이에나, 기린, 비둘기, 들개 등 동물이 되어버린 아이들의 우여곡절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곰이 된 태웅를 시작으로 하여 기린, 비둘기, 하이에나 등 제각기 다른 동물로 변한 아이들이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자신의 성격을 조금씩 품고 있는 동물로 변한 여덟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사춘기라는 격동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십 대들의 현실과 고민에 대해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곰으로 변한 태웅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수학 점수 56점을 받고서 식탁 위에서 누나에게 쉴새없는 잔소리 폭격을 듣던 태웅은 생애 처음으로 누나에게 소리를 지르고선 괜한 자존심에 "밥 안 먹어!"라고 말을 하고 저녁을 안먹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버린다. 태웅은 없는 자존심을 긁어모아 버럭 화를 내고 방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삼겹살 냄새로 가득찬 방안에 있자니 속상함과 속쓰림을 함께 느껴졌다. 새벽 2시가 넘어 조용히 거실로 나와 아이스크림 한통을 먹고서 다시 잠에 든 태웅은 다시 눈을 떴을 때 자신이 곰으로 변한 것을 깨닫게 된다. 아빠에게만 자신의 변화에 대해 말하려 했으나 아빠는 비명을 지르고, 그 비명 소리에 온 가족이 깨고야 만다. 한바탕의 소동 후 태웅이 곰으로 변한 것을 눈치채고서 엄마는 태웅을 안고 울고 있는데, 동생 영웅은 태웅의 동물화를 핸드폰으로 실시간으로 중계하였고, 몇 시간 후 경찰특공대가 들이 닥쳤다. 이상한 실험실에서 전기충격을 당하고, 피를 뽑히고, 이상한 빛을 쏘이는 등등쉴새없는 괴롭힘을 당하던 태웅은 동물화된 아이들이 많아짐에 따라 어느 농장으로 보내지게 된다. 농장에서의 생활도 참혹하기 그지 없다. 앞으로 태웅은 어떻게 될까?


엄마와의 싸움 이후 비둘기로 변한 세희는 비둘기의 생활에 적응에 가면서 무리의 리더인 덩치 비둘기를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세희를 찾아온 엄마를 통해 조금씩 단단해지는 세희.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덩치 비둘기가 사라지고, 덩치의 사라짐은 세희를 성장하게 만든다.


이 책은 주인공 태웅을 비롯한 여러 아이들이 전과 없던 몸과 마음의 변하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일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아이들은 갑작스러운 동물화에 나름대로 대처하고 적응하면서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해간다. 동물의 몸으로 어려 일을 겪으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새로운 감정을 깨우치기도 하고, 또 엇나간 행동들로 주위에 폐를 끼치기도 하고, 누군가를 도와주기도 하면서 전과는 다른 경험과 변화를 겪게 된다.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무조건 참기만 했던 태웅은 곰이 된 이후, 필요할 때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함을 배운다. 그리고 비둘기가 된 세희와 지훈은 각자 다른 고민을 안고 있지만 우연히 서로를 향한 감정이 싹트면서 성장한다. 자신의 작은 키를 콤플렉스로 여겼던 지후는 기린이 되어 체육대회 때 현수막과 관련된 일을 격으며 이를 극복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동물화를 통해 성장하고 극복해가고, 무언가를 깨닫는 아이들도 있는 반면에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도 있다. 하이에나로 변한 상욱은 위협적인 모습으로 아이들을 협박하여 돈을 갈취한다. 산에서 살아가는 들개 패밀리는 인근 마을에서 귀중품을 훔치고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물어 죽이는 등 악렬한 일을 일삼기도 한다. 이렇듯 다채로운 아이들의 이야기들은 제각각 어울러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격동의 시기인 사춘기를 '동물화'라는 설정 자체가 가지는 흥미로움은 다채롭고 다양한 아이들의 이야기와 합쳐서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아이들의 고민들과 솔직한 감정들은 십 대의 아이들이 마냥 아무 생각없이,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아마 이 책은 사춘기라는 시절을 지나고 있는 십 대의 아이들 뿐만 아니라 사춘기라는 시절을 지나온 어른들에게 많은 공감과 위로를 전할 듯 싶다. 그렇기에 유쾌하고 재밌지만 따스한 위로까지 전하는 이 책, 십 대의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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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세상의 현상과 법칙 - 아하, 그래서 그랬구나!
전은지 지음, 박동현 그림 / 봄나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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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뉴스를 보다 보면 정말 이런 일들이 대체 왜 생기는 지 궁금할 때가 있고 가정, 학교, 학원, 등등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저 사람은 왜 그러는 건지?' 궁금할 때가 있다. 내가 직접 겪은 적은 없지만 황당하기 그지 없는 사건과 사고들. 이런 세상 모든 일들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한다. 다만, 우리가 몰랐을 뿐이다. 이 책은 효과, 법칙, 콤플렉스, 증후군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전해지는 신기하고 놀라운 일들, 우리가 '현상'이라 부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먼저 주요 등장 인물인 댕구, 하루, 불가사리를 소개한다. 그리고 달아난 현상을 다시 수집하는 임무를 맡은 신입 수집 요원인 하루가 오랜 옛날, 현상들을 수집하여 봉인한 전설의 수집 요원 댕구를 찾아오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댕구가 수집하여 봉인한 '현상'들이 모두 달아나 전세계로 뿔뿔이 흩어졌다니. 어찌된 일일까? 싫은 듯 하지만 은근히 현상을 수집하는 댕구의 모습에서 앞으로 이들 앞에 나타날 다양한 '현상'과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만든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흩어진 현상을 찾으러 가기 전에 법칙, 효과, 증후군, 콤플렉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여 아이들이 다음으로 나올 내용에 대한 이해가 쉽도록 돕고 있다. 


이 책이 가진 큰 매력인 바로 중간 중간에 만화 형식으로 삽입된 그림이라 하겠다. 중간 중간에 삽입된 재미난 만화 형식의 그림은 이야기를 좀 더 재밌게 만들고 설명 자체를 쉽게 만들어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고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이 책에 폭 빠져들게 만든다. 


이 책에 제일 처음에 실린 이야기는 바로 '파레토의 법칙'을 이용하여 방화범을 잡은 경찰의 이야기이다. 파레토의 법칙은 전체 결과의 80%가 20%의 원인으로 일어난다는 신기한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 약 20%의 방화범이 전체 방화 사건의 80%을 일으키기 때문에, 모든 방화범이 계속 불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불을 낸 사람이 또 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경찰도 이전의 방화범을 먼저 찾았고 그렇게 범인을 잡은 것이다. 그리고 이런 파레토의 법칙은 방화 뿐만 아니라 범죄 사건, 교통사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뉴스, 옷장에서도 찾을 수 있다.


파레토의 법칙은 1800년 이탈리아 출신의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가 정원에 완두콩을 심고 추수를 해보니 좋은 콩깍지에서 나온 소수의 콩알이 수학량에서 대부분을 차지한 것을 보고 발견한 법칙이다. 파레토에 콩알에 그치지 않고 땅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조사했고 인구의 20%가 전체 땅의 80%를 가지고 있음을 알아낸다. 뿐만 아니라 인구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가졌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이렇게 알아낸 사실을 파레토는 논문으로 썼고 그렇게 파레토의 법칙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파레토의 법칙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파레토의 법칙을 이용해 전기를 아끼는 방법과 마케팅에 사용되는 실제적인 예까지 들어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반대로 중요하지 않은 다수(80%)가 중요한 소수(20%)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 데 이처럼 파레토의 법칙과 완전히 반대인 경우는 '롱테일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수집요원들과 불가사리가 수집한 현상들이 숨은 사건은 20가지로 사건마다 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20가지 사건이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점이다. 머피의 법칙, 리플리 증후군, 가스라이팅, 나비 효과 등과 같이 한번쯤은 들어보고 흔히 사용되는 현상에 관한 이야기에서 스톡홀름 증후군, 가르시아 효과, 레밍 효과 등 다소 낯선 용어의 현상까지 실 생활에서 많은 사용되는 20가지 현상에 대하여 모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재밌고 쉬우면서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사건 이야기 뒤에는 꼭 알아야 할 현상들의 이름과 뜻, 발견한 사람, 비슷한 현상 표현까지 두루두루 소개하고 있어 유익한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이들이 현상을 접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 현상을 받아들이는 태도, 현상에서 생각해 봐야 할 점들도 수록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통해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보는 것도 참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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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네가 피어날 차례야
바리수 지음 / 부크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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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사랑스러운 그림과 제목의 글귀를 읽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은 6만 팔로워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무한 긍정과 반짝이는 응원을 담은 바리수 작가의 두번째 에세이다. 가끔은 그저 흘러가도 된다고, 수많은 독자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해주었던 바리수 작가가 이번에는 다정하고 반짝이는 응원을 가득 담아 돌아왔다. 6만 팔로워에게 인기를 얻으며 카카오 이모디콘 및 다양한 콜라보 굿즈 제작으로 긍정과 행복 에너지를 마구 전파해온 저자는 이 책에 저자다운 사랑스럽과 따뜻한 만화와 더불어 한 문장 한 문장 진심을 담은 산문을 담았다. 모든 만화 옆에 실린 그 의미를 더 깊게 해주는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그 여운이 마음 가득히 차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고백으로 시작된다. 세상이 아주 미웠던 때에 '가끔은 흘러가도 돼.'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말들은 그저 잠깐의 위로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의 자신은 그렇지 못했고, 괜찮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에 속지 않으려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화가 나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잇는 '뿔난 사람'을 그린 것이 바로 '바리수'라는 캐릭터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그 뿔은 세상을 향해 쫑긋 세운 귀여운 귀로 다시 태어났다. 힘들고 어두운 시기엔 마음이 얼마나 지치는지 알기에, 그 시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바리수는 더욱더 따뜻하고 밝은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그리고 모든 것에는 때가 있으니, 우리가 지나야 할 순간들을 부지런히 보내다 보면 어느덧 이전보다 더 단단하고 풍족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이를 먹고 어른으로 살다보면 가장 힘든 일이 바로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 순간부터 '시작'이라는 단어 앞에서 자꾸 망설이게 되는 나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무언가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처럼 '시작의 힘'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를 한다. 게다가 애정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의 '모든 시작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우리를 지키고 살아가는데 도움을 준다'라는 문장까지 보게 되니 더이상 시작 앞에서 망설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 아마 많은 이들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일 앞에서 망설이거나 혹은 괜히 시작했나 라는 후회를 가장 많이 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우리, 시작이 가진 신비한 힘을 한번 믿어보자. 저자의 말처럼 작은 우리의 시작이 인생에서 어떤 결과를 나오게 할지 기대하면서 말이다. 


공부도 일도, 어느 분야에서든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것은 매일 매일 오늘의 양을 해내는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매일 정말 작을 지라도 조금씩 미루지 않고 하나씩 해내다 보면 어느새 목표치에 가까워지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매일의 힘보다는 한꺼번에 어딘가로 가고 싶은 욕심에 휘둘리게 된다. 그 욕심만 바라보다 보면 불안하고, 자신에 대한 실망감은 점점 더 커져 간다. 그럴 때는 오히려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것보다 지금 내 눈 앞에, 내가 지금 당장 해야 할, 그리고 내가 지금 살아야 할 오늘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태도인 듯 싶다. 한 계단 한 계단씩 올라가야 꼭대기에 오를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이와 마찬가지로 각각의 오늘을 잘 살아내다보면 한 달이 되고, 그 한달이 일년, 그렇게 인생이 되기 때문이다.

살면서 아프고 힘든 시간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누구도 그 시기를 없이 그냥 지나갈 수는 없다. 어린 아이가 수천번, 수만번을 넘어진 끝에 걸음을 걸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수많은 아픔과 상처, 그리고 힘듦 덕분에 성장하고 단단해진다. 그러니 힘든 시기를 그저 피하려고만 하지 말자. 지금 너무나 힘들고 아프다면 그 시간은 나를 더 성장시키고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임을 기억해보자. 그렇게 하다보면 그래도 버틸 힘이 조금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매일 매일 똑같은 일상이 지루하고 힘겹다면, 혹은 지금 너무 힘들고 지쳐서 자꾸 주저 앉고 싶어진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휘몰아 치는 하루 하루에 우리가 잠시 잊어버렸던 긍정의 힘들 깨닫게 만든다. 그리고 바리수 작가가 사랑스러운 그림과 함께 이 책을 통해 '쉽게 행복해지는 방법'부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믿음'까지 알차게 전해줄 것이다. 귀여운 만화와 바로 옆에 실린 글들을 읽다보면 바쁜 일상 속에서 내가 잠시 놓쳤던, 그리고 내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깨닫게 된다면 아마 이제 자신만의 고유한 빛을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젠 당신이 피어날 차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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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 : 문스톤 원정대 딜라
천지아통 지음, 비올라 왕 그림, 박지민 옮김 / 알라딘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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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의 새하얀 설원 위 홀로 떠나는 듯한 흰 여우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책은 <해리포터>를 세상에 나오게 한 영국의 유명 출판인 베리 커닝햄이 영국에서 번역 출판한 최초의 중국어 아동소설이다. 중국에서 6권의 시리즈로 출간되어 큰 사랑을 받은 후 영국에서 출간된 뒤, 미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멕시코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판권이 계약되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갑자기 부모를 잃고 홀로 꿈을 찾아 떠나게 된 딜라가 예상치 못한 적들을 만나 위기를 맞이하게 되지만, 꼭 필요한 순간에 나타나는 좋은 친구들과 함께 문스톤 원정대가 되어 인간이 되고 싶은 꿈을 쫓아 떠나며 겪게 되는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머나먼 땅 북극, 북극의 한 동굴에서 엄마, 아빠와 평화롭게 살던 딜라에게 어느날 예기치 못한 불행이 찾아온다. 인간이 되길 꿈꾸던 딜라는 그 날도 마을 끝에 있는 집 사람들을 지켜보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딜라는 평생 결코 잊을 수 없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된다. 엄마가 배에서 피를 줄줄 흘르며 동굴 입구를 향해 힘겹게 기어 오고 있었던 거다. 게다가 아빠는 이미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었다니. 엄마는 가쁜 숨을 내쉬며 딜라에게 북극여우들에게 전해지는 비밀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인간이 되고 싶은 꿈을 쫓아가는 삶을 살라고 말하고는 엄마마져 죽는다. 엄마를 땅이 묻고 엄마가 죽기 전에 알려 주었던 동굴 안쪽 바닥을 파헤쳐 가죽 주머니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주머니를 물고서 집을 떠나 길을 나서는 딜라. 얼마쯤 갔을까 딜라 앞에 나타난 여우 몇 마리는 딜라에게 문스톤을 달라고 한다. 딜라는 엄마가 남긴 유산인 가죽 주머니 안에 단단한 물체가 문스톤임을 알아채고 그걸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절벽 아래 깊은 구렁으로 떨어지고야 만다. 과연 딜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눈을 뜨고서야 딜라는 자신이 아직 살아있음을 깨닫게 되는 데 그런 딜라 앞에 나타난 바다표범 다니엘. 딜라와 다니엘은 함께 가죽 주머니 안 문스톤을 살펴보게 되는데.. 


가죽 주머니 앞면에 금박으로 새겨진 시를 읽어보지만 무슨 뜻인지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엄마는 문스톤으로 울라의 보물을 찾을 수 잇을거라고만 했는데,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문스톤은 올라와 대체 무슨 관계가 있고, 신비한 보물과는 또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신비한 보물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딜라는 생각할수록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죽 주머니의 여우 그림 아래 희미한 글자 흔적이 고어라는 것을 다니엘을 통해 알게 되는데, 둘은 바다거북 할아버지 라피엘을 찾아 그 고어의 뜻을 물어보기로 한다. 다니엘과 함께 떠난 딜라는 라파엘 할아버지를 만나고서 그 고어가 '길을 잃어 막막할 때 하늘이 인도하게 하라'(p53)를 뜻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니엘의 도움으로 문스톤의 이용법을 조금씩 알게 되는 딜라.


다니엘과 헤어지고서 딜라는 다니엘을 통해 자신이 처음으로 우정에 대해 알게 되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니엘과의 이별을 통해 딜라는 조금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계속되는 딜라의 모험길. 딜라는 문스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계속 향할 수록 그 과정에서 한 명 한 명의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딜라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나타나 딜라의 고군분투의 여정을 도와주는데, 이를 통해 딜라는 우정의 참 뜻과 조금씩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딜라의 이후의 모험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추천해본다.


인간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방법도 방향도 모르던 딜라는 한걸음 한걸음 나아간다. 비록 처음에는 엄마가 자신에게 준 문스톤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 조차 모르지만 딜라는 모험의 여정 속에서 문스톤이 지니는 의미와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조금씩 알게 된다. 그 과정 속에는 딜라를 진심으로 믿고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다. 비록 각각의 종은 다를 지라도 친구들은 딜라에게 꼭 필요한 도움과 우정의 따스함을 나눠주며 딜라의 모험의 길에 함께한다. 그 속에 담긴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이 책 속의 이야기에 폭 빠져들게 한다. 이 책은 딜라의 모험 이야기의 첫번째 책으로 앞으로 딜라 앞에서 펼쳐질 다음 모험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다음에 나올 딜라와 문스톤 원정대의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와 또 어떤 친구들을 만나게 될지, 그리고 과연 딜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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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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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로봇이라니. 제목에서부터 기발함이 마구 느껴진다. 이 책은 SF라는 프레임으로 우리 사회와 인간을 내면을 보는 즐거움을 전파하고 있는 소설가 정은영 작가의 소설집이다. 책의 두께 자체도 얇고 각각 분량도 짧은 소설이지만 이 책에 실린 두 작품 모두 SF의 프레임 하에 삶과 세계를 들여다 보는 아주 기발하면서도 임펙트 있는 작품들이다.


이 책에는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와 <소년과 소년>의 두 작품이 실려 있는데, 이 소설들은 현재 작가가 집필 중인 부모 연작 시리즈 중 첫번째, 두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경기문화재단 주관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으로,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시리즈로 출간하는 기획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올해 출간되는 시리즈는 9명의 소설가들이 참여한 소설집이 9권, 13명의 시인들의 신작시를 묶은 앤솔러지 시집 1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표제작인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은 어린이날 시 낭송을 마친 임산부 로봇들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시작된다. 임산부 로봇 시스템이 구현된 것은 현재로부터 삼십년 전이다. 유례없는 학교 폭력 사건으로 출생아들의 전수 조사가 진행되고, 아동들의 공감 인지 능력 저하가 사회성 발달장애로 직결되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기존의 캡슐 인공 자궁은 폐기되었다. 그 대신 인구관리국은 태아의 두뇌, 감성 지수를 높이기 위해 예전에 엄마들이 했던 태교의 형태를 발달시킨 임산부 로봇을 출시하게 된다. 임산부 로봇은 요과에서부터 뜨개질까지 태아의 공감력과 두뇌력 발달을 위해 존재했고, 모든 일과에는 행복한 설렘이라는 명령어가 삽입되어 진행되었다. 

최첨단 과학기술이 실현된 인구관리국의 목표는 바로 혐오 없는 도시만들기의 일환으로 장애아 출산률 0%이다. 행복한 설렘이라는 명령어거 삽입된 주인공 임산부 로봇 헐스(HERS)는 갑작스레 태아보호센터로 호출되게 된다. 과연 헐스는 왜 태아보호센터로 호출되어 가는 걸까? 그리고 왜 헐스는 장애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던 걸까?


로봇이라고 하나 헐스는 인간이 임신을 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인간들이 자주 하는 입덧마저도 모방했는데, 특히 헐스는 다른 로봇과는 달리 음식에서 나는 냄새 분자 때문에 트레시룸으로 자주 달려갔다. 그런데 16주째에 기형아 검사를 받은 헐스는 모든 게 주의 단계라는 것을 인지했다. 인간이 하는 임신도 아니고 임산부 로봇이 낳아주니 건강한 아이를 낳기를 바라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일것이다. 물론 임산부 로봇이 유산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임산부 로봇의 프로그램을 초기화시켜 유산에 대한 기억을 아예 제거해버린다. 그런데 여기서 버그가 생겨나게 되낟. 유산을 실행한 임산부 로봇에 유난히 버그가 많이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지만 인구관리국의 조치로 임산부 로봇은 유산과 유산의 기억제거에서 비롯되었음을 알아차리지는 못한다. 

이 책에서 인구관리국이 목표로 하는 '장애아 출산율 0%'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이거나 진실을 은폐하는 거짓임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드러나게 된다. 헐스는 기형아 검사를 위해 고물상이 관리하는 태아보호센터로 이동해 그곳에서 자신과 닮은 꼴로 전시된 로봇을 보고서 동료 임산부 로봇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헐스가 임신한 행복이가 안면장애를 지닌 것으로 판정되고, 헐스는 행복이를 제거하려는 고물상에게 묻는다. "장애라는 것은 밀리유공원의 새소리, 나뭇잎 소리, 바람 소리처럼 그렇게 공존할 수 없는 겁니까?"(p27)라고 말이다. 과연 헐스는 행복이를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아니면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행복이는 제거되고야만 말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뒷부분의 반전에 이태껏 우리가 생각했던 장애에 대한 편견 자체가 아무 의미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이야기를 진행하며 이야기 자체도 아주 짧다. 임산부 로봇이라는 SF 프레임을 통해 이 작품은 장애에 대한 우리가 가진 편견에 대해 묻고 또 묻는다. 과연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는 누가 만든 것이며, 그것이 행복을 거스리는 큰 장벽이 될 수 있느냐고 말이다. 짧지만 아주 임팩트 있는 결말은 행복의 참 의미를 깨닫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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