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필사 노트
박경리 지음, 유선경 엮음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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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박경리 탄생 100주년 특별 필사 에디션

어릴 때 TV에서 대하드라마로 '토지'를 본 기억이 있다. 주인공 서희의 아역배우 안연홍과 최수지의 뛰어난 연기력에 흠뻑 빠져 참 재미있게 본 드라마였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이나 결말은 생각나지 않는다.

이 필사집은 '박경리 탄생 100주년 특별 필사 에디션'으로 엮은이가 언젠가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인 20여 권에 달하는 「토지」를 전권 단숨에 읽고는 박경리 선생이 26년간 집필한 도서인 「토지」가 가진 문장의 힘을 추려서 이렇게 필사집으로 엮은 도서이다. 연재소설로 쓰인 「토지」는 600여 인물들의 삶과 말, 생활과 자연, 풍속과 사상이 살아 있는 소설로 엮은이는 「토지」를 "제아무리 천재적인 작가라 할지라도 이와 같은 대하소설은 영원히 다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집필 기간이 26년이라는 사실만 봐도 결코 반박할 수 없다.

엮은이에 따르면 「토지」에는 세 개의 시대가 흐르며 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토지」에서 가져온 147개의 글귀로 그 기준은 바로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당신에게 필요한'임을 밝히고 있다. 과거, 현재, 미래 중 가장 중요한 시점은 지금 현재임이 틀림이 없다. 총 일곱 장의 테마로 구성된 이 필사집을 필사하면서 '변함없을 인간의 욕망과 사랑, 한과 정,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 세상의 이치 등'과 마주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필사집답게 필사하기에 최적으로 디자인된 도서로 펼쳤을 때 책 넘김 없이 쫙 펼쳐진다. 필사 쪽 종이는 노오란 바탕에 선이 그어져 있어 안정적으로 필사하기에 도움이 된다. 종이의 적당한 두께와 표면의 부드러움까지 필사에 최적이었다.

매 글마다 권수와 쪽수도 함께 구성해 놓아 앞뒤 내용이 궁금하다면 직접 찾아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이 필사집이 다산책방의 「토지」 1~20권에서 인용한 만큼 소장용으로 구매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으나 고민은 되었다.

- 작품은 작가의 의식 · 무의식과 떼어놓을 수 없는데 그 의식 · 무의식은 작가가 경험한 시대에 뿌리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P 5

- 이것은 제 느낌입니다만 '토지'라고 하면 반드시 땅문서를 연상하게 되고 '소유'의 관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유라는 것은 바로 인간의 역사와 관련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원초적인 상태에서 오늘에 이른 것은 다 소유의 관계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 하는 거지요. P 24

삶의 희로애락과 인간의 본성을 담고 있는 글귀를 필사하면서 박경리 선생의 글 솜씨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여전히 조용하게 조언을 건네고 있었다.

필사책을 찾고 있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추천한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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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사 강의 - 10개의 강의로 프랑스사 쉽게 이해하기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시바타 미치오 지음, 정애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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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10개의 강의로 프랑스사 쉽게 이해하기

현재 '프랑스'로 불리는 땅에는 처음부터 '프랑스'가 있었던 것은 아니며, 몇 개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서로 작용하여 역사적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또한 거기에는 기준이 되는 지표가 있다고 하는 데 저자는 그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프랑스'라는 이름은 프랑크왕국에서 유래했고 프랑크족이 게르만 부족국가들 중에서 갈리아의 통일에 어떻게 성공하였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2강에서는 프랑스의 사회 내부의 제도와 구조를 살펴본다.

유럽사에서는 중세를 6세기부터 15세기까지로 본다. 이를 전기, 중기, 후기로 구분하는 데 프랑스에서는 9세기 후반에 질서 관념이 형성되었다고 하며, 인간을 세 가지 직분으로 나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질서 관념은 사회에서 배제되어야 할 존재를 반드시 수반하는 데 유대인과 이단이 이에 해당되었다고 한다.

영주제는 이민족의 침입이나 전란 때문에 공식적인 질서가 무너지자 사람들이 가깝고 직접적인 인간관계 밖에 의지할 수 없게 되었기에 성립된 것으로 갈로로마 사회의 대토지 소유제와 게르만 부족국가의 종사제라는 두 가지 제도가 있었다고 한다.

중세 유럽에서 기독교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시기에 따라 그 위상은 달랐다. 저자는 수도원 개혁과 영주 권력과 교황 권력과의 공생 관계를 보여주는 '십자군'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3강에서는 중세 후기의 위기와 왕권에 대한 내용으로 전반적인 위기의 시대임을 엿볼 수 있다. 기근과 페스트, 백년전쟁, 잔다르크의 등장 등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창 시절 세계사 샘을 좋아했고 수업도 참 재미있었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건 별로 없고 있어도 뒤죽박죽인 상태였는데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할 수 있었다.

10개의 강의로 쉽고 흥미롭게 프랑스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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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필사북 - 이동진 평론가 추천!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역사, 건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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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서 피어오르는 무진의 안개

이 필사집은 총 4개의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소설들은 바로 저자 김승옥의 대표작인 「무진기행」과 「서울 1964년 겨울」, 「역사」, 「건」이다.

나는 이 필사집을 통해 김승옥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해본다.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은 모든 소설가와 작가 지망생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비밀스러운 의식으로 「무진기행」을 필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지만 필사집을 통해 만나 본 만큼 먼저 다 읽은 후 여유롭게 필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1960년대, 김승옥이라는 청년이 등장했을 때 한국 문학계에서는 '감수성의 혁명'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전의 소설들과는 다른 세련되고 감각적인 현대적 문체를 창조해 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접 읽어 본 그의 소설은 진정 1960년대라는 시대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어쩌면 누구나 일상에서 한 번쯤은 꿈꾸는 일탈을 솔직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도덕적으로는 결코 정당하다고 할 수 없는 일탈은 결국 현실을 자각한 주인공에 의해 조금은 허무하고 양심적인 결말을 맞이하며 끝을 맺는다. 나는 이 결말이 좋아 보였다.

짧고 간결한 문장이 좋은 문장이라고 알고 있던 내게 책 속 긴 문장은 긴 문장도 이렇게 좋은 문장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했다.

워낙 글씨를 천천히 쓰다 보니 읽기와 필사를 동시에 진행하기보단 먼저 읽고 후에 필사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했다. 나의 또 다른 특징은 손 글씨를 오래 쓰지 못한다는 것이고 또 빨리 글씨를 쓰는 것도 힘들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손 글씨를 쓸 때 팔에 힘을 빼고 팔이 아프지 않을까 궁리도 했지만 결국 답을 얻지는 못했다.

소설은 재미있고 산뜻했다. 단편을 꼭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필사집 속 소설들이 모두 단편이어서 읽기에도 좋았고, 필사하기에도 좋았다.

취미로 소설을 쓰거나 필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문장이 많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동시에 필사에 집중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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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가 말하지 않는 것들 - 클래식 무대 뒤, 오케스트라 악보를 둘러싼 세계
김보람 지음 / 사농공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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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클래식 무대 뒤, 오케스트라 악보를 들러싼 세계

악보위원이란 수십 명의 연주자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오케스트라에 필요한 악보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사람으로 공연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며, 늘 거대한 책임감과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살아가는 직업이라고 한다.

- 클래식 음악이 무대 위에서 연주되기까지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보를 관리하고 악보를 통해 음악을 구현하는 일을 담당하는 전문가를 한국 클래식계에서는 '악보위원' 또는 '악보계', 해외에서는 '오케스트라 라이브러리언'이라고 한다. p 22~3

가끔씩 클래식 연주를 들으러 가면 객석에서 보이는 게 다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통해 '클래식 무대 뒤, 오케스트라 악보를 둘러싼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정말 의외였던 건 오케스트라 연주용 악보와 연주자가 구매해서 보는 악보의 체계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오케스트라 연주용 악보를 준비하는 등의 업무를 책임지는 악보위원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무대 위 박수소리 뒤편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온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보위원들이 하는 업무에 대해 세세히 소개한다. 생각보다 악보위원들의 업무는 넓고 컸다. 무엇보다 전문성이 강한 직업이란 생각도 들었고 그에 맞는 능력 또한 겸비해야 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악보 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 감독과 지휘자 등이 요구하는 악보를 준비해야 하는 등 아무나 못하는 직업이란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악보 위원이 지키는 업무 가이드라인은 역사적 요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립되는데 MOLA에서 정의한 선진 악보위원회의 업무 단계를 통해 세세히 소개한다. 일반인 입장에서 무척이나 생소한 악보위원이란 직업이다 보니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도서였다. 혹여나 직업으로 악보위원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니 좀 더 열심히 오케스트라 클래식을 감상하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오케스트라 악보를 둘러싼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읽오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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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역사
자크 아탈리 지음, 이주상 옮김 / 이니티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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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인생에서 가끔씩은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억지로 꾹 눌러 참은 눈물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 바로 위로를 받는 순간이다.

- 사실 위로란 언제나 대화이다. 타인과의 대화, 아름다움과의 대화, 그리고 초월적인 존재와의 대화인 것이다. p 12

'들어가는 말'에는 무척이나 공감 가는 내용들이 많아서 본격적으로 이 책을 읽기도 전부터 뭔가 큰 기대를 하게 되었다.

위로라는 단어가 풍기는 분위기는 사뭇 엄숙하면서도 조용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위로를 받거나 위로를 해준다는 건 좋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위로하다'의 어원은 콘솔라레이며 이는 '격려하다', '안심시키다 좀 더 확대해서 해석하면 '보상하다'의 의미라고 되어 있다고 한다. 위로의 의미를 '홀로 두지 않다', '온전하게 하다'로 해석한다고 하니 위로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저마다의 위로의 방법도 다양하다. 고통받는 이와 함께 웃어주고, 함께 울거나 그를 대신해 울어주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무엇도 당시엔 위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저자는 '초기 인류의 위로'를 시작으로 세월에 따라 변화되어 온 위로의 역사를 들려준다.

'철학과 이성의 위로', '유일한 위로자, 하나님', '슬픔은 자연스럽고 위로는 불가능하다' 등의 내용을 통해 시대별 위로의 변화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위로는 인간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이다. 나름의 힘든 시간 속에서 각자가 찾아낸 위로를 받으면 그 시간을 버터 낼 수 있는 위로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한없이 작아지고 한없이 슬프거나 괴로울 때 받는 위로는 그 무엇보다 값지기 때문이다.

위로의 역사와 다양한 위로의 방법이 궁금한 부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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