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똑똑하고 야무진 경제 습관 1 - 용돈 도둑을 잡아라
연유진.석혜원 지음, 이나무 그림 / 다봄 / 2026년 2월
평점 :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초등학생이 처음으로 용돈을 관리하는 상황을 소재로 삼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경제 교육의 출발점을 제시하고 있다. 주인공 도도는 용돈을 받고 설레는 마음도 잠시, 어느새 사라져버린 돈의 행방을 추적하며 용돈 실종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언니 루루를 의심하고 함정을 설치하는 과정은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를 형성하여 다음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은 단순한 용돈 도둑을 잡는 추리이야기가 아니라 소비 습관을 점검하는 데 있다. 아이들은 도도의 행동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소비 방식과 돈의 흐름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책은 카드와 모바일 결제가 일상화된 지금의 시대에 현금의 개념과 관리 경험이 왜 중요한지 구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단순히 용돈 기입장을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절제와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스스로 판단하는 소비 습관을 기르도록 돕는다. 또한 ‘화폐 단위 익히기’, ‘나만의 용돈 계획 세우기’, ‘소비 스타일 점검 활동’ 등 실천 중심의 부록을 제공하여 아이들이 집과 학교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어 더욱 유익하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프롤로그는 초등학생이 된 도도가 처음으로 용돈을 받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일상 속에서 간식 하나 자유롭게 사 먹기 어려웠던 도도에게 '스스로 쓸 수 있는 돈'이 생겼다는 사실은 분명한 전환점으로 작용한다. 손에 쥔 지폐를 바라보며 기뻐하는 모습은 용돈이 단순한 소비 수단이 아니라 선택과 책임을 동반하는 자원임을 드러내는 듯하다. 동시에 이러한 설렘이 이후 어떤 사건으로 이어질지 궁금증을 유발하며 독자로 하여금 용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이야기는 어느 아침, 도도가 “내 돈이 모두 사라졌어!”라고 외치며 시작된다. 처음으로 받기 시작한 용돈 300원이 감쪽같이 사라지자 도도는 방 안 곳곳을 샅샅이 뒤지며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지갑, 가방 주머니, 침대 밑까지 확인했지만 돈은 보이지 않고 언니 루루의 용돈은 그대로라는 사실에 의심은 더욱 커진다. 결국 도도는 언니를 범인으로 의심하며 잠을 자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번번이 잠에 빠져버린다. 이후 색종이를 붙이고, 방울을 달고 반짝이 가루를 뿌리는 등 여러 가지 함정을 설치하지만 아무런 흔적도 발견하지 못한다.
도둑을 잡지 못한 채 시간은 흐르고, 도도는 결국 용돈을 베개 밑에 숨기는 방법을 택한다. 다음 날 아침 용돈이 그대로 있는 것을 확인하며 안도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명확히 해결되지 않는다. 과연 정말 도둑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반복되는 실종 사건 속에서 용돈 도둑의 정체가 누구인지 너무 궁금해지며 사건의 진짜 원인을 밝힐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대가 된다.
책은 단순히 사라진 용돈 도둑을 찾는 사건의 결말을 보여 주는 데 머무르지 않고 아이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소비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친구도 사니까 나도 사고 싶다거나 1+1이면 지금 사는 게 이익 아닐까? 라고 흔들리는 마음은 또래 아이들이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장면이다. 도도의 선택과 시행착오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소비의 이유를 따져 보게 되고 지금 갖고 싶은 마음과 정말 필요한 것 사이를 구분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설명이나 충고를 앞세우기보다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드러난다.
또한 책은 디지털 결제가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실물 화폐를 직접 다루는 경험이 왜 필요한지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돈을 손에 쥐고 세어 보며 사용하는 과정은 금액의 크기와 한계를 몸으로 이해하게 하고 자연스럽게 계획성과 절제력을 기르는 바탕이 된다.저자들의 교육적 경험과 이나무 작가의 친근한 그림이 어우러져 경제를 처음 배우는 초등학생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누구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의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더불어 화폐 단위 설명, 용돈 계획 세우기, 소비 성향 점검 활동 등은 읽기에서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여 바로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어 더욱 유익하고 좋다.
게다가 곧이어 2권 <용돈 모으기>가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며 2권에서는 어떻게 쓸 것인 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떻게 모을 것인가를 다룰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지출과 저축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경제 습관이 어떻게 형성될지 도도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