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책 중 내가 읽은 것은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 싯다르타, 나르시스와 골드문트 정도이다.
데미안의 가장 유명한 문구인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고자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를 중학교 때 열심히 외웠다. 그러다 보니 이 번역본 외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면 좋으련만 꼭 그렇지 않음을 우리는 안다. 성숙이란 그저 먹는 나이처럼 세월이 흐른다고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어른 대우를 받길 원하는 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어른 대우를 해주고 싶지 않다. 물론 나 또한 그 속에 포함되기에 그저 먹는 나이만큼 스스로 진정한 어른이 되고자 애쓴다.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글 모음집으로 청춘을 테마로 인생, 사랑, 예술을 주제로 구성해 놓은 도서이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면서 타인 또는 가까운 이의 죽음을 마주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헤세의 말처럼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 생각하며 이내 잊곤 한다. (물론 가족의 죽음은 예외이지만.) 하지만 언제든지 죽음이 나에게 닥칠 수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 삶의 물결 속에 죽음의 흐름이 소용돌이치며 지나간다. 인간이란 전혀 모르는 이들 혹은 가까운 사람이 그 흐름 속으로 휘말려두는 것을 보면서 그들을 향해 소리치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자기 자신은 굳건히 대지를 밟고 기슭에 서서 그들을 바라볼 뿐이며, 함께 휘말려 죽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모순된 존재들이다. p136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절실히 느끼는 요즘, 매일매일이 감사의 연속이다. 진정 나 자신이 세계의 중심이며 주변은 그저 흘러가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내 삶 속은 허무로 가득 차 있는 느낌이다.
-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가 세계의 중심이다. 세계는 그의 둘레를 멋대로 빙빙 돌고 있는 것같이 보인다. 또한 누구에게든 하루하루가 바로 세계사의 종점이다. 그 배후에는 몇 천 년에 걸친 민족의 흥망이 있었고, 그 앞쪽에는 허무가 있을 뿐이다. p 139
살아보니 결혼은 현실이고 사랑도 변하더라. 뭔가 감정이 없어지고 무미건조해지는 나를 보는 요즘이다. 그나마 어느덧 청년으로 자란 아이들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 젊은 시절 한때의 열정적인 사랑과 오랜 결혼생활에서 얻은 사랑은 서로 다르다. p150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세상에 대한 경험은 적다. 이에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은 보다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청춘은 어린 만큼 경험도 적고 대응에 있어 미흡한 부분도 많다. '방황하고 아파하는 청춘을 위한 헤세의 위안'을 통해 성숙한 청춘으로 거듭나길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사랑, 방황, 인생, 죽음, 행복, 고독, 영혼, 종교 등에 대한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문화충전200 카페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